비보에 겪는 공황장애
세계 곳곳에서 들려오는 기분 좋지 않은, 그리고 나쁜 사고와 현상들을 차치하고라도 우리나라에서 들려오는 소식들 만으로도 불안증을 떨쳐 내기 힘든 시절입니다.
대형산불, 싱크홀, 사회적 혼란, 정치적 불안정..
몇 년 새 아니 몇 달 새 수많은 비보들이 쓰나미처럼 밀려들어 귓속에 미켈란젤로가 조각 작업실이라도 차린 것처럼 켜켜이 각인되고 있습니다.
어릴 적 아버지께서 뉴스에 집착하시며 티브이를 보고 계실 때, 도대체 뉴스가, 왜, 뭐가 그렇게 재미있어서 우리는 만화도 못 보고 어머니는 드라마도 못 보시는데 뉴스에서 눈도 못 떼고 보고 계실까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성장을 하고 그때의 아버지의 나이를 넘어선 지금, 아버지 같은 모습의 나를 보면서 아버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이게 재미가 아니었구나...
이게 고민이고 걱정이고 살 날에 대한 대처였구나..
늘 있었던 일들인데 나이를 먹어감에 이런 현상들에 귀가 열리는 건지, 아니면 어릴 적 나는 싫고 아버지는 좋아하셨던 음식을 지금 내가 좋아하고 있는 것과 같은 대물림적 현상인 건지, 만일 그것도 아니라면 먹고사는 것과 연관된 이른바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아야 하는 기본적 교과서 학습 같은 것 인지..
다 좋은데...
왜 좋지 않은 소식들로만 그놈에 뉴스가 채워져 가고 있는 것인지.. 예전에는 너무도 당연했던 일들과 기본예절이고 상식들이 이젠 미담이네, 국뽕이네 하는 포장지에 싸여 알려지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더 이상 이 세상에는 좋은 일은 없는 것인지 낙담스럽기만 합니다.
밤잠을 못 이루고, 식욕도 떨어지고 공황장애까지 겪어가며 들어야만 하는 이런 답답한 소식들이 차라리 어릴 적 뉴스처럼 미친 듯 재미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많은 좋은 뉴스가 있겠죠? 많은 희망적인 소식이 있겠죠..
그런데... 항상 선행보다는 악행이 먼저 눈에 띄고 먼저 소문나는 것처럼, 티 나지 않고 보이지 않는 좋은 뉴스는 티도 안 나서 찾기 어렵기 때문에 생기는 표본의 오류 같은 상황이겠죠?
그런 현상이겠거니 하고 스스로 달래면서 잠자리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