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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나다 Jul 19. 2023

'부부사이'란 무엇일까

에드워드 호퍼와 아내 조세핀

에드워드 호퍼는

평생 아내만 그렸다.



한 여자만 그렸다고 해서

처음엔 세기의 사랑인 줄 알았는데

성격 차이로 미친 듯이 싸웠다고...



몸싸움을 동반한 과격한 부부싸움도

했다는 대목에서

'아 호퍼도 평범한 한 인간이었구나'싶어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호퍼 연구가가 우스갯소리로

'아마 연극 보는 순간에

가장 부부사이가 좋지 않았을까'

라고 했을 정도로

이 둘은 정말 치열하게 싸운

애증의 관계였다.



(호퍼전의 전시 끝자락에 수많은 연극티켓이

전시되어 있는데 호퍼부부는 연극 보는 걸 즐겼다 함)



자신과 반대 타입에게 끌려

결혼까지 하게 되는 건

본인에게 없는 결핍을 타인을 통해

메꾸고자 하는 본능인 걸까?



그렇다면 아예 나와 비슷한 사람은

어떨까?



애초에 나와 비슷한 사람에겐

끌리지 않는 유전적 장치가 있는 게

분명하다.



설사 어렵사리 결혼에 골인해도

아예 싸우지 않기란 불가능하다.



'나와 비슷한 타인'이지,

'나'는 아니기 때문이다.



반대 타입은 서로를 이해할 수 없어서

미친 듯이 싸우고

비슷한 타입은 나의 답답하고 맘에 안 드는 구석을

상대가 실시간 재현하며 거슬리게 해서

미친 듯이 싸운다.



결론

어차피 싸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엔

일정한 간격이 필요한데

'결혼'과 동시에

항상 붙어있으니

다툼이 생기는 게 당연하다.



결혼생활은



대체로 못 견디게 미웠다가,

서로가 없으면 허전했다가,

기억력이 안 좋아서

잠깐 사이가 좋았다가,

다시 거슬려서 싸웠다가



의 반복이다.



옛말처럼

인간과 인간이 만나

'지지고 볶고' 있는 것이다.



'지지고 볶는 사이'



난 부부사이를

이렇게 정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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