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브런치북
회장님 전 상서
04화
언어의 온도
by
자유인
Jun 29. 2023
아래로
욕지도 여행에서 만난 개와 길고양이들은
사람을 겁내거나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쓰윽 쳐다보면서
느리게 다가오기도 하고
하품을 하며 기지개도 켰다
조그마한 섬마을에서 주민들이나
오고 가는 관광객들에게 사랑만 받은 것이
확연히 표가 났다
모든 경계를 해제하고
무조건 신뢰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얼마 전에 14층의 교장 선생님을
카페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그분은 지인들과 차를 주문하시고
나는 생맥주 한 잔을 안주 없이 마시면서
글을 쓸 메모들을 정리하고 있다가
반갑게 인사를 했다
여자 혼자 카페에 앉아 맥주를 마시는 것이
흔한 풍경도 아니고
사모님이 너무 점잖은 분이라 조금 놀라셨는지
-여기서 혼자 맥주를 마셔? 골 때린다 진짜
!
하고 크게 웃으셨다
교장 선생님이 어떤 표현으로 농담을 하셔도
나는 섭섭한 적이 없다
내 또래의 딸이 있는 그분이
나를 딸처럼 이뻐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기주 작가님의
<언어의 온도>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그 말이 유행어가 된 적이 있고
지금도 다양하게 응용된다
그 책에서 말하는 언어의 온도라는 것은
말하는 사람의 매너를 말하지만
나는 말하는 사람에 대한 듣는 사람의 호감도와
서로에 대한 친밀도와 그것에 대한 신뢰도
언어의 온도라는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다
서로 친하고 호감이 있고
그런 유대에 대한 신뢰가 있으면
오해나 실례가 될만한 말이나 행동도
친밀함의 표현이나 애교로 보아진다
그런데
사람 자체가 불편하면
칭찬도 거북하게 들릴 때가 있다
언어의 온도는
말에 대한 객관적인
배려
도
포함되지만
말하는 사람에 대한
듣는 이의 주관적인
감정상태와
그로 인한
마음의 무장해제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좋으면
무슨 말을 해도 좋고
사람이 싫으면
무슨 말을 해도 싫은 거다
keyword
언어
신뢰
Brunch Book
회장님 전 상서
02
백만 원의 효과
03
윌은 사랑입니다
04
언어의 온도
05
사랑을 퉁칩시다요
06
장인정신
회장님 전 상서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15화)
17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자유인
직업
에세이스트
성장을 선택해 가는 여정을 소소한 기록으로 남겨봅니다 be yourself♡
구독자
139
제안하기
구독
이전 03화
윌은 사랑입니다
사랑을 퉁칩시다요
다음 05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