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사람인가
얼마 전
산책 후에 다리가 아파 앉은 벤치에서
이웃한 벤치에 앉은 사람들의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되었다
한 사람이 자기 지인들에 대해서
이상한 사람이라거나 모지랭이 또는
또라이라는 표현을 반복했다
재미있었다
다른 한 사람은 자기 지인들에 대해서
재미난 사람 또는 특별한 사람
그리고 부처 같은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신기했다
조용히 듣고만 있던 다른 동행이
하고 한마디의 짧은 질문을 던졌다
잠시 후에 나는 슬며시 고개를 돌려
그분의 얼굴을 보았다
눈이 참 투명하고
과하지 않은 미소가 따뜻하고도 신비로웠다
그들은 잠시 어색해하다가 함께 웃었다
답에 해당하는 단어를
스스로 반복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내 수준의 안경너머로
세상구경도 하고 평가도 하고
그에 해당하는
반사적인 행복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짧지만 감사한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