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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코알라 Jul 21. 2023

아침 여섯시 기상 (1일차)

일본 살이 시절 이야기


어제 친구랑 통화하는데


"너도 계단 오르기만 해도 숨 차?"


라고 물어봤다



난 너무 당연한 걸 왜 묻냐는 듯 응이라고 답했는데


친구가 우린 운동 부족이래~라고 말했다


난 모든 사람들이 작은 계단만 올라도 힘든 줄 알았는데...


운동 부족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안 그래도 요즘 집에서 일하고 아무 데도 안 나가고


하루 걸음수는 최대 800인 걸 보면서


이대로는 내 건강이 나빠지겠구나 싶었는데


어제의 통화를 통해서 더욱더 운동해야겠다!라는 결심이 섰다



그래서 시작한 '아침 여섯시에 일어나서


동네 공원에서 5000보 걷기'


이름 한번 참 길다


(사실은 10000 보였음)



늦잠과 운동 부족을 한 번에 고쳐보고 싶어서 결심하게 되었다





아침 여섯시에 눈 떠야 한다는 생각과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생각에


약간은 설렌 마음이 들어서


뒤척뒤척 깊은 잠에 들지 못하고 새벽 5시쯤 눈을 떴다



평소 낮과 밤에는 보지 못하는 조금은 신기한 구름? 을 봐서


얼른 찍었다 구름이 저쪽에 몰려있는 건 처음 본다



새벽에만 느낄 수 있는 선선한 공기와 조용한 바깥


오묘한 색깔의 하늘과 구름을 보면서


기분이 상쾌해진듯했다​


공원에 도착해서 열심히 빙글빙글 도는데


짱구에서만 보던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이 시간 맞춰 노래 틀어놓고


국민체조를 하고 계셨다...!!!!



나중에 아침 운동에 익숙해져 저 사이에서 체조하는


나 자신을 상상하면서 왠지 웃음이 났다



계속해서 걷고 있는데


걷다 보니 이곳이 한국인지 일본인지


별다른 생각 없이 걷고 있게 될 때쯤


얇은 마스크를 뚫고 쇼유인지 쯔유 냄새가 풍겨왔다



계속해서 문득문득 풍겨오는 쯔유 냄새에


아, 여긴 일본이었지 하는 생각과


배고프다..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한국에서는 절대 맡을 수 없는 냄새를 맡으며


 아침 일찍 걷고 있는 나 자신을 생각하니


괜스레 또 지금 일상이 감사해졌다



그리고 10000보를 위해 열심히 걷느라


정신이 아득해질 즘... 한걸음 한걸음


무겁게 내딛고 있는데



뒤에서 나를 추월한 아저씨가 갑자기


오하요 고자이마스~ 하고 인사하셨다


딱히 대답을 바라지 않고 인사하신 걸 수도 있지만


대답을 못해드려서 괜히 죄송했다



그리고 아침 일찍 길에서 산책 중인 댕댕이들과


혼자 속으로 안녕~ 부지런한 쪼꼬미들아 하고 인사하며


열심히 걸으니 8000걸음까지 걷고..


더 이상 걸으면 진짜 쓰러질 것 같았고



난 지금 한계를 도전하려 하는 게 아니라


나쁜 습관을 고치고 건강하게 하기 위한 운동이기 때문에


질리지 않고 즐겁게 하기 위해서


이쯤에서 포기하고 집에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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