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담양으로 전학을 왔다.
6개월로 예정되어 있던 농촌 유학이 올해까지 이어지게 됐다.
기나긴 겨울방학을 마치고 드디어 3월 4일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첫째는 6학년, 둘째는 3학년, 셋째는 2학년이 되었다.
3월 3일 밤,
학교 홈페이지를 보니 2학년에 여자친구가 한 명 늘었다.
원래는 우리 아이까지 남학생만 4명이었다.
오! 새로운 친구가 전학을 온다니,
그것도 여자친구가!
우리가 전학 올 때도 이런 느낌이었겠지?
학생수가 많이 없으니 한 명의 친구도 참 소중하게 느껴졌다.
첫째는 유난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설레었던 걸까? 걱정이 되었던 걸까?
3월 4일, 아이들은 다행히 늦잠자지 않고 기분 좋게 일어났다.
새 학기의 출발인데, 날씨는 아직 겨울을 보내기 싫은지 눈과 비가 바람과 함께 몰아쳤다.
가장 먼저 하교하고 온 둘째,
"선생님 좋아~ 일기도 일주일에 한 번만 쓰면 되고, 숙제도 거의 안 내주신대"
선생님 이름은 뭐고, 아빠보다 몇 살 어려 보이고,
이 전에는 어디 초등학교에 있었고, 물어보지 않아도 줄줄 얘기한다.
그래! 둘째는 통과~
다음으로 첫째,
오자마자 줄줄줄 흥분하며 얘기하는 둘째와 달리 차분하다.
이것저것 질문을 하니, 그래도 잘 이야기해 준다.
"선생님이 지금까지 만난 선생님들 중에 제일 화를 안 내시는 것 같아. 어쨌든 좋아~"
선생님이 6학년은 처음이라 기대가 된다고 하셨다고 한다.
그래, 나도 첫째의 초등학교 마지막 1년이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셋째,
가장 물어볼 얘기가 많았다. 솔직히 선생님보다 전학 온 친구가 더욱 궁금했다.
일부러 장난스럽게 "친구는 이름이 뭐야? 어디에서 산대? 어디에서 전학 왔대? 형제는?"
근데 이름 빼고 아는 게 없다....ㅋㅋㅋ
친구는 조용한 성격인지 선생님하고 소곤소곤 얘기했다고 한다.
선생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 2학년이니까..
어쨌든 삼형제는 무사히 새 학기 첫날을 마쳤다.
겨울 방학 동안 쉬었던 수영도 다녀오고,
특별히 한우도 구워 먹었다.
6학년, 3학년, 2학년
올 한 해, 즐겁고 행복한 일로 가득가득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