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학교에서 반장선거가 있었다.
삼형제 모두 아직 반장이 한 번도 되어 본 적이 없다.
그동안은 후보로 나가는 것도 굉장히 망설이곤 했다.
막내가 며칠 전부터 무전기가 갖고 싶다고 조르기 시작했다.
'반장 되면 사줄게~'했는데, 평소 부끄러움이 많아서 '설마 나가겠어?' 했는데 한번 나가본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뭐라고 말할지 같이 써보자고 해서 자려고 누웠다가 일어나서 공약을 써 내려갔다.
아직 한글이 서툰 막내는 읽는 연습도 같이 해보았다.
열심히 적어간 공약을 가방에서 못 찾을까 봐 잘 보이는 곳에 넣어두었다.
3월 7일 디데이다. 등교할 때 '파이팅!'하고 학교를 갔다.
3교시에 반장선거를 한다고 했는데.. 솔직히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지 정~~말 궁금했다ㅋ
하교 후 가장 먼저 만난 둘째,
다른 친구들도 있어서 됐냐고 눈빛을 보내니 고개를 끄덕였다.
둘째 반은 총 8명인데, 처음에 3명이 후보로 나와 2명이 같은 표를 받아서
다시 투표한 후에 반장이 되었다고 한다. 투표를 2번 하다니.. 학생수가 적다고 쉬운 게 하나 없다.
그리고 만난 막내,
역시나 눈빛을 보냈더니, 미소 지으며 되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꼬맹이가 반장이 되었다니! 막내 반은 5명인데 후보로 3명이 나왔고 3표를 받았다고 한다.
오~ 연습한 보람이 있었네!
그리고 막내는 무전기를 사게 됐다^^
마지막으로 첫째,
첫째 반은 학생이 총 3명이다. 그중 한 명은 전교회장, 한 명은 전교부회장을 맡고 있다.
그래서 첫째가 '그럼 반장은 내가 해야겠다'라고 계속 얘기해 왔었다ㅋ
학생수가 적다 보니 '나눠먹기(?)'ㅋㅋ가 되어 버린 것 같지만
어쨌든 첫째도 찬성, 반대를 통해 반장이 되었다.
이렇게 삼형제 모두 2025년도 1학기 반장이 되었다.
아마 우리 집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일일 것 같다.
학생수는 많지 않지만 공정한 선거를 통해 반장이 되어서 모두 기분이 좋았다.
내심 누구는 떨어지고 누구는 되고 그러면 어쩌나 했는데, 다 같이 되어서 더 좋다.
덕분에 오늘 저녁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치킨과 라면도 먹었다.
그리고 나는 아이들에게 할 이야기가 더 많아졌다.
"규 반장, 반장은 혼자 씼어야지~~"
"도 반장, 반장은 맡은 일은 다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