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번째 글
내년도 챌린지로 무엇을 할지 정했다. 아주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드디어 결정을 내렸다. 2024년에는 매일 30분씩 유산소 운동을 하는 걸 챌린지 목표로 삼을 것이다. 2023년에 매일 한 편씩 글을 쓰는 걸 목표로 삼았듯이.
목표는 올해와 내년이 동일하다. 작년 말, 나는 나와 화해하기로 결심했었고, 그렇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매일 나에 대한 짧은 글을 쓰는 것을 선택했었다. 나를 더 잘 이해하고, 나에게 더 너그러워지고, 나를 조금 덜 미워하기 위해서. 그리고 나는 하루도 빠짐없이 지금까지 매일 챌린지를 해 왔다. 내년에도 이 목표는 똑같이 가져갈 것이다.
'나 자신과의 화해'를 목적으로 유산소 운동을 한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운동과 같은 신체적 활동은 지금까지 내 정신 건강에 아주 큰 도움을 주었다. 처음에는 내 몸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시작했던 운동이었지만, 올 초부터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나는 몸보다도 마음이 더 건강해졌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땀 흘려 운동을 하고 나면 개운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던 게 첫 번째 이유다. 그래서 운동을 할 때는 힘들고 싫었지만 운동을 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졌다. 평소에 몸을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타입이었는데도 그랬다. 또 운동을 하며 조금씩 몸이 건강해지고 나자 걱정도 줄었고 짜증도 줄었다. 이렇게 계속 운동을 하면 더 건강해질 수 있으리라는 희망도 생겨나서 훨씬 더 긍정적으로 일상을 보낼 수 있게 되기도 했다. 그리고 운동을 하고 나면 성취감이 들었다. 5kg으로 시작했던 하체 운동이 10kg이 되고, 20kg이 되는 걸 지켜보는 것도 뿌듯했고, 예전엔 10분만 빨리 걸어도 헉헉거렸는데 이제는 러닝머신을 뛸 수 있게 된 이 변화를 몸으로 확인하는 것도 정말 좋았다. 나는 운동을 하며 내가 강해졌다고 느꼈다. 몸도, 마음도, 모두 다. 그 강해진 듯한 느낌이 내 자신감과 자존감을 많이 올려 주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내가 운동에 쓸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새벽에 헬스장을 다녀오고, 출근을 하고, 퇴근해서 글을 쓰고 나면 하루가 훌쩍 지나갔다. 때로는 너무 바빠서 운동을 건너뛰기도 했다. 운동을 싫어하는 성격은 어디 가질 않아서, 때로는 피곤하다는 이유로 슬쩍 운동을 포기한 적도 있다. 그러다 보니 몸이 건강해지는 속도가 조금 더뎠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훨씬 더 좋아졌지만, 그래도 어딘가 아쉬웠다. 조금 더 자극을 받고 싶고, 조금 더 꾸준히 할 동기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2024년의 목표를 운동으로 잡기로 했다. 내년에는 신체적인 활동을 더 많이 해보려 한다. 올해의 화해가 나의 내면으로 파고들어 그걸 밖으로 끄집어내는 것이었다면, 내년의 화해는 나의 에너지를 밖으로 꺼내서 속 안에 쌓인 걸 치유하는 것으로 해볼 예정이다. 그렇게 운동을 통해 나 자신과 화해를 해보려 한다. 1월 1일부터 365일간 빠짐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