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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Aug 30. 2024

『수소 혁명』 제러미 피르킨 지음

「석유 시대의 종말과 세계 경제의 미래」

이 책의 부제목은 「석유 시대의 종말과 세계 경제의 미래」이다.

지금부터 이십 년 전인 2003년에 나왔다. 2025년 석유 등 화석연료 시대는 마감되고 수소연료 시대가 온다. 는 가정하에 사회 여러 측면의 변화를 예측한다.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풍부한 원소다. 수소는 우주 질량의 75%. 우주 분자의 90%를 구성한다. 수소를 동력 원료로 사용한다면 무한한 에너지원이다. 연금술사와 화학자들 모두 오랫동안 찾아 헤맨 꿈의 에너지이다.     

수소는 지구 어디서든 존재한다. 수소는 물, 화석연료,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 속에 들어 있다. 수소는 지표면의 70%를 구성한다. 수소는 일종의 에너지 운반체다. 전기처럼 만들어 내야 하는 제2의 에너지 형태다. 수소는 인류의 끊임없는 발전을 위한 희망이다. 수소는 모든 유형의 에너지 가운데 가장 가볍고 가장 비물질적인 것으로 연소 효율도 가장 뛰어나다.     


인류가 최초로 불을 사용한 이래 불은 문명 세계의 필수 불가결한 것이 되었다. 불은 연료를 매개로 한다. 탄소를 태워 얻어지는 것이다. 최초 연료로 나무에서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물질문명의 발달에 따라 인류는 새로운 연료를 찾아 사용해 왔다.      


문제는 연료를 얻으려면 나무 벌채로 인한 산림 훼손, 석유 채굴 등 자연 파괴와 탄소를 태울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로 인해 지구 온난화가 발생한다. 온난화는 기상이변을 가져오고 결국 인류 멸망의 길로 갈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예측한다.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고 경고한다. 이제 연료를 수소로 바꿔야 하는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탈탄소화’가 인류 미래를 결정한다. 탈탄소화란 석탄, 석유, 천연가스 순으로 단위 질량당 탄소의 수가 적어지는 것을 말한다.      


인류 역사상 주 연료로 사용돼 온 나무는 수소 대 탄소 원자 비율이 가장 높다. 나무 연료는 수소 원자 하나당 탄소 원자 열 개로 이뤄진다. 화석연료 가운데 수소 대 탄소 원자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은 석탄으로 수소 원자 하나당 탄소 원자 한두 개가 결합 한다. 석유는 수소 원자 두 개와 탄소 원자 한 개로 구성된다. 천연가스의 경우 수소 원자 네 개에 탄소 원자 한 개가 결합한다. 에너지원의 변화로 이산화탄소 방출량이 적어졌다.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는 지난 140년 동안 주요 에너지 단위당 탄소 방출량이 연평균 0.3%씩 감소한 것으로 추정한다.      


수소는 화석연료와 달리 세계에 골고루 분포해 있는 데다 공급량도 무한하다. 앞으로 100년 안에 무한한 양의 수소를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이 거의 없는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 재생 불가능한 화석 에너지원들은 ‘하버트의 종형 곡선’을 그대로 따른다. 화석연료 에너지 처리비가 처음에는 많이 들지만, 관련 기술이 더 정교해지고 비용도 줄면서 처리비 역시 감소한다. 그러나 결국 매장량이 점차 고갈되면서 처리비는 다시 늘게 마련이다.     

그러나 수소는 많이 생산되면 생산될수록 처리비는 싸진다. 한동안 들어갈 실제 비용이라고 해봐야 세계 전역에 걸친 첨단 에너지망을 유지하고 개선하는 데 필요한 자금뿐이다. 수소 생산비가 점차 저렴해져 결국 ‘무료’에 가깝게 될 것이다.     


1970년대 영국 과학자 러블록과 미국 생물학자 린마걸리스는 지구가 살아 있는 자율 유기체처럼 기능한다고 주장했다. 특정 지역의 모든 생물 종과 대기 중 지구화학적 성분이 지구 기후를 생명체에 유리한 안정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공생 관계 속에서 움직인다는 것이다.     


러블록은 생명체 지구화학 성분 순환의 인공 두뇌학적 과정이 지구 기후 체계를 균형 있게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 전개되는지 보여 주는 가장 좋은 예가 산소와 메탄의 조화라고 말했다. 지구의 산소 수준이 최소한도로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구에서 산소 수준이 1%만 증가해도 화재 발생 가능성은 70% 높아진다. 4% 증가할 경우, 지구 전체가 화염에 휩싸여 지표면의 모든 생명체는 완전히 파괴될 것이다. 산소 생산은 광합성작용에 의해 유지된다. 식물 세포 내의 엽록체는 태양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로 변환해 식물 생장에 이용한다.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물이 산소로 바뀐다. 동물은 산소로 생명을 유지하고 호흡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이어 많은 이산화탄소가 자연을 거쳐 다시 순환하는 과정이 되풀이된다.     


지구가 살아 있는 유기체라면 그 유기체의 생화학적 작용을 방해하는 인간 활동으로 인간과 생물권 전체가 크게 영향받을 수 있다.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인간 활동 가운데 가장 좋은 예가 화석연료 에너지의 대량 소비다. 화석연료 연소로 지구 기후에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는 데다 모든 생명체를 떠받치는 생물권도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다.      


에너지는 인간 문화의 바탕을 이루는 힘이자 매개물이다. 지금까지 인류 역사에서 에너지 흐름은 크게 증가해 왔다. 모든 에너지를 지배하는 법칙은 두 가지다. 열역학 제1법칙과 제2법칙이다. “우주의 에너지 총량은 일정하며 총 엔로피는 계속 증가한다.” 열역학 제1법칙을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라고 한다.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에너지가 변형될 때마다 이용 가능한 에너지 가운데 일정 정도를 변형 과정에서 잃게 된다. 이처럼 이용 가능한 에너지의 상실을 ‘엔트로피’라고 부른다.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하면서 가장 도외시되는 개념이 엔트로피다.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에너지는 항상 한 방향으로만 변형된다. 뜨거운 것에서 차가운 것으로, 응집에서 분산으로, 질서에서 무질서로 움직인다.     


우리가 살아 있는 것은 육신으로 에너지를 계속 처리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흐름이 멈출 경우, 우리의 육신이 질병으로 에너지를 적절히 처리하지 못할 경우, 우리는 죽음. 다시 말해 평형 상태로 치닫게 된다. 죽은 육신은 급속히 분해되기 시작한다. 우리의 물리적 존재가 주변 환경으로 흩어지는 것이다. 생물학계에 따르면 생명은 비평형 열역학 한 본보기다. 생명은 주변의 넓은 환경으로부터 얻은 자유에너지나 이용 가능한 에너지를 끊임없이 처리한다. 이로써 질서를 유지하고 평형 상태, 즉 죽음과 동떨어진 상태에 머무는 것이다.     


화학자 타일러 밀러는 “풀, 메뚜기, 개구리, 송어, 인간으로 이뤄진 간단한 먹이 연쇄를 가정하면,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1년에 송어 300마리가 필요하다. 송어는 9만 마리의 개구리를 잡아먹어야 한다. 개구리는 메뚜기 2,700만 마리, 메뚜기는 풀 1,000톤을 소비해야 생존이 가능하다.” 진화 계단 상층부의 생명체는 주변 환경에 더 큰 무질서를 야기함으로써, 다시 말해 에너지 방산으로 질서정연한 비평형 상태를 유지한다. 에너지는 살아 있는 모든 유기체를 끊임없이 관통해 고등 진화 단계 체계로 유입되면서 비교적 열등한 체계는 쓰레기로 버린다. 

    

열역학 제1법칙에 따르면 에너지는 결코 소멸되지 않는다. 그러나 제2법칙에 따르면 이용 가능한 에너지가 먹이 연쇄 각 단계에서 이용 불가능한 에너지로 변하면서 주변 환경의 총 엔로피를 증가시킨다.      

지질학자 콜린 J. 캠벨은 세계 천연가스 생산이 이르면 오는 2020년 절정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와 천연가스의 품귀 현상이 모든 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칠 것은 뻔하다. 값싼 석유 시대가 사라지면서 인류는 에너지가 부족해져 세계적으로 절전과 단전까지 실시하게 된다면 복잡한 세계 경제와 인간 사회의 버팀목인 인프라마저 무너질 수 있다.     


이 책은 20년 전에 석유, 천연가스 고갈이 2020년 일어나 세계 경제가 무너지고 인류는 고통 속에 힘들어진다고 내다봤다. 그 대안으로 수소연료를 제시한다.      


그러나 현재 2024년 세계 곳곳에서 유전은 더 개발되고, 세린 가스까지 화석연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수소 자동차가 개발되고, 전기자동차도 개발했다. 새로운 재생에너지를 상용화하여 개인들의 삶에 이용하고 있다. 대체 에너지로 태양광 발전소, 풍력, 조력 발전도 개발되고 있다. 저자가 우려하는 사태는 아직 아니다. 하지만, 언젠가 화석에너지는 고갈할 것이 분명하다.      


대안으로 내놓은 수소에너지에 관해서, 수소가 무한한 에너지원임은 틀림없지만, 영국 과학자 러블록과 미국 생물학자 린마걸리스의 ‘가이아 가설’처럼 수소에너지 사용으로 지구에 산소량이 증가하는 위험이 발생하는 것이 아닌지 하는 걱정이 생긴다. 만약 걱정이 현실이 된다면, 더 끔찍한 일이다.     


책 소개     

『수소 혁명』 제러미 리프킨 지음. 이진수 옮김. 2003. 01. 15. (주)민음사. 361쪽. 14,000원. 

     

제러미 리프킨 Jeremy Rifkin. 워튼 격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 교수. 비영리 조직 ‘경제교류재단’을 설립. 저서. 『노동의 종말』, 『바이오테크 시대』 『소유의 종말』 등.     


이진수.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 졸업. 같은 대학원 수료. 《뉴스위크》 한국판 제작위원 및 번역기자. 《인더스트리 스탠더드》 한국판 편집국 차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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