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충격과 맞바꿀 새로운 부의 공식」
이 책의 부제목은 「인구충격과 맞바꿀 새로운 부의 공식」이다.
Multi Generation, ‘다세대’를 의미한다. 인간 수명이 급속히 연장되면서 과거 3~4세대가 공존하는 세상에서 8세대가 공존하는 세상이 되었다. 1900년대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이 기대 수명은 46세였다. 2022년 78세가 되었다. 향후 20년 이내에 83세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10세대가 공존하는 세상이 온다. 그때를 대비하라. 이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여덟 세대가 공존하고 있다. 알파 세대(2013년 이후 출생), Z 세대(1995~2012), 밀레니얼 세대(1980~1994), 제니얼 세대(1975~1985), X 세대(1965~1979), 베이비붐 세대(1946~1964), 침묵의 세대(1925~1945), 가장 위대한 세대(1910~1924년생)이다. 인구 고령화가 미국보다 더 빠르게 진행된 일본과 중국 유럽에서는 최대 아홉 세대가 공존하고 있다. 21세기 중엽 이전에 아홉 세대 또는 열 세대가 함께 살아가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의무 교육, 임금에 기초한 고용, 연금 제도는 “인생의 네 단계”로 이루어진 순차적 인생 모형을 떠받치는 기반이 되었다. 사계절이 있듯이 인생도 놀이, 공부, 일 은퇴라는 네 단계를 순차적으로 거친다는 개념이다. 순차적 인생 모형이 최대 장점은 예측 능력에 있었다. 인생 모형은 사람들을 나이에 따라 서로 다른 인구 집단들로 단순하고 명료하게 분류하게 해준다. 대다수 국가의 헌법에는 미성년 어린이와 학생, 노동자, 은퇴자를 일반 시민과 구별해 권리와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인생의 네 단계 개념은 우리의 마음속에 너무 뿌리 깊게 박혀 있어서 우리는 그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1980년대 자영업자 증가와 21세기의 ‘긱 노동gig work-정규직이 아닌 임시직과 계약직, 온라인 플랫폼 노동 같은 일’ 현상은 새로운 논쟁을 일으켰다.
와튼스쿨의 러셀 애코프는 문제를 처리하는데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즉 기존의 시스템 설계의 매개 변수와 제약 조건 내에서 당면한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는 것. 다른 하나는 문제를 완전히 녹여서 없애버리는 것이라고 제안한다. 두 번째 방법은 상항을 재정의함으로써 문제를 그냥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당면한 연금 위기를 해결하려면 개혁이 필요하다. 은퇴 나이를 늦추고, 연금 수령액을 줄이고, 분담금과 세금을 올리고, 젊은 노동자의 이민 문턱을 낮추는 조처를 해야 한다. 연금 문제를 없애려면, 시스템 차원의 변화가 필요하다. 순차적 인생 모형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유연하고 가역적인 포스트제너레이션 인생 모형으로 대체하면 우리는 그 문제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 있다.
한국의 합계 출산율이 여성 1명당 0.87명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낮으며(1위는 0.76명 인 홍콩이다. 홍콩은 국가가 아니므로 국가로 따지면 한국이 1위다.) 5,200만 명의 인구 중에서 600만 명 이상이 1인 가구로 살아가고 있다. 이런 추세는 전 세계에서 점점 증가하고 있다.
평생 영향을 미칠 결정을 젊은 나이에 내리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경제와 사회가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는 특히 그렇다. 평생을 바쳐야 할 것에 대한 결정은 순간의 판단으로 갑자기 내려서는 안 된다. 인생이 달린 결정을 단 한 번에 내리는 것은 최적의 선택이 아니다.
영화 제작가 티파니 슈레인은 “현재와 미래의 세계에서 성공하려면 호기심과 창의성, 주도성, 융합적 사고 능력, 공감 능력 같은 기술을 갖추어야 한다. 이 기술들은 흥미롭게도 기계와 로봇이 흉내 낼 수 없는 인간만의 독특하고 고유한 능력이다.”라고 말했다. 미래의 기술은 무엇이라고 묘사하는 대신에 무엇이 아니라고 묘사하는 방식으로 정의할 수도 있다. 컴퓨터는 단지 답만 내놓을 뿐이다. 올바른 답을 얻으려면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것이 전제 조건이다.
고등학교 교육 과정은 어느 학생이든 창조적으로 글을 쓰고, 효율적으로 글을 읽고, 복잡한 텍스트를 이해하고, 숫자를 다루는 것과 추상적 사유에 능숙해져야 한다. 미래는 비판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 그리고 새로운 정보를 처리해 자신의 현실 모형에 포함시킬 수 있는 사람들의 것이다.
제2 언어를 배우는 것은 단순히 정보의 접근성이나 상호 작용 능력만 길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마음도 풍요롭게 한다. 언어는 단순히 어떤 나라에서 생활하고 일하고 배우는 것처럼 어떤 목적을 달성하는 데 유용한 도구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다른 문화를 들여다보는 창이며, 세계를 달리 보는 방법이다. 다른 언어를 습득하는 학생은 문제를 감지하는 능력이 폭발적으로 발전하고, 정보플 찾고 처리하는 방법이 풍부해지며, 언어를 배우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쟁점과 관점에 눈을 뜨게 되면서 문제 해결 능력이 크게 향상된다.
언어를 배우든 악기를 익히든, 노력이 필요한 활동에 진지하게 임하는 학생은 다른 분야를 배우는 것에 더 큰 동기를 느낀다. 언어를 배우는 학생은 학습 과정의 어려움에 굴하지 않으며, 언어 학습이 제공하는 훈련을 통해 혜택을 얻길 기대한다. 언어를 배우는 것은 마음을 단련시키고 정신을 풍요롭게 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문화와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임을 배우게 된다. 이러한 관점은 세상을 더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게 하고, 세계의 여러 문제에 대해 획일적인 해결책을 피할 수 있게 해준다.
오늘날에는 기술 변화가 너무 빨라 많은 노동자는 이를 따라잡기 버겁다. 사람들은 자신의 직종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발전을 쫒아가느라 애를 먹고 있다. 로봇공학과 인공 지능, 블록체인 같은 첨단기술 때문에 특정 직군 전체가 쪼그라드는 일도 있다. 자동화 때문에 저숙련 반복 노동 중심의 일자리가 사라져간다. 미래에는 블록체인으로 계약 과정이 디지털화되어 수많은 화이트칼라 사무직과 관리자가 해고 통지를 받을지도 모른다.
은퇴가 인생의 한 단계로 자리 잡은 지 100년 이상이 지난 지금, 은퇴 제도에 숨어 있던 긴장과 마찰, 균열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기대 수명의 증가로 국가의 사회 보장 제도는 파산 직전으로 내몰리고 있으며, 연구 결과 은퇴자들이 외로움과 권태, 심지어 건강 위험으로 고통받고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다. 은퇴 제도는 단순히 일부를 고쳐서 될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은퇴가 반드시 최종 목적지가 아닌 더 유연한 시스템에 대한 회의론과 저항, 심지어 적대감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는데, 은퇴 후에 재취업해 일을 하거나, 기여와 참여와 적극적 활동 기회를 원하는 고령자 수가 증가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럴 수 있다.
포스트제너레이션 사회는 상속 전통에 몇 가지 문제를 제기한다. 수십 년 전만 해도 대다수 부모가 자녀가 40~50대일때 세상을 떠났지만, 지금은 자녀가 60~70대는 되어야 세상을 떠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20여 년 뒤에는 그 나이가 80~90대로 올라갈 것이다. 앞으로 수명이 늘어나면 상속이 미뤄질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은퇴 자금을 소진함에 따라 상속 금액도 줄어들 수 있다.
여성이 점점 부유해지고 있다. 많은 나라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빨리 부를 축적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오래 살아서 배우자나 파트너로부터 상속을 받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60세 이상은 남성 1명 당 여성 1.3명 70세 1명당 1.6명, 80세 이상은 1명당 2.3명이 산다. 한국 같은 나라에서는 80세 이상의 남성 1명당 여성 3명 이상이 산다.
여성의 경제적 전망과 자산 사정이 나아진다고 해서 과연 여성이 더 나은 삶을 살게 될까? 그렇지는 않다. 모든 연령대의 여성은 다양한 차원에서 남을 돌보는 일을 맡고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지 못한다. 이들은 가족의 교육과 건강을 위해 많은 시간과 소득, 자산을 쓰는 경향이 있다.
연령 효과는 생애 주기에서 각 개인이 서 있는 위치일 뿐이다. 기간 효과는 모든 세대를 동일하게 변화시키는 사건들을 포함하며, 코호트 효과는 한 세대에 다른 세대와 다르게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나 추세를 말한다.
페레니얼, 즉 나이보다는 신념에 따라 행동이 좌우되는 소비자. 이 페레니얼 소비자들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며, 그 결과로 무엇을 입어야 하는지에 대해 신경을 덜 쓰는 경향이 있다. 대신에 자신이 진정한 면모를 드러낼 만한 스타일을 찾으려고 한다.
진정한 포스트제너레이션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고 배우고 일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재구성하라고 요구하는 사회이다.
엄청난 인구통계학적 변화와 기술 변화로 인해 점차 포스트제너레이션 시대의 삶과 학습, 일, 소비 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그 결과 갈수록 수많은 사람을 순차적 인생 모형의 굴레로부터 해방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누구나 평평한 운동장에서 보람 있는 삶을 살아갈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이 세상은 연극 무대, 셰익스피어는 『당신 뜻대로』에서 “그리고 세상의 모든 남자와 여자는 그저 배우일 뿐.” “칭얼대고 토하는 유아, 징징거리는 학생, 한숨 쉬는 연인, 표범 같은 수염을 기른 군인, 배가 동그랗게 불룩 튀어나온 법관, 여섯 번째 시대는 콧잔등에 안경을 걸치고 옆구리에 돈주머니를 찬 노인, 마지막으로 이도 없고 눈도 없고 미각도 없고 모든 것을 다 잃은 제2의 유년기”로 표현했다. 인생의 일곱 시대를 이렇게 생생하고 직설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셰익스피어뿐이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포스트제너레이션 사회,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혜를 갖고 싶다면! 당면한 현실의 문제점을 알고 대처하기 위해서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책 소개
『멀티제너레이션, 대전환의 시작』 마우로 기옌 지음. 이충호 옮김. 2023.12.11. (주)웅진씽크빅. 403쪽. 21,000원.
마우로 기옌 Mauro F. Guillen.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국제경영학 교수. MBA 부학장.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 스페인 오비에도대학교에서 정치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케임브리지대학교 저지경영대학원 학장 역임. 저서. 『2030 축의 전환』 등.
이충호. 서울대학교 화학교육과 졸업. 번역가로 활동 중. 2001년 『신은 왜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가』로 제20회 한국과학기술도서 번역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