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깨닫게 되는 것들」
부제목은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깨닫게 되는 것들」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인생의 의미를 찾게 된다. 결국 인생은 행복하기 위해 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은 이유다.
책의 저자들은 아프리카 세렝케티 고원지대를 여행하던 중 ‘나는 내 삶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 ‘나는 과연 내 인생의 주인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질문에 당면했다. 여기서 심리학자 카를 융의 말을 떠올렸다. “인생의 아침 프로그램에 따라 인생의 오후를 살 수는 없다. 아침에는 위대했던 것들이 오후에는 보잘 것 없어지고, 아침에 진리였던 것이 오후에는 거짓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깊은 밤 모닥불가에 둘러앉아 별을 바라보거나 바람이 휩쓸고 간 평원을 함께 횡단하면서 우리는 자기 자신을 깊이 통찰하는 기회를 만났다. 선택의 자유란 우리가 가진, 그래서 언제든 잃어버릴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의 내면을 이루는 그 무엇이라는 사실을. 결국 우리가 만나야 할 진정한 상대는 내면 깊숙한 곳에 가려진 채 빨리 발견되기만을 기다리는 우리의 본질이다.
행복이란 줄에 묶인 애완견이 아니라 어깨에 앉은 매와 같다. 주인은 매와 함께 할 수는 있지만 매를 소유할 수는 없다. 그것은 언제든지 날아갈 수 있고 또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다. 행복은 원래 방랑벽이 있어 결코 붙잡아 둘 수 없기 때문이다. 만일 행복을 줄에 묶어둔다면 그것은 시름시름 앓다가 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릴 것이다. 너무 꽉 껴안고 있으면 사랑을 느낄 공간조차 없어지듯이 행복 또한 자유롭게 돌아다닐 공간이 필요하다. 행복을 풀어줘라. 그러면 더 행복해질 것이다.
모든 의무로부터 잠시 벗어나 낯선 공간, 낯선 시간에 툭 내던져졌을 때 우리는 비로소 생각에 잠긴다. 세상과 나 사이를 가로막고 있던 일상의 장막들이 서서히 걷히기 시작한다. 인생은 여행이다. 누구나 주어진 삶과 자신이 세계를 걸어가는 여행자다. 그런데 이 기나긴 여행 중에는 왜 엽서를 안 보내는 것일까? 우리는 점점 대화를 상실해 가고 있다. “결혼이란 긴 대화이다”라고 했던 니체의 말이 무색해질 만큼 부부들은 시간이 갈수록 침묵이 동반자가 되어간다. 어제와 똑같은 이야기,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말만 주고 받는다. 그 속에 정작 ‘너’와 ‘나’의 이야기는 빠져 있다. 대화의 탈을 쓴 이 무수한 잡담은 각자가 짊어진 가방을 더 무겁게 할 뿐이다.
인생의 절반쯤에서 잠시 멈춰 섰을 때 가장 먼저 하게 되는 일은 자신과 대화다. “지금 여기가 어디지? 나는 어디로 가고 있었지?” 분명한 것은 누구나 간절하게 대화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화는 허기나 갈증만큼 강렬한 인간의 본능이다.
훌륭한 대화 상대를 만나고 싶다면, 먼저 자기 자신부터 훌륭한 대화 상대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그들에게 엽서를 보내는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 사소하고 가벼운 주제가 아닌 가슴에서 솟아나는 진지한 주제로 대화해야 한다.
깨달은 자들은 말이 없고 삶의 혁명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이루어진다. 세상이 미리 정의해 놓은 삶을 버리고 스스로 다시 정이 내린 삶을 선택한 것이다. 옥스퍼드 대학 심리학 교수 마이클 아가일은 “실질적으로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삶의 조건은 인간관계, 일, 여가 이 세 가지로 요약된다. 이 세 분야에서 만족의 경지에 이르는 데 있어 절대적 혹은 상대적 부는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바람직한 삶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가 찾아낸 해결책은 매일매일 짊어지고 있던 가방을 내려놓고 다시 가볍게 꾸리는 것이다.
바람직한 삶을 위한 공식
자신이 속한 곳에서 Place.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며 Love.
삶의 목적을 위해 Purpose.
자기 일을 하는 것 Work.
설레는 마음으로 아침에 눈을 뜰 수 있게 해주는 분명한 목적의식이 있어야만 당신이 원하는 바람직한 삶을 향해 여행을 계속할 수 있다. 바람직한 삶은 여행과 같다. 살아가는 동아나 끝없이 변하는 것이다. 장소, 사랑, 그리고 일이라는 세 가지 요소들의 무게 중심이 항상 바뀌기 때문이다. 삶의 균형을 잃었을 때, 필요한 것이 ‘분명한 목적’이다. 행복한 사람들의 자세히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지닌 것이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하는 일이다. 일은 그 자체로도 즐거울 뿐 아니라 그것이 쌓여 점차 우리 존재를 완성하는 기쁨의 근원이 된다.
주변의 모든 것을 살펴보고 마음으로 또 한 번 살펴보라. 정말, 정말, 정말 내게 필요한 단 하나는 무엇일까? 다이아반지든 사진 한 장이든 상관없다. 자, 지금 갑자기 집에 불이 난다면 당신은 무엇을 들고 나올 것인가?
살아도 사는 게 아닌 것 같은 삶이 아닌가? 지구라는 행성에서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가능한 많은 것을 봐야 하지 않을까?
바람직한 삶의 네 가지 요소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은 모래시계의 위쪽에서 바라보던 삶을 아래쪽에서 볼 수 있도록 시각을 바꾸는 것과 같다. 당신이 일, 사랑, 장소, 목적 중에서 어디에 시간을 쓰고 싶은지 알고 있다면, 그리고 그에 따라 시간을 할당할 수 있다면 덫에 갇힌 듯한 기분도 사라지고 일과에 쫓겨 허덕이는 일도 줄어들 것이며, 자신의 목표에 좀 더 깊이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배우자를 잃은 지 얼마 안 되는 노인이 사별 직후에는 엄청난 상실감과 두려움에 빠져 많은 시간을 혼자 집에 틀어박혀 지낸다. 하지만 1년쯤 지나면 다시 피어난다. 문화교실도 가고 자원봉사도 하고 여행도 다닌다. 전보다 건강하고 더 행복하며 훨씬 더 생기 있어 보인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최악의 사태’란 자신을 발견하는 기회이기도 한 것이다.
그 무엇도 영원한 것은 없다. 아무리 길을 잃은 느낌이 들더라도 사정이 달라질 때가 올 것이다. 물론 전보다 더 갈피를 못 잡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더 편안한 기분이 든다. 삶은 잠시도 멈추지 않는 역동적인 과정이다.
이 책에서 행복을 찾는 방법은 인생의 중반에 이르러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라고 한다. 자기 자신을 어떻게 돌아보느냐는 각자가 알아서 해야 하는 것이라고 한다. 성찰, 깨달음 좋은 말이지만, 평범한 사람이 이런 어려운 일을 해낼 수 있을까? 책을 읽고 나서 그저 참고할 것! 이라고 느꼈다. 인생이 한 권의 책으로 해결될 일이라면 누구나 행복하다고 할 것이다. “어렵고 힘들게 사는 것도 인생이다.”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책 소개.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가』 리처드 J. 라이더‧A 샤피로 지음. 김정홍 옮김. 2024.03.04. 책읽어주는 남자. 331쪽. 19,800원.
리처드 J. 라이더 Richard J. Leider.
미국 상담전문가, 동기부여 코치. 저서, 『마음이 가리키는 곳으로 가라』, 『이제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등.
데이비드 A. 샤피로 David A. Shapiro.
‘첨단 기술’과 ‘멋진 삶’을 융합시킬 방법을 모색하는 프로젝트 주관.
김정홍. 방송 다큐멘터리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