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그 너머의 과학사』

『Science in the 20th Century and Beyond』

by 안서조

원제목은 『Science in the 20th Century and Beyond』이다. 다른 책을 읽다가 참고 도서로 추천받아 읽었다.


이 책은 20세기와 21세기 과학의 역사를 다룬다. 여기서 ‘과학’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역사가 프록터가 제시한 지침, “과학은 과학자들이 하는 일이다”라는 진술을 유용한 정의로 하지만, 이는 과학교육과 같은 활동을 평가절하하게 만든다. 이 책에서는 과학이 ‘실행세계’의 문제를 푼다고 주장한다. 실행세계는 문제를 발생시키는 인간의 프로젝트가 실행되는 무대다. 실행세계들은 기술 시스템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의해 구조와 정체성이 부여된다. 다양한 규모와 유형의 운송, 전력 및 전등, 통신, 농업, 컴퓨터 시스템이라는 실행세계들이 있다. 군사력의 준비, 동원, 유지는 때때로 20세기 과학에 압도적인 중요성을 지닌 또 다른 실행세계를 이룬다.


이 책에서 주요 주제로 네 가지를 제시한다. 과학의 형성에서 전쟁이라는 실행세계가 갖는 명백한 중요성, 선도적 과학 강국으로 미국의 부상, 누락된 이야기들, 20세기 후반에 일어난 물리과학에서 생명과학으로의 선회이다.


1900년 이 시기에는 물리학에서 선과 미립자 같은 새로운 현상의 관찰, 새로운 이론의 정립과 도전, 개구와 실험 절차의 발전이 이어졌다. 뢴트겐이 X선, 퀴리의 방사능, 플랑크와 아인슈타인의 양자역학,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과 일반상대성 이론 등.


‘새로운 생명과학’은 멘델 유전 이론의 재발견으로 시작해서 ‘재발견’이 관심 있는 과학자들의 분석. 두 가지 의미에서의 ‘번식’으로 우생학적 의미의 좋은 혈통의 번식과 실용적인 의미인 농업 개량. 과학의 힘은 실행세계의 문제들과 관련된 대리물을 추상화하고 조작하는 능력에 있다. 이처럼 추상화된 수준에서 모건의 초파리 연구실 작업이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유전의 과학이 정립되었다. 생화학과 식물 생리학 또한 이러한 실행세계의 과학이다.


‘새로운 자기self의 과학’은 인류학과 아동 연구를 포함한 발달의 과학을 다룬다. 특히 심리학과 정신분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푸코가 다룬 고전적 장소인 정신 병원, 학교, 군대의 관리가 그것이다. 실행세계의 문제에 대한 대리물은 파블로프의 개와 행동주의가 연구한 쥐였다. 아울러 20세기 초 면역학이 19세기 세균학에서 출현해 해법을 제시하던 시기 전염병과 실행세계가 파악해 낸 문제들을 다뤘다.


전쟁 이전에 선도적 과학국가였던 독일이 전후 시기에 널리 퍼진 문화적, 정치적, 사회적 위기감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개관한다. 1920년대 양자 이론의 깊이와 기묘함에 대한 인식도 포함한다. 위기에 대한 다른 대응으로 나중에 형성된 심리학, 기생충학, 발생학, 유전학에서의 게슈탈트 이론, 그리고 ‘통일과학’ 철학을 확립하려는 비엔나 서클의 프로젝트 등이 있다.


‘혁명과 유물론’은 소련에서 과학이 처한 유별나게 험난한 위치를 다룬다. 공산주의가 일련의 소요사태를 거치며 등장해 1920년대에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다 1920년대 말부터 스탈린주의에 의해 피로 물들었던 바로 그 시기다. 이를 위해 냉전 종식 이전과 이후의 학술 연구들을 종합적으로 다루었다.


‘규모 확장과 축소’는 1920년대와 1930년대에 기기 장치의 규모가 점차 커져간 현상을 개관하면서 규모가 커진 과학의 숙련과 야심은 어디에서 왔는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여기서 다루는 과학에는 사이클론트론 물리학, 고분자화학, 분자생물학이 포함된다.


과학은 냉전 시기에 영구적인 전쟁 기반 위에 놓이게 되었다. 이 주제를 냉전 시기 과학이 재구성을 폭넓은 주제 측면에서 탐구한다. 지속적인 자금 지원 증가, 경쟁하는 원자 프로그램의 확장, 비밀주의와 국가안보가 가져온 결과, 그리고 전후 과학의 실행세계로서 냉전 문제의 형성이 그것이다. 냉전은 우주 연구와 지구물리학에서 경쟁과 협력의 틀을 형성했다. 이는 특히 1957~58년의 국제지구물리관측년에서 잘 볼 수 있다. 인간의 유전적 건강, 시스템생태학, 소립자물리학, 우주론, 전파천문학, 사이버네틱스, 디지털 전자식 켬퓨터, 정보이론, 전후 분자생물학 등이다.


냉전은 계속해서 하나의 틀을 이뤘다. 일부 관계들은 그 속에 응결되어 남았지만, 후기자본주의에 의해 구조화된 실행세계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다른 관계들은 변화를 겪었다. 시장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기업가적 활동에 점차 높은 가치가 부여되었으며, .수익의 이름을 재구성 가능한 존재들이 네트워크가 공공연하게 선호되었다.


사회운동은 권위를 의문시하는 것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을 제공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사례에는 살충제화학과 정신약리학이 포함된다. 다른 한편으로 ‘신격변설’이라고 부르는 것이 인구학, 고생물학, 진화생물학, 천문학, 기후과학에서 융성했다. 신경제의 전망이라는 이름하에 생명의 재구성으로 나아가는 경향, 생의학 자금 지원의 엄청난 증가, 그리고 과학 정보화의 지속과 심화 사이에 냉전의 종식과 에이즈 등 신종 질병의 출현 같은 사건이 있다. 다양한 종류의 네트워크들은 과학의 하부구조와 주제를 제공했다. 수많은 생명체 염기서열해독 프로젝트 중 하나인 인간유전체계획 같은 거대 프로그램들이 네트워크로 조직되었고 동시에 네트워크를 드러냈다.


과학 보고의 네트워크는 20세기의 30여 년 동안 다각화 되어왔다. 과학 분야들은 재구성 가능한 것이 되었고, 간학문성의 유행은 이를 부추겼다. 나노 과학이 하나의 사례를 제공한다.


이 책은 방대한 역사서이며 과학 이론서이다. 과학을 전공하는 사람은 필독할 만하다.


책 소개

『20세기, 그 너머의 과학사』 존 에이거 지음. 김명진, 김동광 옮김. 2023.04.14. 뿌리와이파리. 845쪽. 42,000원.


존 에이거 Jon Agar.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과학기술학 교수, 현대 과학기술사가 주 전공 분야이다. 저서,『수학 천재 튜링가 컴퓨터 혁명』 등


김명진. 서울대학교 대학원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미국 기술사를 공부했다. 한국항공대와 서울대에서 강의하면서 번역과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 『야누스의 과학』 등.


김동광. 저서, 『생명의 사회사 - 분자적 생명관의 수립에서 생명의 정치경제학까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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