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웹소설 플랫폼 입성기(12)

친애하는 당신에게.

by Outis

열둘.

이제 길고 긴 이 이야기의 끝마무리를 지어야 할 시간이 왔네요.


기억하시나요? 이 이야기의 두 키워드, '시작해야 비로소 보이는 것'과 '숫자 뒤의 사람'.



(1) 시작해야 비로소 보이는 것


웹소설 플랫폼 '입성기(入城記)'라, 지금 보니 제목 한번 거창하군요. 그래도 들어가긴 했으니 너무 뭐라 하진 말아주세요..

하지만 들어가자마자 바로 리타이어, 제 도전은 한심한 꼴만 보이고 끝이 났지요.


"좀 더 제대로 알아보고 시작을 했어야지."

"자격도 안 되면서 뛰어들었으니, 당연하지."


맞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잘 알아봤다면 그 꼴이 나지 않았겠죠.

바닥을 구르고, 흙투성이가 되고, 옷이 찢어지고 살이 긁혀서 볼썽사나운 제 맨살을 볼 일은 없었을 거예요.



그런데 말이죠, 모든 걸 미리 알았다면 과연 제가 뛰어들었을까요?


약아빠진 저는 아마 시작도 안 했을 겁니다.


'난 실력이 안 돼서 안 돼. 난 그런 거 할 자신 없어.'


그러면서 하얀 가면을 쓰고 깨끗한 방에 처박혀 살았겠죠.

안에서 곪아 썩어가는 내장이 천천히 저를 죽일 때까지.



시작했기에 알 수 있었습니다.


구르면서 아픔과 외로움을 깨달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스스로를 마주하게 됐습니다.

사람의 무관심 속을 거닐고, 욕망을 목격하고, 다정함에 닿았습니다.


이론적으로 미리 배우는 것은 아주 중요하지만

살갗에 닿아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이, 자기만의 감각으로 경험해야 알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친애하는 당신에게.

만약 이 글이 당신에게 닿는다면, 기억해 주기 바랍니다.

인생을 만드는 건 당신이지만, 동시에 그 인생이 당신을 만들고 있다는 걸.

당신이 의식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들이 의식 밑에서 당신을 이루고 있다는 걸.

당신은 아직, 당신을 잘 알지 못한다는 걸.


당신이 가는 그 길이 당신의 기억을 깨워, 당신 안에 새로운 길이 열리기를.

부디 그 길이 당신을 인도하기를 바랍니다.



(2) 숫자 뒤의 사람


세상에는 참 많은 것들이 수치화되어서 판단하기 쉽도록 되어 있죠.

특히나 요새 같은 디지털 사회에서는 더더욱.


'1은 왜 1인가?'

이런 질문은 잊힌 지 오래입니다.


하지만 그 편리함 속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과 자신을 1에 구겨 넣고 있습니다.

통계자료, 조회수. 기록에서 우리의 가치는 1입니다.

나도, 당신도. 일면식 없는 남도, 사랑하는 가족, 이웃도 모두.


우리는 알게 모르게 숫자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나쁜 게 아니면, 기왕이면 큰 숫자를 좋아하죠.

돈, 조회수, 좋아요 수, 등등.


하지만 종종 우리는 그 숫자가 뭘 의미하는지 잊고 있는 건 아닐까요.


사실 제가 이 시리즈를 시작한 계기제가 웹소설 플랫폼에서 보았던 일이 이곳 브런치에서도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쓰다 보니 사족이 너무 붙어버렸습니다만...)


'기브 앤 테이크'는 좋아요. 양심적이잖아요. 게다가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인연이 생기기도 하고요.


하지만 남의 글은 읽어보지도 않고 자신의 글이나 브런치북을 광고한다든지, 노골적으로 구독을 유도하는 행동은 정말이지 눈살을 찌푸리게 하더군요.

웹소설 플랫폼이야 상업적인 측면이 부각되는 곳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여기서도 그런 경우를 보고 좀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 사람 사는 데는 다 똑같구나' 싶었어요.


뭐, 마음은 이해합니다. 제가 모르겠습니까? 3년 전부터 지금까지, 아무리 애써도 사람에게 닿지 않는 유령처럼 지냈는데.


그래도요, 그래도 말입니다...

이윤 추구가 최우선시되는 곳이라면 모를까, 그래도 글이란 게 사람의 마음과 마음을 잇는 일인데

사람을 숫자 취급 해서야 되겠습니까.


친애하는 당신에게, 부탁드립니다.

숫자 너머 사람도 봐주세요.



여기까지가 '여러분'께 전하고픈 메시지입니다.

다음은 숨은 메시지, 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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