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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utis Nov 20. 2024

11년 전 봄, 오늘

17살이 되어 맞이하는 새 학교에서의 새 학기, 그 첫날.

오늘 나는 고등학생이 되었다.


삐걱대는 문을 열고 학교 건물 안에 들어가 차가운 기운이 흐르는 돌계단을 밟으며 2층에 다다르면 바로 오른쪽, 복도 한쪽 구석에 외따로이 있는 교실.

1학년 6반. 내가 배정받은 반이다. 

들어오라고 먼저 손짓하는 앞문을 모른 척 지나치고 굳이 뒷문까지 가서 교실에 들어선 나는 이른 시간이라 거진 텅 비다시피 한 교실을 쓱 훑어보며 맨 뒤 구석진 자리에 앉았다. 

먼저 온 세 명 중 두 명이 잠깐 나를 돌아보더니, 이내 흥미를 잃은 듯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이어폰 속 자석이 전류에 맞추어 빙글빙글 춤을 추고, 그 춤은 곧 익숙한 떨림이 되어 귀를 채우는 가운데, 아직 서늘함을 품고 있는 초봄의 아침 햇살이 낯선 교실에 새어드는 이질적인 정경이 눈을 채웠다. 

한 곡 또 한 곡, 플레이 리스트 속 남은 노래가 줄어갈수록 교실에는 하나 둘 무질서한 움직임이 늘어갔다.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 차오르기만 하는 물처럼 인파가 어느새 내 주변까지 몰려든 무렵, 나는 귀에서 이어폰을 뺐다. 

웅성웅성. 귀에 외국어 보다 알아듣기 불편한 소음이 흘러들었다. 

무관심의 성벽을 높이 쌓아 그 불편함을 애써 무시하려 했건만, 연기같이 흘러든 그것은 조금씩 내 숨통을 조여오기 시작했다. 


“후우...”


눈을 감고 나지막이 한숨을 쉬자 일시적이나마 숨이 트였다. 

나는 천천히 눈을 뜨고서 적어도 향후 1년간은 계속 보게 될 얼굴들을, 같은 시간에 같은 교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공유하게 될 타의적 운명 공동체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슬슬 정해야 하나.’


지난 4년간 그래왔듯이 온전히 혼자 지낼까, 아니면 아무래도 2년 뒤면 수험생이 되는 입장이니 정보교환을 위해서 약간의 교류를 만들어 둘까.

그때 어떤 어른이 들어와 교탁 앞에 섰고, 순간 교실 안의 모든 움직임이 멈추었다. 


“자, 다들 대충 앉아.”


아주 자연스럽게 교탁에 자리를 잡은 어른의 정체를 짐작하며, 아이들은 자기가 고른 자리에 가서 앉았다. 

그리고 당연히 우리의 짐작은 맞았다. 


“안녕. 난 오늘부터 1년 동안 여러분의 담임을 맡게 된 강혜정이라고 합니다.”


새 담임 선생님은 곱슬곱슬 잘잘하게 웨이브 진 긴 갈색 머리를 느슨하게 뒤로 묶으셨고, 하얗게 드러난 이마가 반듯한 미인이셨다. 

총명함이 빛나는 동그란 갈색 눈에 오뚝한 코, 딱 적당한 크기의 도톰한 입술. 선생님의 얼굴은 고전적인 얼굴형에 현대적인 이목구비가 어우러져 묘한 매력을 뿜고 있었다. 

여성스러운 외모와 달리 선생님의 옷차림은 꽤 털털하고 수수했는데, 오히려 그게 순수한 느낌을 더해 선생님의 미모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모두 만나서 반가워요.”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 교편을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앳된 얼굴과 대조적으로, 선생님의 목소리에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 같은 강인함이 묻어났다. 

마치 절대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 있어서, 웬만한 건 다 부드럽게 포용해 주어도 그 선을 넘는 순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편한 1년을 위해서는 그 선이 무엇인지 파악해 둘 필요가 있어 보였다. 


‘어차피 내가 그걸 넘을 일은 없겠지만.’


“자 그럼 일단은 번호 순서대로 앉자. 자기 번호도 외우고, 일석이조지? 그럼 1번, 강...”


만나자마자 키재기를 시키시는 게 번거로웠던지, 담임 선생님은 번호대로 우리를 자리에 앉히셨다. 

덕분에 가나다순에서 뒤쪽에 해당되는 성씨를 가진 난 맨 뒷줄 한가운데에 앉게 되었다.

같은 줄 양옆을 제외하면 한눈에 교실을 볼 수 있는 자리, 그것도 뒤에서 몰래 바라볼 수 있는 자리. 나에게는 최적의 자리였다. 


그렇게 담임 선생님과의 첫 대면이 끝나고, 이어진 1교시도 끝이 나 찾아온 첫 쉬는 시간.

나는 가능한 자연스럽게, 표 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양 옆에는 여자애들. 설령 누군가와 교류를 만든다고 해도 이들은 내 타깃이 아니었고, 당연히 그쪽도 내게 관심이 없어 보였다.

나는 좀 더 먼 곳으로 눈을 돌렸다. 

서로 이미 아는 사이인지 아니면 친화력이 뛰어난 건지, 몇몇은 벌써 삼삼오오 모여 즐겁게 떠들고 있었다. 

나를 포함한 나머지는 고도의 작전 혹은 실수로 둔 바둑알처럼 무리에서 뚝 떨어져 주변 동정을 살피거나 자고 있었다. 


‘첫날이니 딱히 오늘 뭘 할 필요는 없겠지.’


나는 한동안 조용히 지내며 지켜보기로 했다. 



***


“오늘은 여기까지야. 다들 첫날이라 많이 긴장했지?”


긴 듯 짧았던 학교에서의 첫 일정이 담임 선생님의 환한 미소와 함께 끝이 났다. 


“집에 가서 푹 쉬고, 그래도 숙제는 잊지 말고. 내일 보자, 해산!”


‘첫날부터 숙제라. 과연, 고등학교라 이건가.’


나는 재빨리 가방을 챙겨 누구와 말을 섞거나 눈을 마주치는 일 없이 그대로 교실을 빠져나갔다. 

꽤 빨리 나온 편이었음에도 운동장은 이미 짧은 해방감을 만끽하는 아이들로 가득했다.  

나는 닿으면 죽는 게임이라도 하는 것 마냥 이리저리 그들을 피해서 운동장을 빠져나간 후, 버스 정류장을 향해 걸어갔다. 

초행길이라 아침 등교는 버스로 했는데, 올 때 보니 겨우 두 정거장 거리에 길도 단순해서 충분히 걸을만했기에 앞으로는 버스비도 아낄 겸 앞으로는 걸어서 다니기로 했다. 

버스 정류장 근처에 있는 지하도를 통해 제법 큰 사거리 도로를 건너면, 벚꽃나무가 많기로 유명한 옆 동네 아파트 단지가 있다. 

조그만 입구에 들어서서 향이 나는 이름 모를 침엽수가 담장처럼 심어진 샛길을 따라 걷다 보니, 어느덧 키가 큰 아파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차장 보도를 따라 죽 심어진 벚꽃나무의 가지에는 마치 거북손 같은 겨울눈이 제법 올라와 있었다. 

조금 있으면 이렇게 많은 벚꽃나무가 한 번에 꽃을 피워내는 장관을 볼 수 있겠다 싶어 내심 기대가 되었다. 


‘하지만 주차장이어서야 아쉬운걸.’


벚꽃나무 밑에 누워 떨어지는 꽃잎을 바라보는 호사는 아직 머릿속에서나 가능할 모양이었다.

기대와 실망의 아틀리에를 지나자 우리 동네로 이어지는 횡단보도가 나왔다. 

길을 건너면 내가 졸업한 중학교와 초등학교가 차례대로 나오고, 초등학교 바로 옆에 내가 사는 아파트가 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이사 와서 줄곧 살고 있는 집. 8년 동안 나를 태워주었던 엘리베이터는 오늘도 나를 11층으로 옮겨주었다. 

딩-


나는 집 대문 앞에 우두커니 서서 망설였다.

아직 낮이지만 커튼이 드리워진 불 꺼진 집은 분명 어둡고 조용할 것이었다.  

이대로 집에 들어가지 않는 상상, 아주 짤막한 어리광을 피운 후 나는 비밀번호를 눌러 잠금을 해제하고 문 손잡이를 돌렸다.

삐리릭-


‘어..?’


내 예상과 달리 집 안에는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 

순간 당혹감과 거부감이 속을 뒤집어 놓았다. 

강력 본드로 붙여놓은 것처럼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겨우 옮기자 현관에 아무렇게나 벗어둔 신발이 발에 차였다. 

처음 보는 익숙한 사이즈의 신발을 정리하려 몸을 숙인 그때, 신발 사이즈만큼이나 익숙한 목소리가 거실 쪽에서 들려왔다.


“어, 왔어?”


나는 고개만 들어 어느새 현관까지 나온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환한 미소로 나를 맞이하며 농담을 건넸다. 


“여어. 어서 와, 수험생.”


“오랜만이네, 형.”


형은 과학고등학교에 진학해 3년간 기숙사 생활을 했고, 대학생이 된 지금은 학교 근방에서 자취생활을 하고 있어서, 이렇게 집에서 형을 만나는 건 매우 드문 일이었다. 

나는 형 신발과 내 신발을 현관에 가지런히 놓고, 형의 뒤를 따라 거실로 갔다. 

거실 탁자 위에 꾸깃한 과자 봉지 하나가 놓여 있는 걸 보니 그는 방금 막 온 건 아닌 모양이었다.  

형은 소파 팔걸이에 놓인 리모컨을 잡고서 소파에 몸을 뉘었다. 

참을성 없이 계속 바뀌는 텔레비전 채널을 잠시 바라보고 있던 나는 안방 문으로 시선을 옮겼다. 


“한 2시간 전쯤 들어왔을 때 확인했어.”


형은 텔레비전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괜찮아. 가지 않아도.”


아마 나름 나를 챙겨주려 한 말이었겠지만 난 오히려 그 말에 오기가 생겨버렸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닌데.’


나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보란 듯이 안방 문 앞에 가서 섰다. 

그러나 문 손잡이를 잡자마자 감전이라도 된 것처럼 몸이 굳어버렸다. 


“후웁.”


눈을 감고 숨을 크게 들이마시자 겨우 손이 움직였다. 

시간마저 삼켜버린 암울한 어둠. 살짝 열린 문틈으로 어둠 속 정적이 나를 노려보았다.

나는 꼼짝 않고 서서 어차피 입 밖으로 내도 닿지 않을 인사를 속으로 중얼거렸다.


‘다녀왔습니다, 엄마.’


조심스레 문을 닫은 나는 곧바로 뒤로 돌아 부엌과 거실 사이를 빠르게 지나 내 방으로 들어갔다. 


“후우...”


방문이 등에 밀려 닫히고, 목구멍을 타고 올라오던 구역감이 한숨과 함께 서서히 가라앉았다. 

나는 대충 바닥에 가방을 내려놓고 옷을 갈아입은 뒤, 방 바로 앞에 위치한 욕실에 들어가 샤워를 했다. 

쏴아아-

밝은 조명과 깨끗한 물소리, 나 말고는 아무도 없는 폐쇄된 공간이 주는 안정감 속에서 나는 몸의 더러움과 가슴에 응어리진 불안감을 씻어 내렸다. 



***


내가 다 씻고 나오자 형이 기다렸다는 듯이 물었다. 


“게임 한 판?”


거실 테이블에는 어느새 게임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아깐 나보고 수험생이라며?”


“그래서, 공부하려고?”


“아니.”


실없는 농담이 오가고, 우리 둘은 소파에 나란히 앉아 게임을 시작했다. 


“그래, 대한민국 입시생이 된 소감은 어때?”


“별로. 이제 첫날인데. 그리고 아직 2년 남았거든.”


앞서거니 뒤서거니, 손에 땀을 쥐며 게임에 몰두하던 것도 잠시, 형이 다시 말을 걸었다. 


“반 분위기는 어때?”


“글쎄.”


“짝꿍은? 여자?”


“짝꿍이라니, 코흘리개도 아니고. 게다가 한 줄씩 떨어져 앉아서 그런 거 없어.”


“그래서, 어떤데?”


“뭐가?”


“예뻐?”


“난 여자라고 한 적 없는데.”


“그 말은 여자란 거네. 예뻐?”


“관심 없...”


[You win!]


“예-에!”


‘이 인간은 나가서도 게임만 하나?’


여전히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하는 형의 세리머니를 고깝게 쳐다보던 나는 결의에 찬 목소리로 선포했다. 


“한 판 더.”


다시 게임이 이어지고, 난 이 불리한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심리전을 동원하기로 했다. 


“근데 형 머리 스타일 바꿨네.”


“어. 어울려?”


‘그러게. 그쪽이니 어울리지 보통 사람이었으면 거지같이 보였을 텐데.’


연예인들이나 할 법한, 다소 부담스러운 그 파마머리는 귀공자 같은 형의 얼굴형과 이목구비에 잘 어울렸다. 

밝은 갈색 머리와 그윽한 갈색 눈, 하얀 피부. 같은 배에서 나온 형제가 맞나 싶을 정도로 형은 어두 칙칙한 나와는 정반대의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조각 같은 그 옆얼굴을 보고 있자니 괜스레 짜증이 치밀어 올랐지만,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작전에 돌입했다. 


“애인 생겼어?”


“하하, 무슨 애인은.”


“아, 썸?”


“에이. 무슨 썸은...”


“뭐야, 짝사랑?”


“야! 아무리 그래도 날 뭘로 보고.”


“아, 그렇지. 형이 그런 순애보는 아니지.”


“......”


이상하리만치 얌전한 형의 반응, 이것이 뜻하는 바는 단 하나. 


‘이거 봐라? 여자가 있구나?’


그것도 이례적으로 형이 좋아하는 쪽이라니.

나는 하늘이 주신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파고들었다. 


“형.”


“왜.”


“아무리 좋아도 책임지지 못할 짓은 하지 않는 거, 알지?”


형이 진저리 칠 정도로 싫어하는 아빠의 입버릇. 

작전이 통했는지 형은 텔레비전 화면에서 고개를 돌려 나를 째려보았다.   


“야, 너 어째 점점 아빠를 닮아간다?!”


내가 비록 형보다 한 수 아래지만 그렇다고 방심해도 될 정도의 실력은 아니기에, 결과는 단연 나의 승리였다. 


[K.O. You win!]


“예스!”


“호오~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오냐, 이제 죽여주마.”


분명 ‘한 판’으로 시작된 형제의 혈투는 그 후로도 몇 번의 라운드로 이어졌다.

탄성과 웃음, 손쉬운 승리와 눈물의 역전이 이어지던 와중에 형이 문득 말을 꺼냈다. 


“그런데 솔아.”


“응?”


“조금은 사귀어라, 친구.”


안 그래도 고민하고 있던 차에 형이 이런 말을 하다니. 뭔가 계시같이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형이 말하는 ‘친구’와 내가 염두에 두고 있는 ‘그것’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왜? 수험생이라며. 공부에 매진해야 하지 않아? 정보교환을 위한 관계는 고려 중이지만.”


“아니, 그런 거 말고. 진짜 친구.”


“진짜 친구는 또 뭐야.”


“내가 뭔 말을 하는지 알잖아. 대충 넘기려고 하지 마.”


피식 웃으며 모른 척 넘어가려는 나를 형은 놔줄 생각이 없는 듯했다. 

그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때 친구는 좀 달라, 솔아.”


나는 형을 마주 보며 무미건조하게 말했다. 


“어차피 졸업하면 멀어질 거잖아? 형은 아직도 연락하는 고등학교 때 친구 있어?”


“몇 명 있지.”


“그 친구들이랑 평생 함께할 거 같아?”


“글쎄. 개중에는 멀어지는 녀석도 있겠지.”


‘그렇지.’ 


어차피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건 그때그때 필요에 의한 것. 영원히 지속될 리가 없다.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 관계는 그저 순간의 위로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건 필요 없다. 특히 나에겐. 


‘어차피 이제 오래 남지도 않았으니까.’ 


그래. 이런 놀음도 성인이 될 때까지,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 있을 때까지 만이다. 

그 이후. 아직 구체적인 계획 없이 추상적인 결말뿐이지만,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절로 웃음이 지어진다. 


“하지만 그 녀석들도 특별한 추억으로 영원히 남을 거야.”


대뜸 이어진 형의 말에 나는 웃음기를 지우고 형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날 똑바로 응시하고 있는 형의 눈을 피하지 않으려 애썼다. 

일종의 오기였다. 


“함께했던 그 시간은 어디 가지 않아.”


늘 그랬다, 이 사람은. 

책을 많이 읽어서 아는 게 많아서 그런가. 아니면 원체 나기를 똑똑하게 태어나서 그런가. 

장난인 듯하면서도 정곡을 찌를 때가 많았다. 

정말 싫은 일이다. 


알고 있다. 왜 형이 이런 말을 하는지. 


- 영원히 돌아오지 않았을 텐데.


형은 알고 있는 거다. 그때 내가 무얼 하려고 했는지. 


‘더 이상 알아차리게 하면 안 돼.’ 


“알았어.”


나는 그동안 갈고닦은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형은 그걸 가만히 보고 있더니, 이내 미소로 화답하며 화제를 바꾸었다. 


“배 안 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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