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utis Jan 05. 2025

새 노트를 펼치다

첫 장을 펼칩니다.

아직 새 거라 그런지 뻣뻣하네요. 일단 꾹꾹 눌러 길을 들여 봅니다.

방금 내린 눈처럼 새하얀 종이. 뭐부터 쓸까요.


현재 저는 저보다 어른이신 분들께는 아직도 갈 길 창창한 젊은이인 동시에, 저보다 어린 친구들에게는 미지의 고대 생물인 애매한 나이라, 쓴들 번데기 앞의 주름과 안물안궁 쌉소리 사이 어디쯤이겠구나 싶습니다.

그래도 그냥 편안하게, 얼굴 보면서 하면 부끄러워서 못할 소리를 끄적여볼까 합니다. 누구에게 감명을 준다거나 그런 거창한 아니겠지만, 그냥 소소히.. 길을 걷다 눈에 낙엽을 주워서 속에 꽂아두는 것처럼, 그렇게 떠오르는 생각을 남겨두려 합니다. 아름답지도 않고 잘 다듬어지지도 못한 날 것 그대로의 생각을요.

연재요일은 일단 일요일로 해두었지만, 아마 되는 대로 올리지 싶습니다.


어디로 가는지도 잘 모르면서 마음만 바쁜 걸음을 잠시 멈추고, 늘 놓치던 평범한 광경을 응시하면서 제 마음에 여유를 주려 합니다.

줄곧 잊지 못하면서 똑바로 마주하지도 못했던 지난날의 과오를 돌아보며, 제가 그려온 궤적을 가늠하려 합니다.

그렇게 다시 힘을 얻고, 방향을 조정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끔. 그러기 위한 시간낭비를 저에게 허락하려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비록 예쁜 꽃잎이나 낙엽은 못 되어도, 아주 잠깐이라도 당신에게 감촉을 남길 수 있는 무언가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역시 첫마디는 "이 글이 당신에게 닿아서 감사합니다."라고 적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