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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 시안 Sep 13. 2023

재미있는 성격의 일본 의사선생님

ep77

살다 보면 반드시 신세를 지는 곳이 있다.

병원

한국에서는 한의원을 즐겨 찾았는데, 세계적으로 이렇게 싼 가격에 높은 의료기술을 펼쳐주는 한의원을 이용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을 것이다.


일본에서 영화 촬영 중 어깨를 탈골한 적이 있다.

한국의 경험을 생각해 한의원과 비슷한 침, 교정원에 장기간 다닌 적이 있는데 비싸기만 하고 거의 효과가 없었고 테이핑의 부작용으로 어깨의 피부가 다 벗겨지는 등 매우 안 좋은 기억만 있다.

그럴 것이 일본에서는 한의학과가 없기 때문에 침은 반년~일년 정도 기술을 수료하면 침교정사로 활동할 수가 있기 때문에 한국과는 사정이 다소 차이가 있다.

후에 거주지역의 보험과에서 전화가 왔는데, 그 교정원이 필자가 매일 통원한 것으로 부정청구를 했다는 내용으로, 실제로 매일 다닌 것인지 확인을 했다.

필자는 주 2회 정도 다녔음을 알렸고 영수증을 제출해서 보험과의 업무에 협조했다.


그러나, 일본의 의원들은 우수한 의사들이 많다.

일본에서는 한국처럼 환자가 바로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선은 의원에서 진찰을 받고 추천서를 받아야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특히 개성적인 의사 선생님들이 많은데


1> 친할아버지 같은 의사

여러 병원을 떠돌아다니다 필자에게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의원을 알게 되었고 그곳에 상습적으로 다니게 되었다.

그런데 그 의원의 선생님은 입이 상당히 거칠고(?) 외국인을 좋아했다.

우선 진찰 시의 전형적인 흐름은


환자의 증상확인->일본의료의 문제점에 대해 토로-> 필자의 개인생활을 취조->본인의 의학기술의 우수함을 선전->가격이 싼 약과 성능이 좋으나 비싼 약을 필자에게 결정시킴.


처음에는 좀 이상한 의사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병원에서 전혀 고치지 못하는 증상도 한 번에 치료해 주었고 이후에도 수차례 신세를 졌다.

병원은 항상 환자들로 넘쳤다고 예약을 하지 않으면 당일 진료를 못 받을 정도였는데 필자는 주치의처럼 신세를 졌지만 코로나 이후로 의사활동 은퇴를 하고 말았다…..


2> 잔소리가 심한 의사

코로나 시기에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귀 안이 비정상적으로 가려운 일이 생겼다는 것이다.

지금도 완전히 낫지는 않았는데, 2022년 경에 문제가 매우 심각해 귀가 붓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

전문 이비인후과 몇 곳을 들렀다가 친절하게 시술을 잘해주는 병원을 찾았는데 이곳의 선생님도 상당히 개성적인(?) 분이었다.  

이곳은 한방약 처방을 같이 도입한 곳으로 성악 가수가 자주 찾는 곳으로도 신뢰감을 느꼈지만 첫 방문부터 필자에게 엄청나게 잔소리를 했다.

옷을 너무 얇게 입고 다닌다는지, 귀가 가려워도 손을 데면 안 된다든지 등 첫 진료에서 진료의자에서 30분 정도 잔소리(?)를 들었다.

사실 선생님이 너무 까다로운 것 같아서 다니는 것을 그만둘까 생각하다가 2번째 진료에서 귀에서 서걱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현상을 단번에 해결해 주는 것을 보고 신뢰를 하기 시작했다.


3개월 이상을 매주 들렀는데, 조금 좋아졌다고 생각했던 시기에.

갑자기 귀의 한쪽이 거의 들리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그것도 라이브 며칠 전에.

주말이라 다른 병원에 갈 수도 없었고 불편한 채로 이틀을 참았다가 월요일 아침에 첫 진료로  병원을 찾았고 선생님에게 이렇게 말했다.

오늘 무조건 귀가 들리게 해 주세요!!!!!!!!!

선생님은 상당히 불안한 표정으로 증상을 설명했고 의사에게 압력을 넣지 말라고 말하면서도 수술을 하면 아마 별 문제가 없을 거라고 필자에게 선택권을 넘겼다.

고막에 염증이 생겨 물이 찼는데, 만일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한 달은 활동중지 수준이라 필자는 일단 수술을 하자고 했고 아침부터 긴급수술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수술이 끝나고 10분 뒤.

바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며칠 뒤 공연도 무사히 할 수 있었다!


이후 이 선생님을 완전히 신뢰하고 처방하는 방식은 전부 받아들였는데, 매번 익숙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약을 처방하기 전에 몇 가지 약을 그 자리에서 시음시키는데, 가루약을 직접(?) 먹여 준다는 것이다.

입 벌리세요 앙~

?????…..!  어린이도 아닌데 좀 과잉친절이라고 생각했지만 선생님의 말씀은 잘 듣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느낀 것은 일본 의사분들은 한국에 비해 상당히 편하게 이야기하고 재미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또한 소규모의 개인의원에서도 경험이 많고 상당한 기술을 지닌 분들이 많아 규모와 상관없이 안심할 수가 있고 본인들을 ‘엘리트’라고 생각하며 고압적인 느낌의 의사는 아직까지 만나 본 적이 없다.


코로나 시기에 의사분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문제가 생기면 바로 병원에서 도움을 받아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유튜브로도 콘텐츠 갱신중입니다.


음악과 영상으로 살아있음을.

Power Voice Narration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pSfA6jBB1VS4OH2vDfPOH_fr727bDO_D&si=itIb78Vls3VgMlcv

음악과 생활과 여행

Life is yours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pSfA6jBB1VSWtxhd9fF5CY9idLayrWmw&si=uj1hN1bfnnKFmahM

매주 한 주의 일들을 편집없이 이야기(일본어)

One More Talk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Vb4CmXtUTguC7mwQNtOaooX-0epiHfGl&si=4oOvQQTIUmTdIgU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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