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Climate Tech)의 정의와 특징
기후테크(Climate Tech)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거나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춘 기술을 말한다. 기후테크는 크게 세 가지 부문으로 나뉜다. 첫째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직접 감축하거나 제거하는 기술이고, 둘째는 기후변화의 영향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술이며, 셋째는 기후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높여주는 기술이다.
[기후테크 카테고리]
모빌리티 및 운송: 육상, 항공, 해상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
에너지: 신재생 에너지, 대체 연료, 에너지 저장, 에너지 효율 제고 등
식량, 농업 및 토지 이용: 저탄소 농업, 대체 단백질, 식품 공급망 효율화 등
산업, 제조 및 자원관리: 저탄소 산업공정 및 자원 재활용
건축 환경: 건물 에너지 효율, 스마트 관리, 모듈러 건축 기술 등
금융 서비스: 기후 리스크 관리, 녹색 금융 상품 개발 등
온실가스 포집, 제거 및 저장 기술
기후변화 관리 및 보고: 기후 데이터 수집, 탄소발자국 관리 등
기후테크 투자는 2013년 이후 급격히 증가해 2021년 상반기에는 6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0% 이상 성장한 수치다. 투자를 주도한 분야는 모빌리티 및 운송으로 전체의 60%를 차지했으며, 식량·농업(12.5%), 에너지(8.2%), 산업·제조(9%) 등이 뒤를 이었다.
기후테크 시장은 빠르게 성숙해가고 있지만 여전히 초기 단계다. 유니콘 기업 수는 78개에 불과하며, 대부분은 모빌리티 및 운송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기후 솔루션 개발에 투자할 때는 상업성과 함께 온실가스 감축 잠재력을 균형있게 고려해야 한다.
전통적 산업 수직계열과 수평계열 조합
기후테크는 전통적인 6대 산업 수직계열(모빌리티 및 운송, 에너지, 식량·농업·토지 이용, 산업·제조·자원관리, 건축 환경, 금융 서비스)과 2대 수평계열(온실가스 포집·제거·저장, 기후변화 관리·보고)로 구성된다. 각 도전 분야는 다시 구체적인 넷제로 과제로 세분화된다. 예컨대 모빌리티 및 운송 분야에는 저탄소 도로·항공·해운, 전기차와 고효율 내연기관차, 마이크로 모빌리티, 효율적 교통 시스템, 배터리·연료전지 기술 등이 포함된다. 재생에너지, 원자력, 송배전망, 폐열 활용, 대체 연료, 에너지 저장 기술 등은 에너지 분야의 주요 레버다.
3,000개 넘는 기후테크 스타트업
2013년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전 세계 3,000여개 기후테크 스타트업이 890억 달러(약 106조원) 이상을 투자받았다. 연평균 68%씩 급성장해 온 셈이다. 특히 2021년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比 210% 늘어난 600억 달러 이상이 쏟아졌다. 전체 VC 투자의 14%를 차지할 만큼 존재감이 커졌다.
모빌리티 및 운송 분야가 전체 투자의 61%를 끌어모았고, 식량·농업(11%), 에너지(8%), 산업·제조(9%) 등이 뒤를 이었다. 전기차와 배터리, 마이크로모빌리티 기업들에 거액이 투입됐다. 유니콘 기업은 43개에 달했다. 하지만 투자 대부분은 기술 성숙도가 높은 분야에 쏠려있었다.
거대 펀드들의 출현
브룩필드의 75억달러 규모 탄소중립 펀드, TPG의 54억달러 Rise Climate 펀드 등 기후테크에 특화된 거대 펀드들이 잇따라 조성되고 있다. 기후 솔루션을 신속히 개발하고 보급하기 위해 40개국 이상의 정상들이 '글래스고 돌파구(Glasgow Breakthrough)' 이니셔티브를 출범시킨 것도 고무적이다. 다만 투자자들이 대담하게 행동하려면 정부의 명확한 정책 방향과 조기 기술 위험 완화 조치가 뒷받침돼야 한다.
기후테크 자금조달의 과제
실제 2023년 같은 기간 시드 투자와 거래는 각각 23%, 34% 증가했으며 파일럿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스타트업의 미래 공급업체 또는 선두 고객처 등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반면 시리즈 C 단계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40%, 성장 단계 투자도 6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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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기후 관련 인재 풀이 얕다. 특히 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창의적 해법을 제시할 창업자가 부족하다. 게다가 기후 솔루션은 여러 산업과 기술이 교차하는 학제적 성격을 띄고 있어 바이오테크처럼 단일한 인재 공급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기후 임팩트를 고려한 자본 배분
기후 완화 기술로 투자된 자금의 61%가 전체 배출량의 16%를 차지하는 모빌리티 및 운송에 쏠렸다. 반면 배출량의 21%를 차지하는 건축환경은 투자의 4%만 받았다. 심층 분석 결과, 2050년까지 누적 감축 잠재량 기준 상위 5개 기술(태양광, 풍력, 식품 폐기물, 녹색수소, 대체식품)이 전체의 81%를 차지했지만 이들이 받은 투자는 25%에 그쳤다. 감축 잠재력이 높은 기술에 충분한 자금이 투입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기후테크에 대한 새로운 투자 관점
기후테크 시장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패러다임 전환도 요구된다.많은 VC들이 투자 심사에 온실가스 감축량을 핵심 지표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환경임팩트를 중시하는 LP 요구사항이나 지속가능금융 공시 규제 등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단순한 컴플라이언스 차원을 넘어 사업 성공의 잣대로 삼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력이 기업가치 평가의 주요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 획기적 기후 혁신을 위해서는 시드와 시리즈A 단계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저탄소 시멘트, 저탄소 철강처럼 감축이 어려운 분야나 탄소 포집·제거 기술 같은 필수 솔루션에 투자가 시급하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열풍에 편승한 그린워싱에도 경계심을 늦춰선 안된다. 상업성 못지않게 환경 임팩트를 균형있게 고려해야 한다. 선진국의 혁신 경험을 개도국과 공유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기후변화 완화에 97%의 자금이 투입된 반면, 적응에는 고작 1%만 배분됐다. 기후변화 악영향을 고스란히 떠안게 될 취약 계층과 국가를 배려하는 공정한 전환(Just Transition) 관점도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돼야 한다. 기후변화는 복합적이고 상호 연계된 문제인 만큼 통합적 시각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기후테크 투자의 미래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McKinsey)는 2030년까지 기후테크 시장이 9조달러(약 1경 20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경영 컨설팅기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2050년까지 기후테크 글로벌 시장규모가 최대 60조달러(약 7경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지속가능성 매체 카나리 미디어(Canary Media)는 “2023년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공급망 차질 등으로 많은 기후테크 스타트업이 비용 절감과 긴축 경영에 들어갔지만, 하반기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2024년에는 새로운 투자가 많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막대한 기후 자금이 투입되고 있지만 진정한 넷제로 달성을 위해선 인내심 있는 자본이 더 많이 필요하다. 특히 기술 성숙도가 낮은 분야일수록 높은 위험 감수가 요구된다. 정부와 투자자 간 긴밀한 공조 하에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투자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기후 위기 대응은 인터넷 혁명에 버금가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한다. 구글, 아마존 같은 거대 기업들이 기후테크에서 배출될 것이다. 주류 VC들이 기후변화의 시급성을 깨닫고 과감하게 뛰어들 때다. 투자의 시간적 지평을 넓히고 기후 혁신가들을 육성해야 한다. 기후 솔루션의 잠재력을 꽃피우는 길은 쉽지 않겠지만, 그 여정에 함께하는 투자자라면 기후 위기 해결과 지속가능한 번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