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소사 절 집 마당엔
울지 않는 종이 있습니다.
크지도 그리 작지도 않지만
천년을 묵은 보물입니다.
따로 전각 한 채를 독채로 차지하고 사는데
창살 두른 집은 감옥처럼도 보입니다.
스님의 말로는
땅 속에 묻혀 지내던 것을
어느 농부가 우연히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무슨 사연인지
아무리 두드려도 묵묵부답이었답니다.
몸에 새겨진 글귀가 남아 있어
지금은 사라진 청림사의 종으로
고려 말에 제작된 걸 겨우 알았다지요.
소문을 듣고 근동의 절마다 탐을 냈다는데
내소사로 갈 거냐는 물음에
비로소 소리를 내었다고 합니다.
귀한 물건이라 나라에서 보물로 지정했습니다.
그 후로 종은 스스로 울지도 않고
감히 울리려는 이도 없어
다시 벙어리로 지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