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두둑하면 산소는 줄어든다?
상상해 보세요.
퇴근 후 느긋하게 마트에 갑니다.
어느 날 마트에서 세일을 하고 있네요. 득템할 좋은 기회입니다.
오늘은 이 제품을 할인하고 있군요.
"신선한 공기 한 캔: 10,000원."
이 말이 터무니없는 말처럼 들리신다고요?
이미 우리는 깨끗한 물을 돈 주고 사며, 오염된 공기를 피하기 위해 공기청정기와 마스크를 구입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콜롬비아의 한 청년은 메데인 지역의 맑은 공기를 병에 담아 판매하여 하루 매출 약 200만 원을 달성한 사례도 있습니다. 그는 '메데인 에어(Medellin Air)'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관광객들에게 공기를 판매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해외 사례일뿐이라고요?
2017년, 경남 하동군은 지리산 해발 700~800m 지역의 공기를 특수 설비로 포집하여 '지리 에어(JIRI AIR)'라는 이름으로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8리터 용량의 이 공기 캔은 약 160회 정도 흡입할 수 있으며, 소비자가격은 1만5천 원으로 책정되었습니다. 이는 국내 지자체가 공기를 상품화한 첫 사례로 주목받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경제 성장이라는 이름 아래 선택한 결과입니다.
우리의 방식은 단순합니다. 더 많이 벌고, 더 많이 쓰고, 더 많이 버립니다. 경제는 이렇게 굴러가죠.
그러나 이 과정에서 우리는 점점 더 많은 것을 잃고 있습니다.
강이 말라가고, 공기는 뿌옇게 흐려지며, 토양은 쓸모를 잃어갑니다.
그리고 곧, 깨끗한 공기와 물조차 소수가 돈으로 사야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 될지도 모릅니다.
경제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누가 들어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돈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혈액과 같습니다.
공장이 생기고, 사람들이 일자리를 얻고, 월급을 받아 소비하며 사회가 돌아가죠.
하지만 우리는 이런 대사를 영화 속에서나 들어봤을지도 모릅니다.
"우리 지역이 경제 발전을 위해 공장을 세워야 합니다. 미래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이 논리는 익숙합니다. 그렇지만 이면에 숨겨진 진실은 어떨까요?
이 "불가피한 선택"의 결과로 깨끗하던 공기가 뿌옇게 변하고, 강물이 검게 오염되는 순간, 경제 성장의 가치는 얼마나 남아 있을까요?
호주 산불, 중국의 스모그, 인도 델리의 대기 오염 같은 사례는 경제와 환경이 충돌할 때의 위험성을 생생히 보여줍니다.
결국, 지금 우리의 경제 성장이 미래를 갉아먹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환경을 망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시간은 유한합니다.
지속 가능한 경제는 환경이라는 기반 위에서만 가능합니다.
2019년 호주 산불은 단순한 자연 재해가 아니었습니다.
산불로 인해 관광업은 큰 타격을 받았고, 농업은 무너졌으며, 수백만 마리의 동물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경제적 손실은 수십억 달러에 달했지만, 돈으로 회복되지 않은 것은 더 많았습니다.
더 큰 문제는 기후 변화가 앞으로 이런 재앙을 더 자주, 더 극단적으로 만들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폭염, 홍수, 가뭄이 더 자주 찾아오면서 농작물 수확량은 줄고, 물 부족은 심화되며, 질병과 공기 오염은 의료비 상승과 생산성 하락을 초래할 것입니다.
결국, 경제와 환경은 하나의 동전처럼 연결되어 있습니다.
환경이 무너지면 경제도 무너진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경제와 환경은 과연 같은 길을 갈 수 없는 걸까요?
이제 이 질문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가?”에서 “어떻게 하면 둘 다 포기하지 않을 수 있을까?”로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극단이 아니라 균형일지 모릅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이미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기름과 석탄이 세상을 움직이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바람과 태양이 새로운 동력을 제공합니다. 재생 가능 에너지는 단지 환경을 위한 선택이 아닙니다. 그것은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덴마크를 보세요. 이 나라는 풍력 에너지로 전력의 절반 이상을 공급합니다.
바람이 돌리는 터빈은 단지 전기를 만들어낼 뿐 아니라,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적 이익도 가져옵니다.
덴마크의 바람은 그저 자연 현상이 아니라, 경제와 환경이 공존할 수 있다는 생생한 증거입니다.
혁신이란 단어는 더 이상 과장이 아닙니다. 기술은 환경 문제를 경제 성장의 발판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전기차와 수소차 같은 친환경 교통 수단은 단지 배출가스를 줄이는 도구가 아닙니다.
그것은 새로운 산업, 새로운 일자리, 새로운 시장의 문을 열고 있습니다.
스마트 팩토리 또한 같은 원리를 따릅니다.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생산 방식은 단지 비용 절감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그것은 경제적 가치와 환경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며,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는 방식입니다.
혁신은 불가능해 보이던 공존의 길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탄소 배출을 줄이는 정책은 그 자체로 강력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탄소세와 탄소 배출권 거래제는 단순히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기업이 친환경 기술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강력한 경제적 인센티브입니다.
유럽연합의 사례를 보세요. 탄소 배출권 거래제를 통해 약 35%의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도,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녹색 산업을 육성했습니다. 단순히 환경을 보호한 것만이 아니라, 경제적 기회를 창출한 것입니다.
이 과정은 경제와 환경이 어떻게 협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환경과 경제는 서로 충돌하는 운명이 아닙니다. 그것은 균형을 찾아야만 하는 필연적 관계입니다.
과거처럼 경제 성장만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경제와 환경이 함께 걸어야 하는 길 위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개인의 선택입니다. 정부와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우리가 매일 하는 선택이 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더 적게 소비하고, 더 오래 쓰고, 더 많이 공유하는 작은 변화들이 쌓여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일회용 플라스틱 대신 재사용 가능한 제품을 선택하며, 에너지를 절약하는 우리의 행동은 단지 환경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재정의하는 일입니다.
변화는 거창한 정책이나 기술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작은 선택에서 시작됩니다.
알고 있습니다. 이미 수없이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대중교통 이용하기, 일회용품 줄이기, 소비 줄이기.
그렇지만 실천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많은 해결책도 무의미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 행동을 꾸준히 지속할 의지를 가지는 것입니다.
물건 하나를 덜 사고, 가까운 거리라면 걸어가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일.
그것이 당장은 눈에 띄지 않을지라도, 결국은 세상을 바꿀 씨앗이 됩니다.
돈 벌어서 공기 사 마시는 시대”는 결코 허황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지금 내리는 선택에 따라 현실이 될 수도, 막을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오늘 우리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이 벌고, 더 많이 쓰며 공기를 사야 하는 미래를 향할 것인지, 아니면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소비와 삶의 방식을 돌아보며 더 나은 길을 걸어갈 것인지.
깨끗한 공기를 돈 없이 누릴 수 있는 우리의 아들, 딸들의 미래. 그것은 이상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오늘 내리는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