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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돈의 신 07화

7. 경제적 자유를 위한 첫번째 노력

첫번째 현실 인식

by 한자루




가끔 이런 상상을 해본다.

“만약 매달 일정한 수입이 자동으로 들어온다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지루할 땐 해외 여행을 훌쩍 떠나고, 배가 고프면 맛집을 찾아가며, 아플 때는 돈 걱정 없이 병원을 방문하는 삶.

누구에게나 매력적으로 보이는 ‘경제적 자유’란 아마 이런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매달 통장에 자동으로 돈이 들어오는 삶이 아니라, 매달 통장에서 자동으로 돈이 빠져나가는 삶에 더 가깝다.

아침마다 출근 시간을 알리는 알람 소리에 억지로 눈을 뜨고, 지옥철에 몸을 실으며, 도착한 사무실에서는 쌓여 있는 업무와 상사의 잔소리를 마주한다.
점심시간을 잠깐의 휴식이라 여기지만, 식사를 마치기도 전에 "이따 뭐 좀 해줄 수 있어?"라는 말이 날아온다.

시간이 지나 겨우 퇴근해도, 마음 편히 쉴 수 없다.
밀린 공과금, 카드값, 대출 이자에 시달리며 한 달이 지나기 전에 이미 월급의 대부분이 사라진다.

어떤 날은 피곤해서 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싶지만, 배달비까지 더해진 가격을 보고 결국 라면을 끓인다.
"다음 달엔 좀 더 아껴야지" 다짐하지만, 예상치 못한 병원비나 경조사비가 생기면 또 다시 허리가 휜다.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돈을 불리고 싶어도, "지금이라도 뛰어들어야 하나?" 고민하는 사이 시장은 이미 요동친다.

그러다 문득 생각한다.
"나는 언제쯤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을까?"
현실은 언제나 버겁고, 경제적 자유라는 단어는 마치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뿐이다.

그렇다. 현실에서 경제적 자유는 일부에게만 허락된 특권이다.

그렇다고 해서 “애초에 내겐 불가능해” 하고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 마음 한구석에는 언제나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는 열망이 꿈틀대고 있으니까 말이다.


나 역시 경제적 자유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오히려 이 글을 쓰면서도 비어가는 월급 통장과 카드 대금에 식은 땀을 흘리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경제적 자유를 향해 제대로 가고 있는걸까?’

아마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라, 현실적인 시각에서 경제적 자유를 위해 필요한 요소를 짚어보고 싶었다.

현실을 인식하는 것, 투자를 실천하는 것, 소비를 통제하는 것, 그리고 인내와 지속성이 그것이다.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것은 누구에게나 자유다.

하지만 중요한 건, 내가 현재 어디에 서 있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다.

우리는 노력하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어왔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하기만 하다.

고소득 직업을 가진다고 해서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고, 좋은 직장을 다닌다고 평생 안정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오히려 높은 생활비와 사회적 압박 속에서 돈을 모으기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니 막연히 ‘언젠가는 돈이 많아지겠지’라고 기대하는 대신, 지금 내 상황을 솔직하게 분석해야 한다.

나는 현재 얼마를 벌고, 얼마를 쓰며, 얼마나 저축하고 있는가?

이 질문을 피하지 않는 것이 경제적 자유를 향한 첫걸음임에 분명하다.


경제적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왜 돈을 벌려고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다.

단순히 ‘부자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욕심만 앞세우다 보면, 목표가 구체적이지 않아 금세 좌충우돌하게 된다. 심해지면 무리한 투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많은 투자 전문가들은 “돈 그 자체가 목표가 될 경우, 욕심이 한도 끝도 없이 커진다”고 지적한다.

가치 투자로 유명한 워렌 버핏조차도 “자신이 돈을 원하는 궁극적 이유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잃어버리기 쉽다”고 말해왔다.


어떤 사람은 더 나은 주거 환경을 얻기 위해 돈을 벌고 싶어 할 수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여행을 가고 문화생활을 즐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돈이 필요할 수 있다.

또 누군가는 자신의 사업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종잣돈을 모으려 할 수도 있다.

이렇게 각자의 목적이 분명해지면, 투자 방향과 지출 습관, 저축 비율 등 다양한 재무적 선택에서 흔들림이 줄어든다.

예컨대 “1년 뒤에 해외 어학연수를 떠나기 위해 2천만 원을 모으겠다.”고 목표를 세운 사람은, 어설픈 ‘묻지 마 투자’보다 안정적인 적금과 일부 적절한 투자 상품을 활용해 꼼꼼히 자금을 쌓아갈 가능성이 훨씬 높다.


그러나 목적 의식이 부족하거나, 단순히 “더 많이 벌어야 돼!”라는 생각에 빠져 있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출 통제가 되지 않는 상태에서 순간적인 투자 정보에 혹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거나, ‘로또성’ 코인에 큰돈을 걸었다가 실패해 빚더미에 오르기 십상이다.

국내외 투자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자신의 재무 목표와 한계를 모른 채,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에 덥석 뛰어드는 모습”이라고 지적한다. 경제TV 등 각종 매체에서는 매년 비슷한 실패 사례를 반복해서 다루고 있는데, 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해결책은 아이러니하게도 “욕심을 내려놓고 자기만의 한계를 정하라”는 것이다.

이처럼 자기 통제와 가치관의 확립이 없으면, 재테크 정보가 아무리 많고 좋아도 올바른 선택을 하기 어렵다. 주변에서 “이번 투자로 대박이 날 거야!”라는 말이 쏟아져도, 결국 “내가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이 선택이 내 인생 전체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를 판단할 사람은 자기 자신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내적 기준이 없다면, 남들의 기대나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과도한 빚을 지거나, 원금 손실을 감수할 준비도 없이 위험한 상품에 뛰어들어버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자기 통제와 분명한 현실인식’을 돈의 흐름을 잡아주는 ‘방향키’로 비유한다.

재무 상담가들은 상담 초기 단계에서 “당신에게 ‘부’는 어떤 의미입니까?”라는 질문을 꼭 던진다.

이에 대해 상담받는 사람이 깊이 고민하고 대답을 내놓을 때, 본인이 원하는 인생의 그림이 좀 더 선명해지고, 재무 설계 역시 방향성을 찾게 된다.

그리고 그 방향이 잡히면, 이후 어느 시점에 투자를 멈추고 수익을 실현해야 할지, 저축과 소비 비율을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 등에 대해서도 훨씬 명확한 기준이 생긴다.

‘내가 왜 돈을 버는지, 어느 정도가 내게 충분한지, 그리고 어떤 삶을 꿈꾸는지’에 대한 질문에 스스로 답을 구하는 것이 경제적 자유의 첫걸음이 된다.

이것을 단단히 세워두면, 이후 삶의 여러 선택인 노동, 투자, 지출에서 흔들리지 않는 기준이 되어준다.

이런 자기 통제와 가치관이 없다면,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거나, 더 나아가 빚더미에 앉는 불행한 결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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