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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대디 Mar 07. 2022

어쩌자고 셀프 인테리어

육아대디의 난생처음 셀프인테리어 #1 프롤로그

결혼 5년이 지나고 마련한 나의 첫 집.
어렵게 마련한 내 집이다 보니 아내와 아들을 위해 내 힘으로 예쁜 집을 만들어보겠다는 마음이 컸다. 인테리어라곤 모델하우스 인테리어 구경해 본 게 다인 초보 중에 초보인 내가 두 달에 가까운 기간 동안 진행한 셀프 인테리어는 마흔 살이 넘은 나에게 새로운 삶의 재미를 주었다. 맨땅에 헤딩하며 난생처음 도전한 셀프 인테리어 이야기가 '셀린이'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조금 긴 프롤로그를 시작해 볼까 한다.



모던함과 빈티지함이 공존하는 거실. 아이의 웃음은 덤.



인테리어 시장은 소득 수준 증가와 함께 꾸준하게 성장해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거주하는 시간들이 늘어나면서 그 관심은 더 커졌다. 결혼하고 5년 차에 내 명의로 된 집을 처음 계약하면서, 그동안 남의 집에 살면서 하지 못했던 인테리어를 제대로 한번 해보리라 다짐하게 되었다.


내가 셀프 인테리어를 선택한 이유는 비용을 절감한다기보다 완성도를 높여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턴키(turn key) 인테리어를 진행하는 비용으로 마감재 스펙을 더 높여 인테리어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인테리어 쪽에 아예 경험이 없다 보니 어떤 것부터 해야 될지 감이 전혀 오지 않았다. 몇 달간 유튜브, 구글링, 서적 등을 뒤져가며 공부했고, 지금은 완성된 집에 입주해 매일 예쁜 집에서 꿈같은 시간들을 보내며 살고 있다.


셀프 인테리어를 하면서 누가 옆에서 좀 알려줬으면 좋았을 텐데 했던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내가 맨땅에 헤딩하며 겪었던 노하우와 시행착오들은 셀프 인테리어를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좋은 예방약이 될 것이다. 이미 경험한 사람의 노하우와 조언이 있다면 그만큼 비용도 절감할 수 있고, 만족도도 높은 셀프 인테리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글을 적어본다.


우드톤이 따스한 인상을 주는 현관




셀프 인테리어 하기로 마음먹은 이유




내 집 마련했을 때가 2021년 하반기였다. 대출 규제로 인해 인테리어 예산이 생각했던 것보다 부족한 상황에서 30년 가까이 된 구축 아파트 올 공사를 앞두고 예산의 압박이 꽤 컸다. 턴키 인테리어 비용 중 1,000 ~ 1,500만 원 정도는 인테리어 회사의 인건비 및 수수료 비용이라고 하니, 1 ~ 200백만 원이 아쉬운 마당에 최대한 예산 안에서 세이브해보자는 마음으로 셀프 인테리어를 결심하게 되었다.


인테리어의 종류에는 턴키, 반셀프(직영), 셀프 이렇게 3가지 종류가 있다. 턴키(turn key) 방식은 열쇠를 돌리면 모든 설비가 가동되는 상태로 인도한다는 뜻으로, 인테리어 업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책임지고 작업을 하는 것을 말한다. 쉽고 편한 대신에 셀프에 비해 비용적인 측면이 올라간다. 반면 셀프 방식은 모든 시공 과정들을 내가 직접 한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철거, 목공, 전기 등 모든 것을 내가 직접 한다고 생각하면 비용을 아낄 순 있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고 무엇보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반셀프(직영) 방식은 내가 인테리어를 주도하고 감리하지만, 세부적인 작업은 숙련된 작업자들에게 의뢰하는 방식이다. 나는 이 반셀프(직영) 방식을 선택해 인테리어를 진행했다. 반셀프 인테리어와 셀프 인테리어가 통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후로는 반셀프(직영) 인테리어를 셀프 인테리어라는 용어로 사용하도록 하겠다.


나는 처음부터 턴키를 고려하지 않아 턴키와 셀프 인테리어 총비용을 비교해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작업하러 들어오신 사장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보통 인테리어 업체가 총공사비의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30% 정도까지도 이윤을 남긴다고 한다. 내가 셀프 인테리어를 진행하면서 약 7천만 원의 비용이 들었는데, 만약 우리 집을 턴키로 인테리어 했다면 1억 가까이는 들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사실 턴키 비용에는 향후 1 ~ 2년 동안 하자가 발생했을 때 보수해 줄 수 있는 하자 보수 비용까지 포함되어 있어서 셀프 인테리어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


턴키로 해서 대부분은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나겠지만, 비싼 돈을 지불하고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아 속상하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이 턴키 업체에서 저렴하게 견적을 내고 시작했다가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이 생길 때마다 금액을 올리거나, 요구사항이 잘 전달되지 않는 문제로 만족도가 떨어지는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꼭 하고 싶은 인테리어 포인트를 요구하면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된다는 업체 때문에 속앓이를 했다는 사람도 많이 봤다. 내가 셀프 인테리어를 하게 된 것도 내 마음대로 내 취향껏 집을 꾸며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지금에서야 하는 이야기지만 내가 턴키로 인테리어를 진행했다면 업체와 하루 이틀 싸우지 않고는 못 배겼을 것 같다.)


최근 집들이를 하면서 굉장히 기분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 평생 건설업에 종사하셨고, 종합건설회사를 운영하시는 지인 한분이 우리 집을 둘러보시고는 "턴키 업체에게 맡겼으면 1억은 나왔겠다."라는 말씀을 툭 던지셨다. 그걸 또 7천만 원에 해낸(?) 나는 어찌나 힘이 나고 기분이 좋던지, 두 달 동안 고생한 것들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었다. 어쩌다가 셀프 인테리어의 매력에 빠져버린 나의 모든 것을 꾹꾹 눌러 담아 이제부터 이야기를 써 내려갈까 한다.



아내의 로망, 화이트 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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