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대디의 난생처음 셀프인테리어 #2 마인드 세팅
셀프 인테리어 전 멘털 관리
도전이라는 단어는 가슴을 뛰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도전으로 승리를 얻기도 하고, 좌절을 경험하기도 한다. 도전은 위험과 손해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성공과 이익을 가져오기도 한다.
지금 내가 잘 닦인 숲 길을 걷고 있다면 그건 누군가가 위험을 무릅쓰고 울창한 숲을 뚫고 길을 만들어 놨기 때문이다. 한 명, 두 명이 그 길을 걸으면서 오솔길이 되고, 백 명, 천 명의 사람들이 그 길을 걷다 보니 큰 대로가 된다. 처음 길을 만들었던 사람은 울창한 숲 속에서 앞을 제대로 볼 수도 없어 두려움이 컸을 것이다. 바로 앞이 낭떠러지일 수도 있고, 무서운 산짐승들을 만날 수도 있었을 테니까. 누구나 처음 가는 길이나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할 때 두려움을 느낀다.
왜 이렇게 거창한 이야기를 하냐고? 실패하더라도 천 원, 이천 원 정도 손해보고 마는 것이라면 아무렇지 않겠지만 인테리어는 한 번에 수천만 원이나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살면서 보통 몇 번의 인테리어를 하게 될까? 아마 한 번도 해보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렇게 돈도 많이 들고 경험도 한번 없는 인테리어를 직접 한다고 생각하면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앞서기 마련이다. 거기에 더해지는 지인들의 우려 소리까지 더해진다면 셀프 인테리어 전 멘털 관리는 필수다.
"그냥 턴키 업체에다가 맡기면 쉬운데 뭐하러 고생하냐?", "인테리어 하다 보면 하자는 무조건 발생하는데, 턴키로 하면 보상이라도 받을 수 있지 셀프 인테리어가 쉬운 줄 아니?", "셀프 인테리어가 저렴한 것 같지만 업자들 아니면 눈탱이(?)맞아서 고생은 고생대로 한다."
다행히도 나는 남의 말을 듣기보다 제가 직접 부딪혀 봐야 직성에 풀리는 성격이라 이런 소리를 들어도 꿋꿋하게 밀어붙일 수 있었다. 특히 셀프 인테리어를 한다고 하니 양가 부모님의 걱정과 우려가 컸는데, 무려 60여 장에 달하는 셀프 인테리어 계획서 작성해 브리핑하고부터는 우려의 목소리는 쏙 들어가고 응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인테리어를 직접 해보기로 결정하고부터 공사를 시작하기 전까지 약 6개월을 틈틈이 공부했다. 인테리어 서적, 유튜브, 온라인 카페, 블로그 등 닥치는 대로 인테리어 지식을 머리에 담았다. 컨셉 잡기, 도면 작업부터 공정, 작업자들에게 지시할 세부적인 내용까지 기획서에 꼼꼼히 정리한 후 별 탈 없이 공사를 마칠 수 있었고, 함께 작업하셨던 몇몇 업체 사장님들에게 이쪽 분야에 있는 사람이냐는 기분 좋은 질문까지 들을 수 있었다.
지인들의 걱정 속에도 꿋꿋이 셀프 인테리어를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작업자가 알아서 해주겠지라는 생각은 아예 접는 것이 좋다. 현장 작업자분들은 보통 수십 년간 그 바닥에서 일해온 전문가들이기에 일이 손에 익어 작업 속도도 빠르고 완성도도 높다. 그런 분들에게 정확하고 세부적인 작업 지시를 해주지 않는다면 내 의도와는 다르게 본인들이 수십 년간 해오던 방식대로 일을 완성해버리는 일이 생긴다. 때문에 공정에 대한 이해와 세세한 포인트를 먼저 알아두지 않은 상태로 말 그대로 "맡겨" 버리면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오기도 한다. 나중에 와서 왜 이렇게 했냐고 따지고 물어도 물릴 수 없다. 이미 해 놓은걸 다시 한다는 것은 비용도 시간도 날리는 것이니까.
어렸을 때 놀이동산에 있는 귀신의 집에 들어갔던 적이 있다. 처음에는 컴컴한 통로에서 뭐가 튀어나올지 몰라서 눈을 질끈 감고 조심조심하면서 걸어갔지만 두 번째 들어갈 때는 어디에서 뭐가 튀어나오는지 다 알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았다. 아무렇지 않으니까 자세히 보게 되었는데, 튀어나오는 것들이 단순하게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기계에 붙어 있는 시시한 것들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
셀프 인테리어도 미리 알고 준비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내가 공부하고 겪었던 43일간의 셀프 인테리어 여정이 셀린이들의 두려운 마음을 제거해줄 든든한 예방약이 돼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