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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대디 Mar 07. 2022

내 집 내가 고친다는데

육아대디의 난생처음 셀프인테리어 #2 마인드 세팅


셀프 인테리어 전 멘털 관리



도전이라는 단어는 가슴을 뛰게 만드는 힘이 있는  같다. 많은 사람들이 도전으로 승리를 얻기도 하고, 좌절을 경험하기도 한다. 도전위험과 손해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성공과 이익을 져오기도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거실



지금 내가 잘 닦인 숲 길을 걷고 있다면 그건 누군가가 위험을 무릅쓰고 울창한 숲을 뚫고 길을 만들어 놨기 때문이다. 한 명, 두 명이 그 길을 걸으면서 오솔길이 되고, 백 명, 천 명의 사람들이 그 길을 걷다 보니 큰 대로가 된다. 처음 길을 만들었던 사람은 울창한 숲 속에서 앞을 제대로 볼 수도 없어 두려움이 컸을 것이다. 바로 앞이 낭떠러지일 수도 있고, 무서운 산짐승들을 만날 수도 있었을 테니까. 누구나 처음 가는 길이나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할 때 두려움을 느낀다.


왜 이렇게 거창한 이야기를 하냐고? 실패하더라도 천 원, 이천 원 정도 손해보고 마는 것이라면 아무렇지 않겠지만 인테리어는 한 번에 수천만 원이나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살면서 보통 몇 번의 인테리어를 하게 될까? 아마 한 번도 해보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렇게 돈도 많이 들고 경험도 한번 없는 인테리어를 직접 한다고 생각하면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앞서기 마련이다. 거기에 더해지는 지인들의 우려 소리까지 더해진다면 셀프 인테리어 전 멘털 관리는 필수다.


"그냥 턴키 업체에다가 맡기면 쉬운데 뭐하러 고생하냐?", "인테리어 하다 보면 하자는 무조건 발생하는데, 턴키로 하면 보상이라도 받을 수 있지 셀프 인테리어가 쉬운 줄 아니?", "셀프 인테리어가 저렴한 것 같지만 업자들 아니면 눈탱이(?)맞아서 고생은 고생대로 한다."



서재 한 켠



다행히도 나는 남의 말을 듣기보다 제가 직접 부딪혀 봐야 직성에 풀리는 성격이라 이런 소리를 들어도 꿋꿋하게 밀어붙일 수 있었다. 특히 셀프 인테리어를 한다고 하니 양가 부모님의 걱정과 우려가 컸는데, 무려 60여 장에 달하는 셀프 인테리어 계획서 작성해 브리핑하고부터는 우려의 목소리는 쏙 들어가고 응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인테리어를 직접 해보기로 결정하고부터 공사를 시작하기 전까지 약 6개월을 틈틈이 공부했다. 인테리어 서적, 유튜브, 온라인 카페, 블로그 등 닥치는 대로 인테리어 지식을 머리에 담았다. 컨셉 잡기, 도면 작업부터 공정, 작업자들에게 지시할 세부적인 내용까지 기획서에 꼼꼼히 정리한 후 별 탈 없이 공사를 마칠 수 있었고, 함께 작업하셨던 몇몇 업체 사장님들에게 이쪽 분야에 있는 사람이냐는 기분 좋은 질문까지 들을 수 있었다.



타일 작업 하나에도 세부적인 지시가 필요하다.



지인들의 걱정 속에도 꿋꿋이 셀프 인테리어를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작업자가 알아서 해주겠지라는 생각은 아예 접는 것이 좋다. 현장 작업자분들은 보통 수십 년간 그 바닥에서 일해온 전문가들이기에 일이 손에 익어 작업 속도도 빠르고 완성도도 높다. 그런 분들에게 정확하고 세부적인 작업 지시를 해주지 않는다면 내 의도와는 다르게 본인들이 수십 년간 해오던 방식대로 일을 완성해버리는 일이 생긴다. 때문에 공정에 대한 이해와 세세한 포인트를 먼저 알아두지 않은 상태로 말 그대로 "맡겨" 버리면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오기도 한다. 나중에 와서 왜 이렇게 했냐고 따지고 물어도 물릴 수 없다. 이미 해 놓은걸 다시 한다는 것은 비용도 시간도 날리는 것이니까.


어렸을 때 놀이동산에 있는 귀신의 집에 들어갔던 적이 있다. 처음에는 컴컴한 통로에서 뭐가 튀어나올지 몰라서 눈을 질끈 감고 조심조심하면서 걸어갔지만 두 번째 들어갈 때는 어디에서 뭐가 튀어나오는지 다 알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았다. 아무렇지 않으니까 자세히 보게 되었는데, 튀어나오는 것들이 단순하게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기계에 붙어 있는 시시한 것들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


셀프 인테리어도 미리 알고 준비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내가 공부하고 겪었던 43일간의 셀프 인테리어 여정이 셀린이들의 두려운 마음을 제거해줄 든든한 예방약이 돼 주길 바란다.



주방에서 바라본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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