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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이숲풀 Mar 28. 2023

나도 욕심 좀 부려보자

나도 내 소중한 이들에게도 행복을, 행운을, 평온을 주세요.

'내가 다 힘들 테니까 제발 우리 아버지 고생 좀 그만하게 해 주세요.'

'내가 더 고생할 테니까 우리 강아지 제발 빨리 낫게 해 주세요.'

'내가, 내가, 내가 아플게요. 제발 내 소중한 사람들을 구원해 주세요.'


나의 소중한 이들이 힘들고 아픈 걸 보는 게 더 힘들었던 나는 늘 이런 소원을 빌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최근 코칭을 하면서 나눈 대화에서, 문득 이 소원들이 나를 아프게 만든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너무 힘들어요. 왜 내 삶은 늘 이럴까요?"

"그러게요. 참, 우리가 뭐 얼마나 큰 걸 바란다고 이 작은 평온조차 지켜주지 못하는지 저도 종종 원망스러워서 정말 그 기분이 이해가 되네요."

"맞아요! 진짜 뭐 그리 큰 걸 바란다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네요. 그럼 큰 걸 바랐어야 하는 건가?"


당시에는 그냥 지나가는 말로 했지만 코칭이 끝난 후 다시금 나의 소중한 이들이 힘들고 아픈 걸 봐야 하는 순간이 오자,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50을 바랐기 때문에 최대한 도와준 값이 30이었다면, 내가 500을 바라면 300을 해주지 않을까? 그럼 이번엔 달리 말해보자. 나도 나의 소중한 이들도 더는 아프고 힘들지 않게, 제발 근심걱정 없이 평온하게 해 주세요.'



또 다른 코칭에서는 '행복을 너무 바라니까 힘든 것 같아요. 그냥 원래 이게 맞는 거라고 생각해 보려고요.'라는 이야기도 나온 적이 있는데, 사실 그것도 어느 정도 공감이 되긴 했다.

인간관계에 있어 더는 상처받고 실망하기 싫어서 먼저 회피하며 마음을 열지 않거나, 조금만 이슈가 생겨도 '내가 그렇지 뭐. 뭘 바라는 거야. 넌 원래 혼자였어.'라는 생각으로 애써 연 마음도 이내 닫아버리곤 했던 나이기에 말이다.



그래서 단 며칠, 몇 주만에 내 말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물론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적어도 지금의 나는 욕심을 좀 부려보련다.


나도 우리 강아지 포함 내 가족도, 소중한 사람도, 고마운 친지도, 친한 친구도 모두 더는 아프지 말고 근심걱정 없이 행복하게, 평온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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