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 아래쪽 길을 내려다보니 오늘도 어김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주차장의 어르신 고양이. 그리고... 처음엔 검은 비닐봉지인 줄 알았는데, 거센 바람에도 미동도 없는 검은 고양이 한 마리. 루루일까, 루나일까, 아니면 엄마냥이...?
출근을 조금 일찍 한 김에, 슬쩍 내려가서 확인해보았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식빵 자세로 앉아 졸고 있는 검은 고양이.
등만 보여서 누군지는 쉽게 알아볼 수 없었지만, 이렇게 공개적인 장소에서 대놓고 잠을 자고 있다면... 아무래도 루루일 가능성이 컸죠. 조심스레 불러봤더니, 고개를 들고 저를 바라보는 아이... 아침잠에 빠져 있던 루루였습니다!
루루는 두 눈을 찡긋거리며 인사를 하더니, 다시 그대로 잠에 빠집니다.
왜 이런 곳에서 자나 싶어 살짝 마음이 짠했지만, 너무나도 편안하게 잠드는 모습을 보니 오히려 여기가 루루에겐 가장 안전한 쉼터구나 싶었습니다. 이곳은 인적이 드물고, 차량도 천천히 다니는 골목. 근처엔 급식소도 있고,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따뜻한 공간이기도 하니까요.
사무실로 가기 위해 골목을 돌아서던 중, 나무 밑에서 빼꼼! 엄마냥이와도 마주쳤습니다.
엄마냥이를 볼 때마다 저는 항상 얇은 목소리로 “엄마냥~” 하고 불렀는데, 요즘은 가끔 그 소리에 “냥~” 하며 대답도 해줍니다.
엄마냥이도 아침잠이 부족했던 건지, 짧은 인사 뒤에 나무 아래로 들어가 조용히 자리를 잡더군요.
그리고 오늘 글의 주인공, 테리.
테리는 어느 날 저희 사무실 뒷골목, 아주 좁은 길가에 있는 한 회사 앞에서 처음 보게 된 아이입니다. 고등어 삼색이라 암컷일 확률이 과학적으로 99.9%이고, 성묘로 보입니다.
미스터리한 건, 이 아이를 두 달 동안 딱 세 번밖에 보지 못했다는 것. 게다가 테리에 대해 아는 사람도, 돌보는 사람도 아무도 없다는 게 더 신기했죠.
미스테리해서 이 아이를 미스 테리(테리 아가씨)라고 부릅니다.
테리는 사람만 보면 야옹! 야옹! 하고 서럽게 울어댑니다.
매번 같은 자리, 그 회사 대문 앞에 딱 앉아 문을 향해 크게 야옹야옹.
마치 거기 어딘가에 맡겨둔 생선이라도 있는 듯, 출근하는 사람들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마치 기다렸어요! 하는 듯한 눈빛으로 울어요. 그래서 처음엔 이 회사에서 누군가 밥을 챙겨주는 줄 알았습니다.
용기 내어 처음으로 그 회사 직원을 붙잡고 물어봤어요.
“혹시 이 고양이, 여기 앞에서만 계속 울던데... 여기서 밥 챙겨주시나요?”
직원분은 조금 당황한 듯, 짧고 단호하게 대답하셨습니다.
“아뇨, 절대 아니에요. 여긴 회사라, 고양이한테 밥 주면 안 됩니다.”
저를 뭐라고 생각하신 걸까요. 썩 반가운 반응은 아니었습니다.
이 동네에서 이렇게 노골적으로 거부감을 드러낸 분은 처음이었어요.
그런데도, 그 앞에서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며 울음을 터뜨리는 테리.
작고 여린 몸으로, 그 회사 앞 대문을 향해 외치는 모습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야옹야옹 울다 말고, 테리가 조용히 저에게 다가옵니다.
급하게 티슈로 바닥을 닦고, 그 위에 템테이션 몇 알을 올려보니 주저 없이 먹고... 그리고는 순식간에 자리를 떠났습니다.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게 말이죠.
조금 후, 저는 다시 바닥을 닦고 조용히 출근길로 돌아섰습니다.
테리, 어쩌면 그저 배고팠던 거겠죠.
급식소가 어딘지는 알까?
알더라도 다른 고양이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
혼자 조용히 먹으려 이곳을 택한 걸까...?
답 없는 생각들이 이어졌습니다.
테리, 이 아이는 대체 어디에서 온 걸까요?
그리고 왜, 이렇게 조용한 골목의 문 앞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걸까요?
저에겐 미스테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