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억울이 관찰일기

출연 / 억울이

by 하얀 연

우리들의 억울이

(이 글은 어제의 기록입니다.)


우리 동네 인기 고양이 억울이는 매일 예쁘다는 말을 듣고, 사진도 찍히느라 참 바쁩니다. 왼쪽도, 오른쪽도, 예쁘지 않은 쪽이 없는 억울이죠.

오늘은 억울이의 텃밭 이야기와, 억울이를 보며 생긴 작은 고민을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억울이의 간식 타임


재미난 억울이 텃밭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에, 억울이를 보면서 생긴 고민을 먼저 털어놓으려 합니다.


우리 동네 고양이 중 저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고양이는 억울이테리입니다. 억울이의 텃밭이라 불리는 전용 화장실이 제가 일하는 사무실 일층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자주 보게 됩니다. (테리는 다음 글에서 소개할게요!)


고민은... 자주 보는 인기 많은 억울이가 가끔 위생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간식을 먹는다는 점입니다. 억울이가 쉬는 자리 주변 바닥에 츄르가 짜여 있거나, 개미들이 모이는 곳에 건식 간식이 놓여 있기도 합니다. 누가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주변 관광객일 수도 있고, 저처럼 인근에서 직장을 다니는 사람일 수도 있겠지요...

다행히 억울이는 깔끔쟁이라, 그루밍도 자주 하고, 더럽거나 오래된 간식은 잘 먹지 않습니다. 오히려 먹지 않은 음식을 방치해두면 안 되니, 버려진 간식은 제가 치우고 물티슈로 닦아주곤 하죠. 그리고 제 주머니 속에서 새 간식을 꺼내면, 억울이는 그때서야 먹는 때도 있습니다.


길고양이들에게 완벽하게 깨끗한 환경을 기대하는 건 어렵지만, 아이들이 먹는 것만큼은 조금 더 위생적으로 챙겨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고, 참 속상합니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건, 주변이 더러운 걸 발견할 때 치우고 닦는 것 뿐입니다.



억울이의 전용 화장실


텃밭에서 감자를 키우는 우리 억울이. 이번에는 억울이의 화장실을 좀 더 자세히 소개합니다.


이곳은 건물 관리자가 애지중지하는 텃밭이자, 억울이엄마냥이의 전용 화장실이기도 합니다. 목격담에 따르면, 엄마냥이는 원래 루나가 사용하던 화장실 자리를 썼었는데, 최근에는 억울이의 화장실로 자리를 옮기는 듯합니다.


근무하는 곳에서 억울이의 감자는 꽤 유명해요. 너무 커서 사람들이 깜짝 깜짝 놀라며, 한 번도 안 밟아본 사람이 없다는 농담 아닌 농담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실제로, 제 직장 동료가 어느 날 억울이의 감자를 밟았는데, 그날 신발에 냄새가 심하게 배어버렸다고 하네요...

그리고 억울이는 사람이 지켜보든 말든 당당하게 볼일을 봅니다. 사람이 바로 옆을 지나가도 느긋하게 감자 심는 자세로 있는 걸 목격하고 억울이가 사람을 꽤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저도 정말 놀랐답니다.



억울이의 밥 시간


얻어먹는 간식 말고도, 억울이는 밥을 잘 챙겨 먹고 지냅니다. 아직까지는 추측이지만, 억울이가 먹는 급식소에는 다른 고양이가 잘 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직 억울이엄마냥이만 이곳을 자주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엄마냥이가 밥 먹는 걸 본 적은 없지만, 밥이 줄어드는 걸 보면 다른 고양이도 살짝 맛을 보는 걸까요?

억울이라도 이 급식소에서 편하게 밥을 먹는다 생각하면 제 마음은 따뜻해집니다.

억울이는 사람도 잘 알아봅니다. 저를 보면 멀리서도 야옹! 야옹!하며 달려오죠. 제가 키우던 옛 반려견이 떠오를 만큼 개냥이 매력을 뽐냅니다. 간식이 있든 없든 다가와서 눈높이를 맞추려 제 키만큼 높은 곳에 올라와 쳐다봐주기도 하니, 요즘 특히 더 귀엽게 느껴집니다.



귀여운 건 크게 보면 더 귀엽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실수로 카메라를 켜고 찍은 억울이의 근접 사진을 공유합니다.

실수로 찍었는데도, 인물(?) 좋은 억울이 덕분에 명작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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