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조금씩 마음을 열어주는 우리 동네의 엄마냥이

출연 / 루나, 엄마냥이

by 하얀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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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를 만나 서서히 마음을 열어가는, 우리들의 엄마냥이.


저는 엄마냥이에 대해 자세한 사정은 모릅니다. 다만, 제가 이 동네로 오기 불과 일주일 전, 엄마냥이는 딸 고양이를 먼저 별로 떠나보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은 건, 엄마냥이를 몇 주 지켜본 후였죠.

엄마냥이의 예전 모습은 제가 알 수 없지만, 제가 처음 본 엄마냥이는 언제나 사람을 조심스럽게 피하고, 조용한 구석을 찾아 숨어다니는 아이였습니다. 외형도 작고 마른 데다 조용한 성격 탓에, 엄마라는 느낌보다는 다 자라지 않은 어린 고양이 같았어요.
억울이와 눈매가 똑 닮은 걸 보고 혹시 가족일까? 하는 생각은 했지만, 설마 억울이의 엄마일 줄은 몰랐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며, 엄마냥이에게는 삼색이 딸 아이도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제가 처음 만난 엄마냥이는 풀 위에 반쯤만 앉은 식빵 자세로 조용히 쉬고 있었습니다. 언제든 도망칠 준비가 되어 있는 몸가짐이었죠.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엄마냥이 곁에 함께 있는 두 마리의 검은 고양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대장 같은 카리스마를 풍기는 루루와, 묵묵히 곁을 지키는 든든한 루나였죠.
그 두 아이와 함께하면서부터, 엄마냥이는 서서히 마음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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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냥이를 지켜본 두 달, 어떻게 보면 짧은 시간이지만 그 안에서 꽤 큰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루루루나의 다정한 보살핌 덕분인지, 엄마냥이의 성격도 조금씩 그들을 닮아가는 듯 보였어요.

처음에는 조용히 숨기만 하던 아이가, 이제는 야옹야옹 소리를 내기도 하고, 간식 앞에서는 작은 욕심도 부립니다. 사람을 그토록 무서워하던 엄마냥이가, 이제는 루루처럼 낮에도 거리 산책을 다니고, 루나처럼 동네 골목 사이사이에서 여유롭게 스트레칭도 하고, 낮잠에 빠지기도 하죠.

예전엔 접시에 올려둔 간식도 경계하며 먹던 아이가, 이제는 손에서 간식을 받아먹을 만큼 마음을 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 참 기특하고 예쁘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왠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짠해집니다. 길에서 살아간다는 건 여전히 녹록지 않은 일이니까요.
이제는 제가 엄마냥이를 걱정하는 엄마 마음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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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입맛의 루나는, 엄마냥이가 습식 사료를 먹는 동안 혼자 풀을 뜯어먹는 걸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참 재미있는 건, 둘이 꼭 식구처럼 밥을 함께 먹는다는 점이에요. 엄마냥이가 밥을 먹기 시작하면 루나도 옆에서 뭔가를 씹고 있거든요. 혼자 먹지 말라는 듯한 모습이 귀엽습니다.

사진 속 루나가 먹고 있는 풀이 정확히 어떤 풀인지는 모르겠지만, 여러 고양이들이 그 풀을 즐겨 먹는 걸 보면 고양이들에게는 괜찮은 풀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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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MBTI가 있다면, 엄마냥이는 확실히 I 성향일 것 같아요. 혼자만의 시간이 꼭 필요한 고양이 같거든요. 그런데 루나는 그런 엄마냥이의 마음을 정말 잘 아는 듯합니다. 엄마냥이가 혼자 있고 싶어지면, 루나도 조용히 자리를 피해 산책을 나가요. 멀리 가지는 않고, 항상 엄마냥이가 보이는 거리에서 움직입니다. 그러면 그제야 엄마냥이도 여유를 찾고, 식빵 자세로 졸거나 천천히 골목을 거닐며 시간을 보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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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고양이들은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특히 엄마냥이루나를 보며 식구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돼요. 또한 우정은 뭘까, 곁에 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그런 질문도 던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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