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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호영 May 27. 2022

11. 할머니와 열한 살 손녀의 필담


 이야, 안녕?

 혹시 탄생의 신이 있다면 이야를 태어나게 한 이유가 무엇일까?

 음.

 음?

 *첫 번째:일단 노래를 잘해서 오페라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하기 위해서 일 거예요.

 (이야는 오페라 '토스카'에 솔로로 공연할 예정이었다.)

 오호, 할머니는 반듯이 성공리에 끝낼 수 있을 거라고 믿어.

 *두 번째:엄마가 원하는 남매를 채우기 위해서 일 것 같아요.

 그럴 것 같다. 오빠도 여동생이 생겨서 얼마나 좋았겠니?

 *세 번째:엄마가 바라던 생김새를 갖고 태어나게 해서 엄마를 기쁘게 했겠죠?

 오우, 그렇구나. 엄마가 상당히 기뻐했지.

 *네 번째:부모님을 더욱 행복하도록 하기 위해서 일거예요.

 그렇지. 네가 태어나서 할머니도 더 행복하단다. 너에게 받은 기쁨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아 시시때때로 꺼내어보기도 하지.

 *다섯 번째:제가 웃는 모습을 보여주어서 가족들을 감동시키기 위해서요.

 그럼, 감동이지. 할아버지도 너를 볼 때마다 말씀하셨지. "저렇게 예쁜 아이를 낳지 않았으면 어쩔 뻔했어?"라고.

 *여섯 번째:저희 오빠를 외롭지 않게 하기 위해서요.

 그렇고 말고. 네가 두 살 때였어. 그러니까 오빠는 다섯 살이었지. 엄마가 외국 출장이 있어서 며칠을 외할머니댁에서 돌봐주셨거든. 밤이 되어 외할머니가 자자고 하니까 네가 베개를 들고 오빠 옆으로 가서 눕더란다. 아직 어린 너에게도 오빠가 의지가 되었나 봐. 형제는 그렇게 어른이 되어서도 서로 버팀목이 되는 사이가 되어야 한단다.

 *일곱 번째:가난한 나라에서 학교도 못 가는 아이들을 도와주기 위해서요.

 옳지. 늘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살아가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지.

 *여덟 번째:저로 인해 가족들이 더 많은 추억거리가 쌓이겠죠?

 그럼, 좋은 추억이 많지. 할머니도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일들이 많이 있단다. 그중에서도 이야 와 함께 동화책을 낼 수 있었던 것은  행복한 추억이고 자랑거리란다.

 *아홉 번째:저도 어른이 되면 가정을 형성하겠죠? 

  그럼. 아빠, 엄마처럼 훌륭한 가정을 이루어야지.

 *열 번째:그러면 아기를 낳을 거니까 인구수가 한 명이나 두 명 늘게 되니까 좋은 거 아닌가요?

 아무렴, 좋고 말고. 아기를 낳는다는 것은 훌륭한 일이고, 국가를 이어나가는데 가장 중요한 일이지.

 *열한 번째:커서 직업을 갖게 되면 우리나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게 될 것 같아요.

 암, 그래야지. 국가가 발전하려면 국민 모두가 성실하게 살아가야지.

 *열두 번째"결혼하면서 저와 남편 가족의 대를 잇게 하겠죠?

 오호! 그런 생각을 하다니 우리이야 가 많이 컸구나. 한 가문의 대를 이어 나간다는 것은 대단히 보람된 일이 되는 거지.


 102세의 김형석 철학자는 '100세가 됐어도 "나는 왜 태어났는가." 물었다.'라고 했다.

 그리고 90을 맞으면서 '자신과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를 찾아 일하기로 결심했다.'라는 글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인간을 비롯하여 모든 생명체는 저마다 사명감을 갖고 나온 것 일까?

 그렇다면 나는 어떤 사명감을 받아 가지고 태어났으며 그것을  실천하려 노력해 왔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올바른 삶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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