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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호영 Dec 17. 2022

 뽀로로 마을에서 살고 싶다.

 "얘, 나는 뽀로로 마을에서 살고 싶어."

 "호호호."

 나는 모처럼 내리는 눈송이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는데 며느리는 웃었다.

 아마도 속으로 '어머니, 정신 차리세요.'라고 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언제인가는 북극에 가서 하얀 눈집을 짓고 하얀 곰 하고 살고 싶다고 하시더니. 아, 맞아 그래서 내가 ' 저도 같이 가요.' 했더니 입을 딱 다무셨지. 다음에 또 그러시면 그때는 '저도 포비 하고 결혼하고 싶어요.' 그래야지. 후후후.' 하며 혀를 찰 것이다. 

 

 우직하고 믿음직스러운 '포비'도 좋고 마을 친구들이 참으로 좋아 나도 거기에서 살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얀 눈 마을이 너무 좋아 그곳의 호젓한 숲 속에 나의 집을 짓고 싶은 것이다.

 밤이 되면 유난히 반짝이는 별을 따라 별나라에 가리라. 

 그곳에 가면 나도 별처럼 빛날까? 

 그래서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아름다운 별이 될 수 있으려나?


 인간은 누구에게나 꿈의 나라가 있을 것이다. 

 나의 유토피아는 뽀로로 마을일까? 

 그런가 보다. 

 화려한 유리 궁전보다도 더 진솔한 아름다움이 있는 곳, 그리고 아름다운 이들과 함께 살 수 있는 곳.


 우리 인간은 생의 몇 분의 몇을 아름다운 마음으로 살아내고 있을까?

 고통, 절망, 성냄, 욕망, 시기, 질투 등으로 보내는 헛되고 추악한 시간들은 얼마나 될까?


 어쩌면 이 세상살이가 자고 나면 깨지고 마는 꿈속의 꿈일런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언젠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마치 꿈이 사라지듯이.

 숨을 쉬고 살아있음을 느끼는 동안은 꽃처럼 아름답고 수정처럼 맑은 삶이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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