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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OB Apr 21. 2023

좋아하던 디자인이 밥벌이가 되었을 때

작은 디자인 스튜디오로 살아남기



처음 시작은 단순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면 좋겠다.’

소위 말하는 덕업일치. 그때는 큰돈을 벌고 싶은 욕심도 없었고 그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먹고살 수 있다면 만족이라고 생각했다. 복잡한 고민 없이 뛰어들었고, 10년이 넘도록 곧장 걸어왔다. 그러다 문득 되짚어 생각해 보니 그렇다. 어릴 적 내 꿈은 이미 어느 사이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있었다.


좋아하는 디자인을 하면서 먹고살고 있으니 꿈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꿈을 이루었으니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글쎄…

다들 말할 때는 믿지 못했다. 좋아하는 일도 일이 되면 그저 일일 뿐이라던…

역시 어른들과 선배님들의 말씀은 뒤늦게 와닿는 법이다. 실제 필드에서는 단순히 창작하고 시각화하는 작업보다 중요한 것들이 많았다. 매 프로젝트마다 상이한 배경 상황과 제약사항들, 인과 관계를 살피며 맥락을 파악하고,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그 안에서 최선의 중간지점을 찾아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

마치 매 순간이 아슬아슬하게 외줄 타기를 하며 중심을 잡는 곡예사와 같았다.



그래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덕업일치를 이루었어도 여전히 한 치 앞이 막막하고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좌충우돌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10년을 정신없이 살아왔고,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지금의 나는 어찌어찌 작은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소규모 디자인 스튜디오]


타이틀이 마음에 든다. 적당히 소소하지만 느낌 있어 보이지 않은가.

하지만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디자인 구멍가게’ 이렇게 표현할 수 있으리라. 정말이지 이 구멍가게는 바람 잘 날이 없다. 작은 조직이지만 그래도 운영자라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사고 속에서 느끼는 솔직한 속내는 어디 가서 쉽게 털어놓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대나무 숲은 필요한 법. 앞으로 이 디자인 구멍가게의 점장으로써 머릿속을 떠다니는 수많은 생각의 단상들을 두서없이 풀어놓기로 했다.



기왕 글을 쓰는 김에 건설적이고 사업적인 이야기들을 써볼까도 고민했지만, 너무 목적성 있는 글은 재미도 없을뿐더러 내 미천한 글재주로 한계가 명확하다고 생각해 포기했다. 아마 그러면 몇 번 끄적이다가 말지 않을까? 그래서 편하게 가기로 했다. 

그래도 일기를 쓰고자 하는 것은 아니니 적당한 카테고리를 몇 개 붙여 분야를 구분해 보자면-

#디자인

#디자인창업

#브랜딩

#스타트업

정도에 대한 에세이가 되지 않을까. 그래서 미리 밝혀둔다. 나의 이야기는 굉장히 주관적일 수 있다. 이런 나의 생각을 누군가에게 강요할 생각도 없고,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 그렇더라는 것이니까... 언제나 반박 시 당신이 옳다. 그래도 일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작게라도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이 각박한 세상에서 디자인 스튜디오로 살아남기에 작은 힘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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