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영어를 할 때 엄마도 영어를 잘해야 하나요"의 질문에 "아니다"라는 답변을 했다.
그다음으로 바로 어떻게 해 주었는지 바로 적으면 되는데 (1편)에서 '영어에 대한 생각'이라며 긴 글을 적었다.
내 성격이 한번 결심하면 바로 시작해서 꽤 오래 끈덕지게 하는 편인데 아무 일에나 이렇게 하는 건 아니고, 나 스스로에게 납득이 되어야 한다.
션이 태어나고 나서 '엄마'의 역할을 시작하며 나도 모르게 생긴 좋은 습관이라면, '학습', '공부'에 한해서는 무작정 들이 민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우리가 생각하는 '제 나이'에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좀 일찍 시작하는 경우에는 무조건 '나부터' 공부했다. 이때 내가 했던 공부란 그 내용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왜 이 나이'에 시작하는 것이 좋은지,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시작해야 아이에게 무리 없이 자연스레 익히게 하는지에 대한 공부였다.
수학 편에서도 적었지만, (잘 전달되었는지 모르겠다.) 션은 초2에 학습지나 문제집을 풀기 시작했다. 대부분 초등 입학 전에 기본 학습지를 하고 초1 문제집은 풀려보거나 학교 입학하면 그래도 시작하는 것에 비하면 나는 아예 시작도 하지 않았다.
나 역시 남들 하니 따라 하고 싶었으나, "왜" 어린아이가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나부터 납득이 되지 않아서다.
납득을 하고 나서는 대략 3년 정도 수학에 신경 써주었고 이 기간 수학 진도를 상당히 나갔다.
반면 운동은 일찍 시작 시켰다. 나 닮아서 션도 운동치 같았고 매일 쪼그리고 앉아 그림, 레고, 책을 읽고 도통 걸으려 하지 않아서 신체발달이 더딜까 걱정이 되어서다.
영어도 바로 '저는 이 방법대로 했어요'라고 적지 않고< (1편) 영어에 대한 생각>을 적은 이유는 어린아이가 영어를 해 야하는 이유를 '내가 먼저 납득'을 한 과정이 있어서다. 이 과정 없이 바로 유행처럼 '엄마표 영어'를 시작했다면 나 역시 오래 지속하지 못했을 것이다. 유행은 흥미가 떨어지면 하기 싫어지니까.
(1편)에서 일단 전문가들의 말에 따라 열 살 이전에 시작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으니 어릴 때 시작하는 것에 납득을 했고, 모국어부터 형성되고 하면 좋다는 이유에 대해 인지능력이 어느 정도 갖춰지기 시작했다로 해석했다고 했다. 그리고 션의 아직 어리니 한글과 영어의 수준을 어느 정도만 맞춰 놓으면 이후는 동반 성장할 것이라는 가정과 목표로 엄마표 영어를 시작했고도 했다.
내가 션에게 영어를 신경 써준 기간은 션이 만 두, 세 살 무렵에서 만 일곱 살 전까지 정도라고도 했는데, 그 이후는 초등학교 입학했기 때문에 학교생활 적응에만 신경을 써서였고 초1학년 말인가부터는 영어학원에 보냈다.
영어학원은 주 3회 (나중에 주 2회)로 초5학년까지 보냈고 학원에서 배우는 내용이 많아서 더 이상 엄마표 영어는 필요 없었다. 대신 초2에서 초5 정도까지는 위에서 언급한 엄마표 수학으로 넘어가게 되었나 보다.
하도 오래전 일이라 어떻게 했는지 일단 기억을 더듬어서 적어보기로 했다.
엄마표 과정은 아래 글에 있는데, 이번 글은 이 중에서 엄마가 했던 '일' 중심으로 다시 적어 본다.
아래 본문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단 한 번도 영어를 '가르쳐' 본 적은 없고 오로지 '효과적인 영어 노출'에만 신경을 썼다.
이건 이전에 올린 글, 과거에 적어두었던 영어 아웃풋 관련 글들이다.
[1] 영어에 관한 각종 육아/교육책 읽기
일단 도서관과 서점부터 달려갔다. 아래는 리뷰를 남겨 놓은 책 들인데 2007년도에 집중되어 있다. 아마 그 이전에도 읽긴 했을 텐데, 션이 만 4살 무렵 엄청나게 많은 육아/교육책을 읽었다. 아마 그 당시 시중에 나온 책은 모조리 다 읽었던 것 같다. 당시 프로젝트 했던 사무실이 남산/용산 도서관 근처라 점심시간에 <육아서><교육서>칸을 다 읽어보리라 하며 드나들었고 신간은 서점에 가서 사 왔다.
(션을 제주에 보내기로 했던 날부터 석 달간 이 행동을 또 반복했다. 국제 학교/해외 대학 정보는 많이 않았지만 시중에 나온 책이란 책은 거의 다 읽었다.)
책을 읽을 때 이 저자가 운영하고 있는 학원이나 다른 부수적인 정보가 보이면 반드시 찾아가서 해당 사이트까지 다 뒤져보았다. 예를 들어 잠수네 같은 경우 카페가 있어서 올라와 있는 글들을 꽤 읽어 보았는데 책의 내용이 정제가 되어 있어서 같은 내용이었다. 다만 엄마들의 열정이 꽤 많이 보여 자극이 많이 되었다.
[2] 영어 동화책 읽어주기
이전까지는 한글책을 읽어주었다면 이제부터는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기로 했다.
문제는 한글책으로는 나이에 비해 수준이 꽤 올라갔는데 갑자기 영어 동화책이 수준이 확 낮아져 버렸다. 션이 재미있어 해야 계속 읽어줄 텐데 과연 재미있어 할까가 궁금했다.
그리고 영어는 노출이 중요한데, 내가 퇴근하고 오면 밤 10시가 넘는데 이때부터 영어 동화책 몇 권으로 과연 얼마나 효과를 볼 까이다.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중요할 것이라 생각하고 시작했다.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노부영 시리즈였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노래가 많아서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은 책 중심으로 여러 권을 샀다. (당시에는 테이프였음) 처음 틀었을 때는 션이 꺼버렸다. 그래서 한참 레고 집중하고 있을 때 슬그머니 다시 켰다. 그렇게 션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틈나는 대로 배경 음악처럼 노부영 시리즈를 틀어놨다.
처음 시작하는 영어 동화책이다 보니 한 페이지에 그림이 가득하고 한 줄짜리다. 한 권 다 읽어주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냥 션 무릎에 안고 흥겹게 읽어줬다. 엄마 발음은 신경 쓰지도 않았다. 어차피 오디오 파일이 있으니 말이다.
내가 처음 책을 읽어줄 때 특징이 하나 있는데 한글책 읽어줄 때도 그랬지만 손가락으로 주욱 글 아래를 짚아가며 읽어준다. 이 까만 것이 이런 소리가 난다는 것을 은연중에 알려주려고 한 것인데 이게 통한 것인지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션은 돌 지나 한글을 금세 땠고, 영어 파닉스도 만 세 살 지나서 언제 떼었나 모르게 익혔다.
노부영으로 영어 거부감을 없앤 다음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 책 목록을 골라야 했다. 처음에는 뭐가 뭔지 몰라서 영어 책 목록 고르는데 꽤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출근하면 시간이 없으니 새벽에 일어나서 주로 책 검색하고 정보를 찾아봤다. 일단 영어 동화책 판매 사이트 2개 정도 탈탈 털고 엄마들 카페의 글도 찾아봤다. 영어 사이트는 단계별 책 목록이 잘 정리가 되어 있어서 참고를 많이 했다. 그때 참고했던 목록을 마침 파일로 정리해 둔 것이 있어서 아래 가지고 왔다.
* 션이 실제로 읽은 책 목록은 [깡지의 보물창고] 블로그 내 <향기로운 책 이야기> 폴더 아래 <어린이 원서> 란에 있다.
[3] 비디오/DVD 보여주기
책 읽어 주기와 더불어 어린이 용 비디오 또는 DVD를 보여 주었다. 션은 잠자코 DVD를 보거나 하지 않고 자기 할 거 (예로 그림, 레고 등)를 하면서 힐끗 보곤 했는데 귀로는 다 듣고 있었나 보다.
아이들이 어떤 비디오는 반복해서 본다고 하던데 션은 그런 것이 없어서 구할 수 있는 비디오는 다 구해서 돌아가며 보여주었는데 고고 이글스에서 반복을 했다.
자막을 틀어줘야 된다 말아야 한다 의견이 분분한데, 나는 글 익히라고 영어 자막을 항상 함께 틀어주었다.
실수로 한국어 자막이 나온 적이 있어서 션이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한글 자막 켜달라고 하길래 '고장'났다고 해서 영어 자막만 틀어두었다.
고고기글스를 보던 어느 날 션이 자막을 읽기 시작해서 비디오로 파닉스를 깨치게 된 경우였다.
오디오 CD는 잔뜩 구해서 밤새 구웠었다. 션이 자라면서 그건 왕창 버렸고 영화 DVD만 남았다.
션이 좋아할 만한 DVD 사냥 엄청 했던 기억이 난다.
[4] 동화책 낭독하기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고 비디오를 보여준지 시간이 지난 후 영어 노출이 어느 정도 되고 파닉스를 깨우치게 된 후, 션에게 직접 영어책을 읽어보는 게 어떻냐고 말을 해 봤더니 다행히 션이 해보겠다고 한다.
그래서 책 목록을 다시 준비했다. 일단 한 줄짜리 책으로 시작해야 부담이 없어서 Read it yourself로 시작했다.
드디어 션의 '낭독'시작.
션이 재미있어하면서 좀 더 효과적으로 낭독할 방법이 없을까 하고 생각해서 한 것이 몇 가지가 있다.
요즘도 이런 걸 쓰나 모르겠
(1) 션의 낭독을 녹음을 했다. 션도 자기 목소리를 녹음하고 들으니 신기하고 재미있어 했다.
그 당시에 walklab view라는 기계를 샀는데 원래 것은 화이트 색이었는데 하도 사용해서 망가졌고 아래 검은색은 두 번째로 산 것이다. 따로 오디오 파일 넣어서 들을 수도 있어서 몇 년간 꽤 잘 활용했다.
(2) 쓰기까지 겸하기 위해 엑셀로 시트지 만들어서 읽은 책을 기록하게 했다.
시트지는 제목, 날짜, 작가, 출판사 기본 정보 외에 오른쪽에 간단히 소감을 적는 난을 만들었다. 이것도 하루하루 쌓이면 글쓰기 훈련이 될 것 같았다. 나중에 보니 정말 도움이 되었다. 책을 읽은 것과 한 줄 소감 적기란 다른 문제였다. 자신의 생각을 한 줄 끌어내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시도였었다.
매일 쌓이는 책 목록 보면서 션도 나름 성취감을 느꼈던 것 같다.
(3) 책 읽기 하면서 스티커 붙이기
이건 나도 잊고 있다가 저 시트지 찾다 보니 튀어나왔다. 책을 읽을 때마다 스티커를 붙이도록 해 주었는데 재미있어 했다.
(4) 책 목록을 선정할 때 일부로 시리즈를 선택했다.
다른 작가의 책을 계속 넣어주면 션이 어려워할 거 같아서 가급적 같은 작가의 시리즈 책을 넣어주었다. 같은 작가의 책이라면 책들을 읽으면서 그 작가가 주로 쓰는 표현이나 단어가 반복적으로 나올 것 같아서 책 읽기에 부담이 덜할 것 같았고 좋은 표현이 반복될수록 익히기 좋을 것 같았다. 아래 링크 글에 1000권 읽기 했던 책 목록이 있다.
(5) 책 읽기 전 미리 오디오 파일 틀어주기
션은 몰랐겠지만 오늘 밤 읽을 책에 해당하는 오디오 파일을 전날이나 낮에 미리 틀어두었다. 오며 가며 들리긴 할 테니 책 읽을 때 도움이 되고자 한 것이었는데, 실제로 션이 "이상하다, 처음 읽는 책인데 왜 내용을 알고 있지?"라고 말한 적이 있다.
(6) 점차 낭독 페이지를 줄이기
책의 두께가 점차 두꺼워지면서 나중에 그림 없는 문고판으로 넘어가면서 책 한 권을 낭독하는 것이 아니라 한두 페이지만 낭독하도록 하고 나머지는 알아서 읽게 했다. 모름지기 책은 재미가 있어야 하므로.
1000권 읽기를 할 때까지 오디오 미리 들려주기, 녹음하기를 계속 병행했다.
낭독 덕분에 말하기도 늘었다.
[5] 쓰기
책 목록을 쓰고 소감 적기를 하면서 글이 조금씩 늘자 일기 쓰기를 시작했다.
문제는 내용이 영 단순하다. '~~ 했다' 가 다다. 아무래도 재미가 없나 보다 싶어서, 션에게 그냥 원하는 글 써 보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 원하는 이야기를 아무거나 적어보라고. 갑자기 션이 신나서 적는다.
하루 한 페이지씩 쓰더니 <The 4 Swords with No owner >라고 하는 소설을 만들어 낸다.
1000권의 책 읽기 하면서 꽤 많은 문장력이 생긴 덕분이다.
(소설 내용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썰] 영어편(클릭)에 있고 저번에도 올렸으니 생략)
참고로, 이런 사례 말고도 초등학생 되어서 한글로 일기 쓰기에서 쓰기 귀찮아하면 항상 션이 좋아하는 주제로 써보라고 말한다. 그래서 수학일기, 과학일기가 등장하기도 하고 난데없는 이야기를 지어내서 쓰기도 한다.
일기가 반드시 그날 있었던 일을 적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고 아이들의 글감이 풍족하게 흘러나오게 하는 게 글쓰기의 기본이라 생각했다.
션은 한글이건 영어 건 글쓰기에 전혀 부담을 가진 적 없이 자랐고 여러 대회에서 꽤 큰 상도 많이 받았으니 성공한 셈이다.
다음은 쓰기 관련해서 여섯 번 정도 활동한 것인데 션이 초1 때다.
션에게 관심 있는 시사에 대해 글을 써달라고 했고 이를 내가 타이핑해서 신문으로 만들어 준 적이 있다.
션이 재미있어하면서 이번엔 어떤 기사를 쓸까 하며 글을 썼었다.
[6] 션이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션이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일단 무조건 '확장'을 시켜주려 했다. (이것도 여러 차례 언급한 적이 있다.)
션이 우주를 좋아하길래 아마겟돈, 스타워즈 등 영화와 책을 넣어주었다. 모조리 영어로.
재미있어하니 열심히 보고 읽었고 실력은 덩달아 늘었다.
그러다 서재 방에서 또 하나 발견한 게 있다. (나도 살짝 기가 막혔는데.. )
션이 좋아한 책 중 <도구와 기계의 원리>가 있다. 너무 좋아해서 한동안 끼고 살았는데 이 책의 애니메이션이 있는 것이다. 시리즈물이었는데 긴급 입수해서 하나씩 보여줬다. 과학 용어를 영어로 익힐 좋은 기회 아닌가.
션도 재미있어 했다. 거기에 시나리오를 출력해서 작은 책자처럼 만든 다음 해당 페이지에 한 개씩 꽂어두었다.
이 책 읽을 때 참고로 보라고. 실제로는 애니메이션만 보고 이 소책자들은 거의 안 봤다. 잊고 있다가 이번에 이 책 틈에서 발견하고는 피식하고 웃었다. 아이고 깡지야 이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