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영어 편

직장맘의 육아일기

by 연작가

영어는 나이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나 역시 회화보다 독해와 문법 중심으로 학창 시절 공부를 했다. 영어성적은 높지만 말하라고 하면 우물쭈물하는..

직장 생활하며 생각보다 영어가 일상에 많이 파고 들어와 있어서 회화를 꼭 해야겠구나 하는 필요성을 느꼈다.

글로벌 회사였으니 더 그랬던 것 같은데 한편으로는 업무의 필요성을 떠나 영어가 자유로우면 운신의 폭이 더 커서 이런저런 아쉬움이 있었다. 그 당시 IBM 사내 포탈 한 메뉴에는 전 세계 IBM에서 서로 필요한 인력을 구하는 공고가 항상 올라왔었고 내가 마음만 먹으면 지원할 수 있었다. 아예 생각 안 해본 것은 아니었으나 여러 두려움이 있어 섣불리 손을 들지 못했다.


그 후 오랜 세월이 흘러 잠시 영어회화 해 봤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아무래도 프로젝트하며 뭐라도 동시에 하는 건 의지가 꺾일 가능성이 높아서 이른 아침 학원을 열심히 다녔었는데, 그 1년이 나에게 미친 영향은 참으로 컸다.


션의 유아시절 영어 이야기는 나와 워낙 연관이 많다.

션이 한글을 빨리 익히고 책을 좋아하는 유년기 시절, 어느 날 보니 영어를 일찍 접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충격을 먹은 적이 있었다. 다들 많이들 챙기는데 난 그런 거 하나도 모르고.. 그래서 찾아보니 당시 전문가 글들 찾아보니 '모국어가 우선이다, 어린 시절 특히 10세 이전에 언어 습득의 효과가 크다 등', 이런저런 상반된 주장들이 많았는데 나의 결론은, 션은 나이에 비해 언어감이 있는 편이라 영어를 일찍 접해도 좋겠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내가 그리고 대부분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 커서 영어를 공부로 시작하다 보니 이미 올라가 있는 모국어와 지적 수준에 비해 낮은 영어 수준 과의 gap이 커서 재미도 없고 답답해하지 않나 싶었다

그렇다면 아직 어릴 때 모국어와 영어 수준 비슷하게 맞춰줄 수만 있으면 두 언어가 서로 도와가며 성장해 나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어떤 언어를 하건 지식이 많고 생각꾸러미가 클수록 언어에 대한 이해도도 같이 높아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했다.


그래서 3살인가 무렵부터 영어 노래를 틀어주고 영어동화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우리 집은 사교육에 대해, 특히 션 어릴 때 사교육에 대해 상당히 민감하게 거부반응들이 있어서 뭐든 필요하면 내가 직접 해야 했다. 영어유치원의 경우 요새는 5세, 심지어 4세 반도 있는 거 같은데 션은 영어 오디오를 배경음악처럼 방에 틀어놓고 책 읽어주는 게 다였다. 그나마 나중에 종일 어린이집을 보내서 (오전 9시~오후 6시) 영어노출이 더 줄어 좀 아쉬웠었다.


그래도 노래로 시작해서 3세부터 7세까지 매일 10분이라도 꾸준히 영어를 접하게 해 주었는데 이게 세월이 더해지니 가랑비에 옷 젖듯 어느 날 보면 아웃풋을 보여 준다.


그러면 다시 십수 년 전으로 거슬러 가보자.

오래전이라 가물거리지만, 유아 시절 했던 건 매일 오디오 틀어 주기였다.

션은 하루종일 집에 있고 난 출근해야 해서 유일하게 해 줄 수 있는 건 '오늘 이거 틀어주세요~' 하고 CD를 어머니께 부탁하는 것이었다. 소위 말하는 '흘려듣기'라도 할 수 있게..

차 타고 어딜 가거나 할 때 영어노래는 뭐 같은 거 반복해서 들려줬는데, 션방에 틀어 놓는 건 노래건, 오디오 북이건 그냥 자주자주 바꿔줬다.


그리고 영어비디오를 병행하는 게 좋다고 해서, 애들이 좋아한다는 DVD 구해서 보여주는데 션은 그리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보여줄 때 영어자막은 켜 뒀는데, 딱히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언젠가 영어도 읽어야 하니 한글처럼 영어도 자기도 모르게 흡수할 수 있을까 해서..


5살 어느 날인가, 션에게는 고고의 영어모험을 틀어 주고 난 해야 할 일이 있어 노트북 켜고 하고 있는데 영 집중하기 힘들어 소리를 껐는데 션이 영어자막을 읽길래 그때 션이 파닉스를 저절로 뗀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 후부터는 내가 아닌 션이 소리 내어 책을 읽는 것(낭독)으로 바꿨다. 사실 같은 책을 반복을 해줘야 더 효과적일 거 같긴 한데, 션은 반복을 좋아하지 않기도 했지만, 이무래도 시리즈 북들이 많다 보니 같은 시리즈 내에서 반복되는 표현도 제법 되는 거 같아 그냥 매일 바꿔주었다. 그리고 오늘 션이 읽어야 할 책이 있다면 낮에 CD를 틀어놨다. 내가 퇴근하고 오면 션은 소리 내어 낭독~

아직도 기억나는 게 션이 어느 날 '어? 이상하다, 왜 내가 이 내용을 알고 있지?'라고 말하는 거다.

어차피 글밥도 많지 않고 해서 한동안은 많은 양의 책을 이리 쭉쭉 진도를 나갔다.


그리고 나중에 쓰기도 해야 하니, 시트지 하나 만들어서 책제목 쓰게 했다.


맨 처음 1줄로 시작해서 글밥을 조금씩 늘려나갔다.

시트지에는 처음엔 책 제목으로 시작해서 나중엔 1줄 소감 쓰기로 바꿨고..

그리하여 2년 안 되는 기간 동안 천권의 책을 읽게 되었다.

1줄~5줄짜리 책은 소리 내어 읽어도 큰 부담이 없었으나, 챕터북, 소설책으로 넘어가면서 글이 많다 보니 이걸 소리 내여 다 읽을 수 없어서 한 챕터만 소리 내어 읽고 나머지 분량은 눈으로 읽는 것으로 했다.


요약하자면, 비록 1줄짜리 책으로 시작해서 1년 반 기간 동안 평균 하루 2~3권 책을

낮에는 듣고, 밤에는 낭독하고, 제목 쓰기 또는 한 줄 소감 쓰기를 한 거다.

돌이켜 보면 토종 한국인에게 영어 기초 실력 높이는 가장 적합한 방법이지 않았나 싶다.

글을 좀 쓸 줄 알면서부터는 영어독후감, 영어일기 쓰기도 병행했다.


초등학교 가서는 딱히 기억은 안 나는데 1학년때인가 학교등교 전 영화를 10분씩 보여주는 정도하고 책 꾸준히 읽게 했다. 딱 페이지만 소리 내어 읽게 하고.. 오디오도 매일 조금씩 듣게 했다.


초2 가 되니 선배맘들의 조언이..

잘하는 아이들이 있는 학원을 보내보라는 거였다.

아무래도 여긴 한국이고 이중언어 구사하기에 한계가 너무 많을뿐더러 어린아이 둔 엄마들은 자기 자식이 똑똑하다고 착각을 많이 하니 학원에 또래 아이들 틈에 두고 객관적으로 보라는 거다.

또한 책과 오디오도 영어를 하는 것도 좋지만, 제2외국어를 익혀야 하는 입장에서 수준을 계속 나이와 학년에 맞게 올리기 위해서는 학습을 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참 고마운 조언이었다. 그때의 나는 사교육에 대한 효과적 활용에 대한 고민 보다 사교육은 나쁜 것이라는 선입견이 먼저 자리 잡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겨우 주 2 회지만 학원이라는 곳을 보내보니 적절히 활용하면 참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션이 재미있어했다.


또한 IET나 토플, 디베이트 같은 시험과 대회에 대해 알게 되었고 도전하는 걸 좋아하는 션 성향에 딱 좋았다.

이런 도전을 하다 보면 준비를 해야 하는데 결과가 어찌 되었건 그 과정이 다 도움이 되었다.

물론 영어책도 꾸준히 읽었고..


이런 것과 무관하게 션이 어디에 빠지면 거기 관련된 부분은 책, 영화 등 마구 넣어줬는데

우주 좋아했을 유아시절, 우주를 주제로 한 영화 많이 보여줬고 (입임팩트, 아마겟돈, 교육용 DVD 있었는데 그것도..) 초4인가? 스타워즈 빠진적 있었는데 이때 스타워즈 시리즈 레고, 백과, 소설 원서, 영화 DVD 많이 봤었다.

(관련 포스트도 여러 개 썼던 걸로 기억)


어느 시점부터는 엄마가 해주는 건 없고 알아서 돌아가게 되었는데.. 그 배경에는 대회에서 만난 아이들과 서로서로 친해지고 경쟁도 해서이다. 언제부터인가 지역과 학교, 학년을 넘어서서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고 또 질문받은 아이는 성심껏 답변해 주는 모습이 보인다.

(예로 디베이트 대회 준비 전 작년 우승팀 연락해서 조언 구했더니, 그 학생 말이 매일 새벽 3명이서 스카이프로 연습을 했다고 하니 바로 따라 하고, 동영상 많이 보라고 하니 대회 동영상 찾아 평소 듣고 다니는 등)


지금은 SAT 다시 도전하려고 한다. 이전에 점수 따기는 했지만 하고 싶은 게 있어서 더 높은 점수받고 싶다고 한다.


션은 철두철미하게 준비하고 공부하는 타입이 아니다.

그나마 나이가 들면서 벼락치기는 하기 시작했는데 가끔 턱없이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도 철들면서 세상일이 쉬운 게 아닌 건 알아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 정신없이 글을 써서 정리하자면


엄마가 도움을 주는 건 유아기 때 정도.. 이때 정성을 기울여 영어 기본 쌓아두면 이후가 편하다

오디오 많이 듣게 하고 무엇보다 책이 중요

비디오도 효과 좋음

초등가서는 대회 도전 하면서 실력 업 필요

단어는 꼭 꾸준히 암기. 독서와 단어 암기는 서로 시너지 효과는 주지만 별개로 해야 함

영어만 실력 올리는 비법 없음, 아는 만큼 늘기 때문에 무조건 다양한 체험 (한글로 된 독서 포함) 필요

회화는 낭독도 큰 도움

글쓰기는 한글 영어 상관없이 너무 중요. 평소 습관 필요 (어릴 때 엄마 재량껏 ~)


(참고1) 고1때 써둔 글

(참고2) 상세 사례는 아래글에 링크되어 있음

https://blog.naver.com/jykang73/221655790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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