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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가드너 Apr 06. 2024

처음 씨앗을 뿌리려는 그대에게

초보자를 위한 씨앗 심기 4단계


"이 많은 꽃씨를 어디다 심을 건데?" 

기다리던 꽃씨가 도착하자,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남편이 어이없단 듯이 물었습니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물리적 땅의 면적은 빤한데, 그런 말을 들을 만도 하죠. 그럼에도 모종을 만들어 나눔도 하고, 중간에 발아가 안 되는 것도 있다 보니 늘 넉넉하게 준비하게 됩니다. "어딘가에 심을 곳은 나온다!"란 정원지기들 끼리 하는 말이 실제로도 그렇더라구요.  


올해 구입한 씨앗들


제가 해마다 꽃씨를 다량으로 구입하는 건 2가지 이유에서인데요. 모종하나 값으로 40개 정도의 씨앗을 살 수 있으니 가성비가 좋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대중적이지 않은 꽃은 모종을 구하기 어려워서입니다. 씨앗을 키우면 알게 되는 즐거움과 소소한 행복감은 덤이고요. 꽃으로 만드는 소품이 다양해지면서, 키우는 꽃도 점점 범위를 넓혀가는 중이네요.  


올해에도, 원하는 꽃씨를 구하기 위해 인터넷을 샅샅이 살피다, 여럿 구입 할 수 있었어요. 대규모 전문꽃씨판매처보다는 소규모로 파는 곳이 대부분이었는데요. 집에 도착한 꽃씨 봉투를 보니 꽃 그림은 없고, 빼곡하게 설명만 가득 써 있더라고요. 꽃씨마다의 특징이 잘 나와 있어, 번거로워도 읽고 공부하면, 실패 확률이 거의 없습니다. 그럼 꽃씨를 심으러 가볼까요?  


자세히 나와있는 꽃씨 정보와 보라 무스카리


우선, 씨앗을 심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이 있는데요.

꽃씨, 심을 화분(재활용도 가능) 

이름표, 메직펜, 상토모종삽, 플라스틱스푼, 발아용 흙, 물뿌리개나 분무기가 필요합니다. 


기본 준비물과  씨앗 파종할 재활용 플라스틱


씨앗이 꽃을 피우기 위해선 발아란 과정을 거치는데요. 즉 씨앗이 싹을 티우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람에 의해서 (풍매), 곤충의 막이가 되어(충매) 등 여러 노선을 통해서 발아되는데, [중요한 환경조건은 적합한 온도+수분+산소+햇빛]입니다. 


그렇다면, 꽃씨의 발아율을 좋게 하려면, 어떤 과정을 거치는 게 좋을까요? 

step 1

먼저, 내가 심으려는 꽃씨가 암발아? 광발아인지? 알아야 합니다.  

즉, 암발아는 빛을 차단해야 발아를 하고, 광발아는 빛을 보여줘야 발아를 하는 것인데요. 일반적으로 씨앗이 크면 암발아 성이 많고, 씨앗이 작은 미세종자는 광발아 성이 많습니다. 보통 씨앗 봉투에 다 쓰여 있으니 꼭 확인하는 게 좋아요. (어떻게 하는지는 뒤에 나옴)


step 2

씨앗을 흙에 파종하기 전, 씨앗 물 불림을 하는 게 좋습니다. 

마치 밥 하기 전에 물을 불려 놓으면, 밥이 맛있고 빨리 되는 것과 똑같은 이치라고 이해하면 되는데요. 15도 이상이면 발아율이 높기 때문에, 씨앗이 크면 한나절, 작으면 반나절만 실내에서 하면 충분합니다.

 

씨앗의 물 불림과정


step 3

 준비된 화분에 발아용 상토(starting seed mix)와 함께, 물에 불린 씨앗을 넣으면 됩니다.  

이때, 작은 씨앗은 그냥 위에서 살포시 뿌리고, 중간 이상 씨앗은 반드시 씨앗 굵기의 3배 깊이에 심어야 하는데요. 너무 깊게 심으면 발아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씨앗을 심고 나서 앞서 말한 대로, 암발아 씨앗은 신문지나 종이로, 광발아 씨앗은 투명 비닐로 덮어주면 습도가 유지되어 도움이 됩니다. 이때, 이름표도 적어 꽂아 주시고요.  

      


step 4

여기까지 씨앗 심기가 다 끝나면, 물을 주는데요. 

흙에 직접 물을 세게 부으면, 씨앗이 움직일 수 있으니, 처음에는 분무기를 사용해서 겉흙이 마르지 않게 주시고요. 좀 자리가 잡혀 새순이 조금 올라오면, 물뿌리개로 조심히 물을 주시면 됩니다. 

  


다시 간단 정리 !!!

- 심을 씨앗이 암발아인지, 광발아인지 알아둔다.
- 씨앗 심기 전, 물 불림을 한다.
- 발아용 상토를 넣고, 씨앗 굵기의 3배 깊이에 심어, 덮어준다. 
- 겉흙이 안 마르도록 처음에는 분무기로 물을 뿌린다.


올 해 파종과 한련화 발아


씨앗 뿌리기도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아주 초보자를 위한 기본적인 것만 기록했습니다. 혹시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시고요. 꽃과 흙냄새가 얼마나 포근한지, 그리고 즐거움과 위안을 주는지, 이 봄에 느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작년 6월 정원과 씨앗 파종한 에키네시아




[마음을 가꾸는 정원 이야기] 새 연재 글에서는 꽃과 식물에 관심이 있으나, 기초부터 알고 싶은 분을 대상으로 꽃씨 뿌리는 법부터, 소품 만들기까지...그리고, 정원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를 직접 만든 소품과 함께 올리려고 해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정원산 연둣빛 셀릭스와 헬레보루스로 만든 화환 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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