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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정원지기의 감성 가을 소품
구경 오세요

쉽고, 따라 하기 쉬운 소품 만들기

by 해피가드너


우리 집 소파는 30년 전부터 한국에서 쓰던 것 그대로이다. 그때도 깔끔한 색이 좋아 아이보리색 천 소파를 용감하게 선택했더랬다. 다들 오래 쓸까? 우려했지만 가끔 솜을 보충하고, 세탁해서 지금까지도 잘 쓰고 있다. 그동안 몇 번이나 새로 장만할 유혹이 있었으나, 미국 소파가 사이즈가 커서 불편하기도 하고 오랫동안 정도 들어 바꾸지 않았다.


가구 구입을 거의 안 하는 대신에, 소품을 자주 만들어 집안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대부분이 정원 꽃을 이용해서 만든 거라 특별한 비용도 들지 않고, 또 싫증 나거나 계절이 지나가면 교체해도 되니 부담도 없어서 좋다. 가을이 되자, 다양한 소품을 만들어 집안 곳곳에 놓고, 가을을 만끽하는 중이다.




#1 빈티지 액자

집에 낡고 오래된 액자가 있어 버리려다가 갈색 아크릴 물감으로 대충 쓱쓱 칠해줬다. 빈티지한 분위기가 좋아 산책하다가 주워 온 솔방울과 열매로 중심을 잡고, 정원 꽃들과 길가 들꽃으로 마무리했다. 사진 없이 프레임만으로도 가을 분위기가 나고, 심플한 글씨를 써넣어도 멋스럽다.

빈티지 액자



#2 라벤더 가랜드

봄에는 라벤더에 꽃이 많이 피더니, 가을 되니 잎만 무성해서 미니 가랜드를 만들었다. 라벤더를 양쪽에서 잡아 원하는 형태를 만든 후에 가운데를 철사나 고무줄로 묶은 후 꽃장식을 하면 된다. 라벤더는 말려도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아서 실용적이다. 가랜드만 벽에 걸어 두어도 예쁘지만, 나는 커피 사인 판에 데코를 했는데 생생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나니 좋다.


라벤더 가랜드



#3 미니 리스

친하게 지내는 지인이 김치를 늘 만들어 주셔서, 간단한 선물과 함께 리스로 포장해서 선물했다. 작은 리스 틀에 사랑스러운 분위기가 나도록 핑크 계열의 드라이 꽃으로 장식하고, 가장자리에는 부드러운 분위기의 모스(moss)를 살짝 추가했다.


선물포장 미니 리스



#4 호박데코

가을이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저렴하고 흔한 장식용 호박이다. 호박만도 가을 분위기는 나지만, 꽃으로 장식하면 훨씬 고급스러운 나만의 호박데코가 된다. 호박 꼭지 부분에 말린 꽃과 가을 열매를 붙이고, 연한 색의 모스로 마무리했다. 마침, 커뮤니티에 도네이션해야 할 일이 생겨 감사한 마음으로 기부했다.


호박 데코



#5 수국 캔들 홀더

가을에도 엔드리스썸머 수국이 한참피고 있어 사랑스러운 캔들 홀더를 만들었다. 수국은 수많은 꽃이 모여 큰 꽃송이가 되어 있어서, 우선 만들기 전에 작은 꽃들을 분리해 줘야 한다. 스티로폼으로 된 동그란 볼에 빙 둘러 수국을 붙여 주고 입체감이 나도록 작은 열매를 보충했다. 막대기 같은 초만 있는 것보다는 수국으로 감싸주니 따뜻한 캔들 홀더로 변신했다.


수국 캔들 홀더



#6 가을 감성 석고 방향제

산책하러 갈 때마다 조금씩 가져온 각종 열매와 말린 꽃으로 만든 방향제이다. 우선, 석고 가루를 물과 혼합한 후 약간의 올리브리퀴드를 넣어 석고틀을 만든다. 석고가 굳어지면 꺼내서 가져온 공원 꽃들로 가을 느낌의 데코를 했다. 완성된 방향제는 집안의 쾌쾌한 곳이나 어두운 곳에 장식하면 좋다.


석고 방향제



#7 나무 책갈피

집에 동그란 나무 식물 이름표가 많아서 이를 재활용했다. 먼저, 가을 느낌 나는 티슈페이퍼를 예쁘게 잘라서 나무 이름표에 공예용 풀로 붙여줬다. 책에 끼워서 쓸 거라 꽃대신 공예용 진주 스티커로 장식하고 목공 구슬과 실로 마무리했다. 북클럽 회원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나눌 생각이다.


나무 책갈피


나는 소품을 만들며 독창적이고,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나름 많은 시도를 한다. "오! 이거 아이디어 좋네! 예쁘네! 나도 한번 따라 해 봐야지!" 이런 말을 들으면 응원받은 거 같아 행복하다. 물론 모든 취미가 그렇듯이 이런 작업도 하기 귀찮을 때도 있다. 뭐 꼭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니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마음을 달래 가며 만들기 시작하면, 잡념도 없어지고 점차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성취감도 생겨 좋다. 집을 정갈하게 청소하고, 직접 만든 소품을 적당한 곳에 장식하는 시간은 나만의 힐링 타임이기도 하다. 가끔은 소품이 필요한 곳에 아낌없이 기부해서 다양한 쓰임을 받으니, 보람도 있다. 이 멋진 가을에,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재료들로 "나만의 소품"을 만드는 여유를 적극 추천드린다.


PS:

만드는 방법이나 그 외에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제가 아는 범위에서 자세히 답변드리겠습니다. 혹시 더 많은 소품과 꽃으로 만든 장식 과정을 보고 싶으신 분은 제 인스타 계정으로 방문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https://www.instagram.com/happygardener_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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