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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랴 May 21. 2024

레벨 업한 내게 맞는 새로운 방법

둘 중에 하나만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는 걸 알게 됐다. 거기서 모순점을 찾았다. 얼핏 눈치채기 했는데 해결책을 찾기 귀찮아서 미뤄뒀던 거였다. 참 사는 게 재밌다. 흑백논리를 그렇게 경계해 놓고는 지금껏 유지해 놓던 태도는 모호하거나 애매한 게 싫다고 정확히는 불안해져 버리니까 명확하고 확실한 걸 찾았다. 그게 어떤 식으로 발현됐냐면 몇 가지를 정해놓고 그중에서 답을 고르는 식이었던 것 같다. 보통 골라둔 세 가지 중에서 객관식처럼 선택하고 그거에 맞춰서 행동을 고수하거나 둘 중 하나만을 정해서 그대로 쭉 밀고 가든가 하는 식이었다. 마치 네, 아니오처럼.




마치 한 가지 답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나는 결국은 발에 걸려 넘어질 때까지 그게 나한테 있어 알맞은 유일한 답이라는 느낌으로 맹신하기도 했다.




그건 매우 강박적이었고 유연하지 못한 태도였다.




그래서 유연하게 사고하고 경직되지 않게 생각하는 법을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정했으니까 반드시 해야 하는 그런 건 애초에 없었는데.




상황에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 그 해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답일지라도 나한테는 시일이 너무 지나버린 오래된 무언가처럼 새로운 답으로 바꿔줘야 할 수도 있었다. 그걸 바로 받을 수 있고 쉭 넘길 수 있는 건 유연함이었다.




내가 이거라고 생각해도 시간이 지나면 아니게 되는 경우도 많았고 더 좋은 방법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것도 아니면 기존의 폐기한 방식과 지금 쓰고 있는 방법을 섞어야 더 효율이 나기도 했다. 내 판단이 틀렸다는 생각으로 빠지기보다는 전 단계의 나한테는 그게 최선의 방법이고 쓸 수 없는 방법이 분명히 있었다. 레벨 업을 하기 전까지는, 가려져있는 항목 같은 거였다.




하지만 기존의 좋은 방법으로 꾸준히 레벨 업을 하니 이전에 잘 맞지 않았던 방법을 드디어 쓸 수 있게 되고 그게 현재의 나한테 가장 효율적이고 맞는 방법으로 바뀌었을 뿐일지도 모른다.




이 경우에는 방법이 바뀐 것보다는 본인이 바뀌었다고 봐야겠지.




레벨 업을 한 사람에게는 기존의 방법이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걸 고려해 봐야 한다.




선택지를 정하고 그중에서 고르는 방법 또한 폐기하기보다는 그게 알맞은 경우도 있으니 잘 찾아서 적절하게 쓰면 큰 도움이 될 터. 그러니 이게 꼭 맞으니 저게 틀렸고 반드시 이 방법이 맞고 전에도 안 맞았으니 지금도 안 맞는다는 보장은 없다.






현재의 내 레벨에서 나한테 맞는 게 존재한다면 그건 다만 현재의 이야기라는 걸 꼭 기억하면 좋겠다. 만약 내가 내일 달라진다면, 혹은 모레에 달라진다면. 생각이 바뀌고 가치관이 바뀌는 건 사람마다 그 시간이 천차만별이니까, 매 순간 성장하는 나는 같은 사람이 아니다. 그렇기에 항상 강박적으로 생각하거나 자신을 스스로 한계 짓지 말고 뭐가 지금 내게 좋은지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탐구해 볼 일이다.




살아있다는 끊임없이 변한다는 뜻이며 새포 하나하나가 떨어지고 새로 만들어지고 지금의 나조차도 생각이 끊임없이 바뀐다는 걸 알아채자. 그게 살아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나는 살아있다. 그 말은 지금도 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더 좋은 생각들, 매 순간 새롭고 발전되는 생각들을 더 많이 하고 싶을 따름이다. 부정적이고 그림자 같은 부분들 안에서도 거부하고 회피할 게 아니라 나의 한 부분이라 수용하고 받아들이고 싶다. 왜냐하면 긍정적이고 좋은 것들만이 좋은 건 아니다. 부정적이고 우울한 일면 또한 하나의 일면으로 바라보고 담백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면 그때야 비로소 내가 채워질 것이다.






아무리 해도 채워지지 않아서 공허했고 허무했던 공간이 담아지고 채워져서 내 안에 비어져있던 부분이 있는 감각을 그대로 온전하게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그건 다른 사람이 채워주고 알아주는 부분이 아니라 나만이 알아주고 채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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