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주간일기 10 - 3.9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지난주에 요리를 배우고 있다는 글을 썼다.
그 글을 보시고 공직 선배님께서 은퇴 후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들로 여러 가지를 조언해 주셨다. 가족을 위한 요리, 가족을 위한 청소 등 그동안 아내가 해오던 일 일부를 도맡아 하기, 솜씨 있으면 집필하기, 뭐든 한 가지는 새로 배우기, 이해타산을 만들어진 모임과 인간관계 줄이기, 단 한 사람이라도 사람 같은 사람과 벗이 되기, 황금기(60~75살)를 구가하지 않고 자잘한 돈벌이에 매달리지 않기, 빈곤과 싸워야하는 분은 열심히 뭐든 하기, 무엇보다 관조와 성찰을 친구 삼기.
퇴직하면서 쓴 책 ‘CEO의 월요편지’를 경험삼아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 ‘브런치’(brunch.co.kr)의 작가 신청을 했는데 선정 되었다. 해운대 주간일기를 당초 계획했던 대로 계속 쓸 것을 다짐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글의 내용도 도시행정과 시민의 삶에 주로 집중해 나가고자 한다.
3.9 대통령선거가 있었다.
이렇게 간절히 마음을 졸인 선거와 개표가 있었던가. 밤을 지새우면서 기도하는 심정을 담았다. 정권교체에 대한 애타는 갈증을 인내하면서 투표를 독려하기도 하고, 힘을 보태기도 했다. 존경하는 선배님은 전화돌리기라도 해야 한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재명 후보는 억울할 수도 있겠다. 성남시장으로서, 경기도지사로서 나름 능력을 인정받았고 좋은 성과를 냈다고 자부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지역의 문제를 넘어 국가의 관점에서 일해 본 경험이 없다. 또 지금의 정부가 잘한 일이라고 내세울 만한 정책이나 일이 없다. 지금 정부가 해결하고자 했던 불평등, 양극화, 일자리, 저복지, 지역균형발전, 북한비핵화 등에 진전을 보인 게 없다. 가령 공공기관 2차 이전이나 지방자치권 확대도 말만을 무성하게 했지 가시적인 성과를 보인 게 없다. 이재명 후보는 소위 받은 것은 없고, 그 부담만을 고스라니 모두 안았다. 그렇다보니 이재명 후보에게서 지금 정부의 정책 중에서 계승,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정책을 들은 바 없다. 그렇다고 대놓고 비판할 수도 없으니 사과하고 또 사과만 했다. 여론조사에서 보듯이 국민들의 선택기준은 정권교체였다. 정치교체라는 프레임으로 극복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유능한 경제대통령’ 슬로건도 시의적절하지 않았다. 국민에게 와 닿는 정책이 보이질 않았다. 경제는 물가부터 확실히 잡겠다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물가가 민심이다. 올해 들어 국민들은 알게 모르게 물가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주에 머리 커트를 하러 갔더니 그 사이 2천원이나 올랐다. 국민은 코로나로 자영업자의 빚 증가, 집값, 기름 값 등 물가 인상을 걱정하고 있다. 거대담론인 5·5·5정책, 기본소득 등은 선진국으로 진입해가는 우리 실정에 맞지 않는 구호다. 원래부터 이재명 후보는 경제전문가가 아니었다.
‘내로남불’정권으로 규정한 작금의 상황에서 ‘공정과 상식’은 좋은 슬로건이다. ‘우리가 정의이고 너희가 적폐다’라는 오만과 독선이 5년간 지속되었다. 우리 편의 잘못에는 지나치게 관대하고 상대의 잘못에는 지나치게 가혹했다. 이것이 국민들의 강한 정권교체 의지로 표출되었다. 윤석열 당선자의 ‘공정과 상식’은 국민의 마음에 닿았다.
청와대의 광화문 시대, 여가부의 폐지 등은 새로운 관점의 시도다. 문 대통령이 공약으로 했다가 폐기한 청와대의 광화문 이전은 패러다임을 바꾸는 단초다.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대통령 지위가 제대로 발휘될 것으로 믿는다. 제왕적 대통령의 탈피다. 장소가 바뀌면 일하는 방식도 바뀐다. 선거 공보에 나와 있듯이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이 되시기를 바란다. 우리가 피땀 흘려 가꾸고 만든 대한민국이 우리 후대에도 계속 발전해야 하니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작동하는 사회가 좋다.(22.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