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주간 일기 11 - 청와대의 ‘용산 이전’과 행정의 타이밍(Timing)
선배 공무원을 만났다.
공직을 퇴직하고 현역을 은퇴하신지도 5년 이상이 지났다. 그동안 공기업 사외이사, 특강 등을 거치면서 차츰 현업에서 멀어져 갔다고 하셨다. 또한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아 평생교육사, 공인중개사를 취득하였으나, 크게 활용하지 않고 계셨다. 지금도 대학 등에서 수강도 하고, 어릴 때부터 습관화된 책 읽기를 계속하신다. 본인도 재미있고, 할아버지의 공부하는 모습이 손자들에게도 선한 영향력이 되는 것 같다고 말하셨다. 바야흐로 평생교육의 시대이다.
조사에 의하면, 지금의 퇴직자는 지게차 운전기능사, 조경기능사, 굴삭기 운전기능사, 한식조리기능사, 방수 기능사 순으로 자격증을 많이 취득하고 있다. 정말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라서 이 자격을 취득했을까.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고 밥벌이가 될 수 있는 자격증이라는 생각에 은퇴자 대부분은 은퇴 이후의 삶이 넉넉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예외일 수가 없다.
행정은 타이밍(Timing)이다.
농사를 지을 때도 적기에 씨 뿌리기나 파종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수확을 얻기 어렵다. 시기를 놓치고 내놓는 정책을 우리는 뜬금없다고 한다. 적절한 타이밍을 잡으려면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미래 상황에 대한 통찰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부산에 대학 동물병원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주에 부산시, 동명대, 경상대가 MOU를 체결하고 응급진료 및 전문 클리닉 병원을 건립, 운영하기로 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에 꼭 필요한 시설이 적기에 추진되는 것 같다. 반려견 ‘써니’를 키우고 있는 나로서는 다행이다.
부산시민들의 대부분이 내가 사는 동네, 해운대 좌동을 지나 기장 ‘오시리아’로 간다. 해운대 관광객도 마찬가지다. 기장엔 롯데 및 신세계 아웃렛, 이케아, 롯데 테마파크 등 관광 및 상업시설들이 들어섰다. 이번에 도시철도 오시리아선을 6년 앞당겨 완공하겠다는 발표는 시의적절하다. 3월 말 테마파크의 개장을 앞두고 교통대책에 대한 시민의 요구에 부응했다. 다만 민자로 추진하면 절차 이행 등의 사정으로 계획보다 늦어질 우려가 많다. 예산 여건이 어렵더라도 재정사업으로 했으면 낮지 않을까.
청와대의 ‘용산 이전’을 선언했다. 타이밍이 좋다.
반대하시는 분들은 절차나 비용의 문제를 말하기도 하고, 경호나 안보의 문제를 말하기도 한다. 수긍이 된다. 하지만 청와대의 용산 이전은 청와대가 일하는 철학과 방식을 새롭게 하겠다는 선언이다. 구중궁궐에서 국민이 지켜보는 열린 공간으로 나오는 일이다. 어찌 어려움이 없지 않겠는가. 지금 정부가 예산에 협조하지 않으면 길거리에 나앉을 판인데 어쩌지. 그런데 지금 하지 않으면 또 실기할 우려가 크다. 한번 청와대에 들어가면 나오기 어렵다. 더 많은 안 되는 사유들이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윤석열 당선인이 기자회견에서 말한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도 공약했었고, 막상 들어가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전을 반대했을 것이다. 결국 헛공약이 되었다. 아마 가장 아쉬워하는 일로 내심에 남아있을 수 있겠다. 이참에 대통령 경호와 그와 관련된 규제를 새롭게 점검해 볼 필요도 있다.
해운대의 요트 활성화는 요원하다. 행정이 현실 인식과 미래 통찰이 부족하다. 체류하는 관광, 체험관광이 대세라곤 하지만 해운대는 그 부분에 소홀하다. 지난주에 “해운대 요트투어가 인기를 얻으니 불법영업이 판친다”는 기사와 “유람선 운영사 선정해 놓고 사업부지에 건물 짓지 말라는 해운대구”라는 기사가 있었다. 둘 다 행정에서 타이밍을 놓쳐 행정이 불신받고 시민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내용이다. 아름다운 해운대 바다가 손짓하고 있다. 해운대구가 적극 답해야 한다.
행정의 타이밍은 의지의 표현이고, 신뢰를 얻는 기초가 된다.
제 때 해야 할 일이 미루어지면 일에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이고, 시민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 신뢰를 주지 않는다. 뒷북행정을 시민들은 공감하지 않는다. 기업 경영에서나 개인의 일에서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