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갈등을 풀어가는 혜안이 필요하다.

by 배광효

해운대 주간 일기 39갈등을 풀어가는 혜안이 필요하다.


10월이다.

지금까지 지켜온 월요일이 공휴일이면 주간 일기를 쓰지 않으나, 지난 2주간 여러 가지 이유로 나의 저서와 편지글을 올려서 소식을 전할 수밖에 없다.


잘 드러나지 않았으나 대기록을 세우고 KLPGA에서 뛰고 있는 홍란 프로가 은퇴를 했다. 홍란 프로의 앞날이 더 행복하기를 바란다.


홍 프로는 2005년 KLPGA 정규투어에 진출한 뒤 지난해까지 17년간 한 번도 시드를 잃지 않았다. 358개 대회에 출전해 최다 경기 출전 기록을 갖고 있다. 또 1047라운드를 뛰며 한국 여자골프에서는 처음으로 1000라운드 출전 기록을 세웠다.


홍 프로는 "특별히 거리가 많이 나가지도, 특별히 뛰어나게 잘하는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그래도 그렇게 떨어지는 것도 없었기에 롱런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라고 말한다.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다. 이런 분들이 좋다.

39. 홍란.bmp


정치가 어지러운 혼란 속에 매몰돼 있다.

조선시대 예송논쟁하는 것도 아니고 조문을 했느니 안 했느니, 또 제대로 들리지도 않는 말로 이러쿵저러쿵 난리다. 정치가나 평론가나 그냥 말을 내뱉는다. 분별하지 않는 세상이다. 정책은 없고 가십거리로 전 방위적으로 공격만 해댄다. 어디로 갈련지. 대구시장이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그런데도 다들 내 살길을 찾아 다음 선거를 위해 지역구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보수의 가치를 지키고 확산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뿌리와 중심이 흔들리면 가지나 주변이 아무리 무성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대구시가 지난 6월 지방선거 후 전광석화로 공공기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대구시장의 추진력 하나만큼은 대단하다. 진주의료원 폐지 때도 그랬다. 특유의 리더십을 갖고 있다. 묵묵히 가고자 하는 길을 간다.


대구시는 18개의 공공기관을 10개로 대폭 축소했다.

10월 1일부로 대구 교통공사, 도시개발공사, 공공시설관리공단, 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 디지털혁신진흥원 등 5개 기관이 통폐합을 거쳐 새롭게 출범했다. 특히 시설공단과 환경공단의 통합이 이루어진 것은 특이할 만하다.


전문가는 ‘절차의 적합성, 통합의 적합성, 기관의 이질성’을 들어 우려를 나타낸다. 디자인진흥원 등 일부 기관은 통폐합을 중앙부처가 반대를 하고, 지역 내에서도 통폐합기관 구성원과 시민단체들이 의견을 달리하면서 갈등은 계속된다.


부산시가 해운대 센텀2지구 산업단지 조성사업의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지난주에 완료했고, 연내에 산단 승인 절차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장 큰 현안과제는 풍산과 반여농산물도매시장의 이전 부지를 정하는 것이다. 지역 내에서 이전할 적정 부지를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갈등의 요소가 너무 많다.


그런데 센텀2지구 부지를 원하는 지역의 기업들이 많다.

정말로 부지가 필요한 경우도 있고, 부지의 가치를 감안한 투기 수요도 있을 것이다. 도심첨단산업단지를 만들려는 의도에 부합하게 옥석을 잘 가릴 수 있도록 설계하기를 바란다. 센텀시티 개발에서 얻은 경험을 반면교사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39. 센텀2단지.bmp


지난주에 동남권 ‘메가시티’가 뜨거운 감자였다.

지난해 7월 ‘부울경메가시티합동추진단’이 개소식을 가진 이후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시도지사가 교체되었다. 경남도지사의 반대와 행정통합 제안, 울산시장의 잠정 중단 선언이 있었다. 경남의 시·군들이 잇달아 경남도의 의견에 지지선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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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경남 시군 행정통합의견.jpg


경남 사람들은 소위 모태론(母胎論)의 인식이 강하다. 부산과 울산은 경남에서 분리되었으니 합치면 다시 경남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산과 울산을 변방 취급하듯이 한다. 그동안 부울경은 경제와 교통 분야에서 몇 번의 상생협력 실험을 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메가시티든 행정통합이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필요하다. 하지만 이를 내부의 자율의지로 이루어가기에는 너무나 많은 인식 변화가 있어야 한다. 잘못하면 힘만 쓰고 무일푼이 될 수도 있다. 매달리기엔 시간이 너무 아깝다. 참으로 이상한 것은 보수당 쪽의 시도지사가 되면 사사건건 이웃의 일에 간섭이 많고, 의견을 함께 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어디에서 기인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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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고리원전 부지 내에 사용 후 핵연료의 건식 저장시설을 2029년까지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지금 사용 후 핵연료는 원전 시설 내부의 수조 형태 습식저장시설에 저장되어 있으나 몇 년 후에는 포화 상태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는 고준위 폐기물의 중간저장시설은 2043년까지, 영구처분시설은 2060년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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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은 외국의 원전에서도 건식 저장시설을 활용하고 있고, 또한 이미 월성원전에서 건식 저장시설을 운영 중이니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리고 중간저장시설의 건립 때까지 한시적으로 사용하는 임시시설이라고 강조한다.


정부는 안전하다는 믿음 이전에 지역의 민심도 살펴서 헤아려야 한다.

또 고준위 폐기물의 중간저장시설과 영구처분시설의 건립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국민의 신뢰가 우선되어야 한다.


정작 부산시와 울산시가 이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주목된다. 고리 일대는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을 정도로 원전의 다수호기가 밀접한 곳이다. 심리적으로 늘 불안을 안고 산다. 수도권 인근에 원전이 없다는 상대적 소외감도 있다. 갈등을 푸는 혜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22.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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