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최근에 뜨는 세계의 여성들

by 배광효

해운대 주간 일기 37 – 최근에 뜨는 세계의 여성들


대학을 졸업 한 이후 만나지 못했던 대학 동기들을 만났다.

페북에서 서로 간의 소식을 알고 오랜만에 30년 전의 추억과 그동안 살아온 기억을 더듬었다. 직장을 다니고, 퇴사를 하고, 새로운 일을 찾아 방황을 하고, 지금의 일을 하고 있는 과정은 드라마틱하다. 다소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 세대의 공통적 경험이기도 하다. 부모를 모시고, 자식을 교육시키고, 경제를 일으키는데 큰 역할을 한 우리가 살아온 삶이 가볍지 않다. 동기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경제 현장을 묵묵히 지켜온 우리 세대가 자랑스럽다.


아이유(30)가 국내 여성 가수 최초로 잠실 올림픽 경기장에서 18, 19일 이틀간 공연을 했다. 단독 콘서트 ‘더 골든 아워(The Golden Hour) : 오렌지 태양 아래’에 이틀간 8만 8천여 관객을 동원, 약 115억 원의 입장료를 기록했다.


2008년 중학교 때 데뷔한 그녀는 “이렇게 큰 무대는 꿈꿔본 적도 없었다. 데뷔 14주년 기념일에 딱 맞춰 콘서트까지 할 수 있는 저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다. 오늘을 기억하며 더 겸손한 마음으로 14년 더 가보겠다”라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아이유가 한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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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국노래자랑’의 새로운 MC로 코미디언 김신영(39)이 발탁되었다.

송해가 34년을 이끌어 온 이 프로그램을 키 150㎝대의 작은 체구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뿜어내고, 마이크를 잡으면 단숨에 무대를 휘어잡고,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코미디언으로 가수, MC, 라디오 DJ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해 온 그녀가 단독 MC를 맡았다.


그녀를 송해의 후임으로 예상한 이가 거의 없어 처음에는 의외의 선택이라며 놀란 이들이 많았지만, ‘최고의 캐스팅’이라는 반응도 만만찮다. 바야흐로 경험의 축적이 빛을 발하고, 여성 단독의 MC 시대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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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리즈 트러스(47)가 지난 6일 영국 사상 세 번째 여성 총리로 선출됐다. 아버지는 강성 좌파 수학교수, 어머니는 반핵(反核) 활동 경력이 있는 간호사로 그녀의 부모는 ‘노동당 중에서도 왼쪽’이었으나, 그녀는 대학 졸업 직후 1997년 보수당에 가입했다. 대처 총리를 ‘롤모델’로 삼는 트러스 총리는 2010년 하원에 입성, 3년 전 존슨 총리 내각 출범 때 국제통상부 장관으로 발탁된 데 이어 작년 9월 외무부 장관에 오르는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또한 결혼생활 중에 그녀의 외도로 파국의 위기를 맞았으나, 한 인터뷰에서 “끔찍한 실수였다”며 “정말 미안하다”라고 말하는 등 진심으로 사과하여 이혼의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들에게는 “우리 집 일에 상관 말라, 정치력과 집안 문제는 무관하다”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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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96세로 서거했다.

엘리자베스 2세는 1952년 25살의 나이로 왕위에 오른 뒤 영국의 군주와 영연방의 수장 자리를 지켜왔고, 영국 최장수 군주이면서 세계 역사상 두 번째로 오랜 기간 재위한 왕이다.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를 임명하는 행사가 마지막이었다. 언론은 여왕이 ‘70년 재위 기간 변함없는 모습으로 본인의 역할에 충실했고, 고령에도 냉철한 판단력, 유머, 친화력을 잃지 않아 영국 국민의 존경과 신뢰를 얻었다.’라고 말한다.


아들 찰스 왕세자의 결혼과 이혼, 며느리 다이애나비의 비극적인 죽음, 왕자와 손자들의 불미스러운 사건들로 마음의 고생은 많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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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산나 마린(37) 총리가 '광란의 파티' 영상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8월 중순 마린 총리가 핀란드 가수와 방송인 등 유명 인사들과 함께 격정적으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 SNS에 돌았고, 이어서 총리가 본인이 마약검사를 받았다고 직접 말했다. 이번 일로 고위 정치인의 사생활 범위를 두고 뜨거운 논쟁과 국가 수장으로서의 품격, 책임 논란이 일고 있다. 그녀는 총리라고 해도 자유 시간에는 또래 일반인들처럼 즐길 권리가 있다고 강조해왔고, 사적인 영상이 공개된 것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녀는 대학 재학 중 20살에 핀란드 사회민주당에 입당했고 2008년 탐페레 시의원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가 27살이던 2012년 당선돼 시의회 의장까지 지냈다. 2015년 의회에 입성한 후 2017년 사민당 부의장이 됐고, 2019년 34세로 교통통신부 장관이 된 지 6개월 만에 당시로 세계 최연소 총리가 됐다. 국회의원이던 2018년 딸을 출산한 그녀는 2020년 15년간 동거한 배우자와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그녀는 총리로 선출된 후 기자회견에서 “나는 한 번도 내 나이나 성별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내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와 우리가 유권자들의 신뢰를 얻는 문제들을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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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느 곳에서나 경험과 능력으로 우뚝 서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권력에 취하고 눈앞에 보이는 것에 집착하고 있는 최근의 사회 모습에서 좀 더 성숙한 사람, 인간이 늘어났음에 하는 바람을 담아 본다.(22.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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