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카페투어(32) - 잇 커피
도쿄 카페투어(32) - it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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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021 Tokyo, Shibuya City, Ebisunishi, 1 Chome−34−28 1F102 代官山ファーストビル
⏱️08:00 ~ 19:00
⏱️08:00 ~ 20:00(금&토)
☕️프로슈토 샌드위치 (¥680)
☕️아이스 아메리카노 (¥330)
✔️세금 10% (¥68)
23.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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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칸야마 역 근처에 있는 it coffee 카페. 대부분 대문자를 쓰는데 여기는 왜 소문자를 썼을까? IT라고 읽을까 봐서 소문자로 한 걸까? 아니면 조금 귀여워 보이기 위해서? 아무튼, 주말에 가려고 했는데 사람이 많아서 가지 못 해서 평일에 다시 방문했다. 주말에 어정쩡한 시간인 오후 3~4시 사이에 갔는데 만석일 줄이야. 생각해 보면 카페에 사람이 가장 많을 시간인 거 같긴 한데. 사람이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한 이유가 일단 외곽이고 구글 평점이 그리 좋지 않았기에. 근데 왜 나는 방문을 했냐면 역 근처에 카페를 가는데 <우드베리 로스터스> 여기만 가기엔 조금 아쉬워서 알아보다가 가게 되었다.
나카메구로 역에서 걸어가면 교통비를 아낄 수는 있겠지만 나는 그런 거 신경 안 쓰는 파스모 사나이 었기에 다이칸야마 역까지 갔다. 이것이 어른의 진정한 Flex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부는 그리 넓지 않았다. 야외에 있는 테이블을 제외하고는 내부에 테이블은 총 6개. 2인석과 4인석이 다양하게 있었다. 층고가 높지 않아서 약간 답답하긴 했지만 애초에 작은 카페라서 답답하게 느끼는 것도 이상할 지도 모르겠다. 이 정도 사이즈라면 조금 더 투자해서 머신을 언더 카운터로 했더라면 어땠을까? 아니면 머신을 뒤로 배치하고 손님들과 좀 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했더라면. 아니면 바를 조금 낮게 제작했더라면 등. 아쉬움이 조금 있는 카페다. 작은 카페일수록 손님들과의 교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여기는 교류하기엔 조금 거리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직원분이 너무나도 열심히 라떼 아트를 연습하고 계셔서. 물론 이 모습은 굉장히 아름다워 보였다. 더 나은 라떼 아트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특별한 메뉴가 있어서 간 카페가 아니었기에 적당히 괜찮은 게 있으면 주문하고 아니면 커피에 점심을 해결할 생각이었다. 커피 칵테일이 눈에 들어왔지만 팔지 않는 거 같아서 그냥 커피와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근데 여기도 그렇고 슈프림 카페도 그렇고 왜 메뉴판을 수정하지 않는 걸까? 이것이 도쿄 카페의 문화인가? 판매하지 않는 메뉴가 있다면 메뉴판을 수정할 법도 한데 그냥 시원하게 줄을 그어버린다. 나는 이거를 정말 참을 수가 없는데 말이지. 아무튼 많은 카페들이 이렇게 하고 있는 걸 보니 어쩌면 도쿄 카페의 문화가 아닐까 싶다. 문화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내 눈엔 그저 약간 게으른 것처럼 보이긴 하는데.
아무튼 주문한 샌드위치와 아이스 아메리카노. 11시부터 15시까지는 샌드위치를 주문하면 커피를 330엔에 마실 수 있다. 나는 이런 전략을 꽤나 긍정적으로 본다. 어차피 손님이 있는 시간인데 굳이 할인해서 판매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아니다. 필요하다. 단골손님이라고, 어차피 올 손님들이라고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가장 손쉽게 손님을 끌어올 수 있는 게 바로 가격이다. 누군가는 추잡하다고 할 수 있고 자존심을 내려놓는 것이고 스스로 망하는 길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본다.
특정 시간에 확실하게 매출을 올릴 생각이라면 가격으로 승부를 보는 게 최선이 아닐까? 그리고 종종 우리가 만날 수 있는 두 번째 잔부터 할인을 해주는 곳은 커피의 퀄리티가 높아야 하며 기본 단가가 높다. 하지만 여기는 그런 느낌은 아니고 동네에 있는 괜찮은 카페 정도인 거 같아서 고급 전략으로 가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아무튼 그냥 나는 가끔 가격으로 승부를 보는 게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각설하고 내가 주문한 샌드위치는 프로슈토 샌드위치로 양상추와 토마토 그리고 양파가 들어가 있다. 바게트로 만든 거라서 입천장 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프랑스처럼 바게트가 무자비하게 바삭하고 질기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빵 크기에 비해 내부 재료가 다소 부실한 거 같은 건 기분 탓이겠지. 이것이 도쿄의 정량이니까. 정말이지 도쿄 카페 투어가 끝이 날 때까지 도쿄의 정량에 적응이 되지 않았던 거 같다.
만석이라 가지 못해서 조금은 기대했는데 기대 이하였다. 아마 내가 첫날에 만석이 아니라 바로 들어갔더라면 꽤 만족했을지도 모르겠다. 괜한 기대감에 나 홀로 심취해 있던 게 아닐까? 그러나 이것이 도쿄 동네의 일반적인 카페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내가 괜찮고 유명한 카페만 골라서 가서 그렇지 어쩌면 이 정도 하는 카페여도 충분히 괜찮은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