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마다 만들어지는 시간표와 속도
오랜만에 의기투합하여 3대가 함께 가족여행을 갔다.
저녁 늦게까지 음식을 나누고,
회포를 풀며 속 이야기를 한다.
묵혀두고 쌓아두었던 이야기를 나누며,
웃기도 하고, 어깨를 두드리며
서운한 감정을 풀고,
서로의 인생을 더 깊게 이해한다.
그렇게 실컷 에너지를 발산하고
시간을 보내면,
하나둘씩 잠자리에 들게 된다.
새벽 3시, 핸드폰 알람이 울린다.
새벽 4시 30분, 또 다른 핸드폰 알람이 울린다.
새벽 6시, 또 다른 핸드폰 알람이 울린다.
...
각자의 인생 시간표에 맞춰,
알람이 열심히 울린다.
못 들은 척하면서
조심스레 다른 가족 구성원의 인생을 상상해 본다.
'어머니는 이 시간에 일어나시는구나?'
'형님도 엄청 부지런하구나?'
'우리 조카 학교 갈 시간이구만?'
자신의 인생에 충실하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놓은
인생의 시간표와 속도가 있다.
어렸을 때에는
내 시간표와 상대방의 시간표가 충돌하면,
짜증을 내거나, 건방진 생각을 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나 부끄러워 손발이 오그라든다.
어찌 보면,
상대방을 이해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인생 시간표와 속도를 이해하는 것이다.
나이를 더해가면서,
참 감사한 것 중 하나가,
불필요한 조급함이 점점 사라진다는 것이다.
결국 일이 성사되려면,
내 시간표와 상대방 시간표가
비슷한 리듬과 방향을 갖출 때,
일이 성사된다.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조급함을 떤다고 일이 되는 것이 아니다.
엇나가게 되어있다.
역시나 가장 지혜로운 것은,
나는 그저,
내 인생 시간표와 속도로 꾸준히 가면 된다.
그럼 나와 비슷한 리듬을 가진
시간표와 속도가 내 옆으로 다가온다.
다가온 시간표와 속도에 반응하면,
내 인생은 재미있어지고, 풍성해진다.
쓸데없이 조급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