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뷰티매장 인턴십 썰 #4
2020년에 BLM 시위가 미국에서 크게 일어났었다. 백인의 무력 진압에 대해 저항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 그러니까 흑인들의 시위였다. 근데 그게 우리집 바로 앞 공원에서 일어났다. 정말 1초 컷. 정말 바로 눈앞 거기서 일어났다. 일하다 말고 미국 인터넷 신문에서 내 집을 발견했을때 느낌은 어땠냐면. "엥 우리집 왜 여기있어 우리집 이거 맞지 뭐야 집가다가 총 맞는거 아니야?"
그들은 당시 백인들을 향한 거센 화가 있었는데. 이를 표출하는 과정에서 지역에 있는 백화점, 스토어 들의 창문을 깨고 물건을 훔쳐가고는 했다. 당연히 그 지역을 내가 지나서 집을 들어간다면 내 목숨은 장담 못하는 상황이었다.
오후 4시 쯤이었나. 점포가 어수선해지더니 다들 너네 피해야하는 것 아니야? 라고 하며 모든 손님들이 부산스럽게 나가기 시작했다. 직원들도 왜? 라고 하더니 좀 당황스러워 했었는데. 그 쯔음 다른 점포에서 연락이 왔다. 지금 시위가 너무 커져서 점포들 모두 문을 닫아야 한다고. 실제로 회사의 다른 계열 점포는 절도를 이미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총을 들고 들어와서는 가진 돈을 다 달라고 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아 진짜 심각한 상황인걸 직감했다.
당장 모든 손님 직원을 나가게 하고. 문을 다 잠궜다. 그리고 다들 도망갈 준비를 했지. 진짜다. 점포에 있는 모든 돈과 금고 돈을 정리해서 한 가방에 넣었고 다른 직원분들은 창고를 정리하며 뒷편으로 도망갈 준비를 했다. 나는 그 사이에 몇 분동안 고요한 점포에 혼자 남아서 정문 쪽에서 돈을 지켰는데. 그 기분이 참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상황을 두려워하며 혼자 앞문에 남아있는 다는 것이 정말 무서웠다.
다행히도 그 몇 분간 아무런 사고는 없었기에 바로 앞문으로 차를 차고 흑인들이 모여사는 동네에 잠깐 숨어 있었다. 오히려 도시 시내에 있는 것보다는 (당시 우리집은 도시 중심이었다) 아예 흑인들이 모여 거주하는 지역이 훨씬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그래서 그곳에서 약 9시까지 있었다. 참고로 이시기가 얼마나 위험했냐면 지역 자체에서 저녁 9시까지는 그 누구도 길을 다니지 못하도록 통행금지를 시켰다. 다 잡아가겠다는 거겠지. 다행히 9시가 지나고 잠잠해졌고 그 도시 중심으로 이동했다.
집에 가는 길에 도시 중심을 봤는데. 정말 모든 건물의 유리창은 다 깨져있었다. 벽들은 낙서로 가득했고 이게 무슨 쓰레기장인가 싶은 그 음산한 기분이 가득했다. 뭐 안전히 집에도 잘 왔고 그이후에는 별 일은 없었지만. 평생 그렇게 무서운 하루는 처음이었다. 그 이후에 내가 한두번 다녀왔던 신발 가게가 털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나 과연 안전한건가, 라는 생각을 몇번씩 했었다.
추후에 들은 내용으로는 우리 점포는 바로 옆에 경찰서가 있어 훨씬 안전했다고 들었다. 그래서 제일 마지막으로 점포 문을 닫고 철수해도 괜찮았던 것이라 들었다. 뭐 어찌되었던. 인생썰 하나 뚝딱은 했다. 하하.. 나는 내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