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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새벽 Jul 29. 2022

시간표, 홈스쿨링의 푸른 풀밭

홈스쿨링 시간표를 만들고 운영하는 4가지 팁

 전편의 글에서 시간표가 어떻게 홈스쿨링을 지속하는 힘이 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시간표의 필요성을 충분히 느꼈다면 이제 홈스쿨링 시간표를 함께 만들어보자. 그리고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보자.


첫째, 주요 활동 세우기

 

 누누이 이야기해왔지만 시간표 안에 너무 많은 것을 욱여넣으려 하지 말자.  이제 막 홈스쿨링을 시작한 부모님이라면 아이들과 하고 싶은 일들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의욕은 시간표에 고스란히 드러날 것이다. 아이의 실제 능력치, 부모의 체력 등을 충분히 배려하고 감안하여 여유롭게 시간표를 구성하시길 권한다. 벽돌 한 장 위에 또 한 장을 쌓듯이 시작은 여유롭고 과하지 않은 작은 걸음부터 시작하자.


 몇 년간의 변천과정을 거치면서도  홈스쿨링을 하며 이것만큼은 꼭 하고 싶은 세 가지를 추려보자. 세 가지만 추려도 그 아래에 파생되는 여러 활동들이 붙어서 세 가지 이상으로 불어날 것이다. 몇 년간의 변천과정을 거치면서 우리 가정의 홈스쿨링 시간표에서 살아남은 세 가지는 예배, 집안일, 학습이었다. 각 가정별 특색에 따라, 혹은 부모님의 의욕에 따라 학습 등의 단일 카테고리 내에서 세 가지를 뽑아내는 가정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독서, 영어, 피아노 이런 식이다. 어떤 방식이든 좋다. 주님께서 우리 가정의 홈스쿨링에 대해 어떤 첫 마음을 주셨는지 기억하며 세 가지를 뽑아내 보자. 나에게 주신 첫 마음은 '관계'였기 때문에 하나님과의 관계-예배, 가족과의 관계-집안일 등으로 활동을 추려낸 것이다.


둘째, 우선순위에 따라 활동 배치하기


 시간표에 넣을 활동을 추려냈다면 이제 우선순위에 따라 배치해보자. 이때 가장 중요한 일을 제일 먼저 할 수 있도록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장 중요한 것을 가장 먼저 하는, 우선순위에 대한 잠재적인 학습 효과를 위해서다. 우리 가정에서 아이들이 일어나자마자 하는 일은 각자 성경을 1장씩 읽고 기도하는 것이다. 나름의 QT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아침 식사 후에 엄마와 세 아이가 다 같이 모여 간소하게 예배를 드린다. 아침에 드리는 가정예배가 간소할지라도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라 시간표를 수정할 때마다 이리 갔다 저리 갔다 배치가 바뀌곤 했다. 하지만 늘 다시 아침 첫 시간으로 올라온다.


 활동을 배치할 때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할 점은 필수적으로 해야 할 루틴은 오전 중으로 완료되도록 배치하는 것이다. 가정의 대소사에는 비정기적인 외출 등 소소한 일이 늘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외출이 잦으면 홈스쿨링 일과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필수적인 일과가 오전 중으로 완료되도록 시간표를 구성하고 루틴으로 확고히 자리 잡으면 외출이 잦은 상황에도 필수적인 일과는 오전 중으로 끝내고 외출에 임할 수 있다. 이때 약속은 되도록 일과가 끝난 오후 시간대에 잡는 편이 좋다.


셋째, 시간표 시각화하기

 

 활동을 추려내고 우선순위에 따라 배치가 끝났다면 아이들이 잘 알아볼 수 있게 시각화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학창 시절 시간표 꽤나 만들어봤다면 기억할 것이다. 단순히 시간대별로 나열한 직사각형 시간표든지, 원형 시간표든지 깨알같이 적어 넣고 꾸미지만 눈에 잘 안 들어온다는 사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만들 때는 꽤나 공을 들이지만 막상 실천할 때는 시간표는 시간표, 나는 나였다. 실천 가능성이 떨어지는 비현실적인 일정이어서도 그랬지만 전반적으로 눈에 쉽게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도 컸다. 홈스쿨링을 하는 우리 아이들이 저학년의 연령대라면 더더욱 단순하게 시각화하여 시간표가 눈에 잘 들어오게 해 줄 필요가 있다. 홈스쿨링 시간표는 엄마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시각의 기입은 생략하고 점심, 저녁을 기준으로 블럭화한 시간표로 홈스쿨링을 운영하고 있다. "시간을 선택하는 기술 블럭식스" 참조
넷째, 시간표 수정 보완하기


 시간표가 최종적으로 완성되었다면 눈에 잘 들어오는 곳(반드시 엄마의 눈높이가 아니라 아이들의 눈높이여야 한다.)에 위치시킨다. 이상적으로 만들었다고 생각되는 시간표라 할지라도 시간표대로 홈스쿨링을 며칠 운영하다 보면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 이렇게 조정하면 더 좋을 것 같은 부분들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바로 떼어내어서 다시 만들고 싶은 욕구가 치솟더라도 조금 기다리자. 적어도 한 달간은 고정적으로 운영을 하다 보면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쳐야 할 부분들이 추려지고 정리된다. 그런 식으로 한 달간 운영 후에 조금씩 수정을 거듭하다 보면 우리 가정에 가장 잘 맞는 시간표와 그에 따른 루틴이 형성될 것이다. 천천히 찾아가면 된다.

 


 시간표는 가정에서 일어나는 여러 변수에도 불구하고 홈스쿨링이 안정적으로 지속되게 하는 지지대가 되기 때문에 꼭 만들어보기를 권한다. 또한 아이들에게는 시간표대로 하루를 살아내는 연습이 게으름에 대한 훈련이 되기 때문에 유익하다.


 지금까지 홈스쿨링에 있어서 시간표가 갖는 힘과, 시간표를 만들고 운영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시간표의 많은 유익에도 불구하고 시간표가 아이들에게 강제가 되진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물론 의도적인 훈련 없이 아이들 스스로 시간표대로 하루를 보내리라고 기대할 순 없다. 다만 그 훈련을 시키는 우리의 태도가 강압적인 태도가 아니라 마치 양 떼를 방목지(pasture)로 몰듯하는 태도였으면 한다. 목양견(sheep dog)이 양 떼를 몰아갈 때에는 양의 멱살을 잡고 옮기지 않는다. 양 떼의 주위를 뛰어다니며 양 떼를 유도한다.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이 시간표의 풍성한 유익이 있는 푸른 초장을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곳으로 이끌 때 자녀의 마음을 노엽게 하지 않으면서(에베소서 6장 4절) 이끌되 다만 푸른 풀밭을 향해 함께 달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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