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놓고 블로그에 접속할 때면 인터넷 하고 놀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왠지 눈치 보이고 미안했다.
생각해 보면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동안은 더 열심히 놀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들 보내놓고 늘 드라마보고 동네 엄마 만나서 수다나 떨었으면서.. 필요한 생각은 안 하고 쓸데없는 생각을 참 많이 했던 것 같다.
한혜진 작가는 인플루언서가 되고, 블로그로 많은 수익을 내고 있는 중이었다. 책 내용이 블로그를 통한 수입이나 성공만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고 있었다. 어떻게 즐겁게 나의 세계를 꾸며 나갈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오히려 글쓰기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독서기록) 블로그를 하면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첫 장부터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 블로그를 하니 좋은 일이 많이 생겼다. 온라인이지만 진심으로 응원해 주는 찐이웃들이 생겼다. 오프라인으로 이어지는 모임에 나가보기도 했다. 글쓰기와 캘리를 했다.
가장 좋은 일은 내가 독서를 좋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위해 새벽기상을 시작했다. 이야말로 좋은 일이 아닌가.
(독서기록) 블로그를 시작한 후 나도 뭔가 건설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 아파트 1평도 안 되는 책상 앞에 앉아 있지만 곳곳의 사람들이 나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신기했다.
(지금) 여전히 내 글이 검색되어 들어온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검색글은 늘 정성을 다해 쓴다. 일부러 찾아온 사람이 좋은 정보를 얻어갈 수 있도록.상위노출은 언제나 신기하고 신나고 뿌듯하다.
일상 글에 대해 공감하고 도전을 받는다는 말 역시 늘 감사하다. 때로는 부담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게 나의 목소리를 준 글쓰기가 정말 고맙다.
(독서기록) 좋아하는 일을 기록하면 실감 나게 성장할 수 있다. 내가 미소 지을 수 있는 주제가 좋다.
(지금) 매일 아침 올리는 글들에는 나의 관심이 들어가 있다. 아이들과의 일상, 전 날 있었던 사건에 대한 나의 생각을 담는다. 쓰면서도 퇴고하면서도 미소가 지어진다. 글쓰기뿐 아니라 나 자신이 성장함을 실감하고 있다.
블로그로 출근한다는 생각을 어느 순간부터 하지 않게 되었다. 일상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출근을 한다는 것은 돈을 번다는 뜻인데 수입은 그렇게 크지 않더라.
그런데 출근하다 보니 명함이 생겼다.
'작가'
'IMAGE님' 아니면 '써니지니맘님'이라 불렸던 내가 이제는 '이미지작가님'이란 호칭을 듣기 시작했다. (책을 안 냈더라도 글 쓰는 사람은 작가라고 한다. 그리고 난 브런치스토리에서 작가로 인정받지 않았는가!)
"블로그에 진정성 있는 글을 쓰면 좋은 인연이 생긴다. 내 세계에 사람들이 모이면 공감과 지지를 기반으로 새로운 인생의 도약을 할 수 있다."
(에필로그 中)
정말이었다. 격려하기 위한 말이 아니라 팩트였다. 매일같이 블로그로 출근했더니 내 세계에도 사람들이 모인다. 공감과 지지를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새로운 인생의 도약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