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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39] 곰씨의 관찰일기

죽을 것 같지만 죽지는 않아요

by 나저씨

'시간이 약'이라지만, 점점 전처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지고 있다. 몇 주전에 전처와 관련된 꿈(악몽)을 꿔서 잠을 설쳤는데, 마치 홍역이 지나간 것처럼, 그 이후에 전처가 꿈이나 내 머릿속에서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던, 배신감과 절망감도 어느새 하나의 추억으로 남게 된 게 아닐까 싶다.


사실 나도 잘 안다. 이 모든 것들이 "시간이 해결해 준 게 아님을" 내가 이혼 후, 바닥을 쳤던 때부터 지금까지 내 주위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어줬고, 난 그런 사람들 덕분에 구원을 받았다는 것을 말이다. "상처는 치유되는 것이 아닌 다른 기억에 의해 덮이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후, 받았던 위로의 감정은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것이다.


무더운 여름밤 열대야로 잠을 설치기도 하고, 부정맥으로 숨이 안 쉬어져서 공황장애가 올 때도,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있다.


"죽을 것 같지만 죽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IMG_2028 복사.jpg 나저씨 촬영(아이폰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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