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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에게 주말은 더 힘들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가 어릴 때 나는 주말이 없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일을 하면서 애도 봐야했고, 주말에는 도우미 아주머니는 쉬셨지만 나는 쉬지 못했다. 주말부부이기 때문에 금요일 저녁에는 남편과 내가 번갈아가면서 어느 한 쪽으로든 이동을 했고 주로 내가 아이를 데리고 이동을 했다. 그러면 이동시간도 필요했고, 나는 오랜만에 서울로 왔으니 장을 봐서 냉장고도 채워놓아야 했다. 그리고 아이와는 이동하는 동안에도 그 이후에 주말에도 내내 시간을 보내면서 돌봐야 했다. 


월요일에 출근을 하면 다들 "주말에 잘 쉬셨어요?"라고 물었지만 나는 다크서클이 눈 밑을 지나 볼까지 내려온 상태였다. 아이를 키우는 모든 집들이 주말에는 아이들과 놀아주고 밀렸던 일들을 하느라 바쁘다. 그러나 나는 누구의 도움 없이 주말에 아이와 보내는 시간과 더불어 이동까지 해야 하니 2배로 바빴고 힘들었다. 


나처럼 주말부부로 지내는 다른 여자분들 중에는 주말에 서울로 오면 남편이 장도 다 봐놓고 와이프 쉬라고 아이를 데리고 나가서 놀아주거나 같이 외식을 한다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나의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남편도 바빴고, 내 직장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낸다는 미안한 마음 때문에 힘들다는 말도 하지 않고 쉬지 않고 일을 했다. 


지나고 보니 내가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내가 힘든줄 모른다. 나는 으레 아프지 않은 강철체력이라고 생각하거나 '다 할 만하니 한다'고 생각했다. 할 만하니 한 게 아니라 상황이 어쩔 수 없으니 버틴 것 뿐인데...10여년이 지난 후에 참다참다 힘들다는 내색을 하거나 불만을 터뜨리면 주변 사람들은 오히려 황당해 하면서 큰 소리를 치기도 한다. 누가 너한테 시켰냐, 진작 말하지 누가 너한테 참으라고 했냐며. 


요즘 젊은 분들은 그렇지 않겠지만, 아직도 힘들다는 내색도 못하면서 혼자 참아가며 모든 일을 짊어지는 경우들이 있을 것이다. 절대 주저하지 말고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고, 도움을 요청하고, 어떻게든 자신을 잘 보호하고 관리하면서 일을 조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말만 힘든 것이 아니라 인생이 힘들어진다. 가장 가까운 배우자와 자녀도 모든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며 고마워하지 않을 수도 있다. 자신의 생각이나 상황을 당당히 얘기하고 자신을 챙기는 시간을 꼭 가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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