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사건이 한강님에게 가닿은 이유
내가 한강 작가님의 작품을 처음 접한 건 영국으로 유학간 친구가 우리나라 작가가 상을 받아 서점에 책이 있어 너무 반가워서 읽어봤는데 읽어보라는 권유를 받아서 였어. 그 때 채식주의자란 책을 읽다 말았던 기억이나 오래되어서 기억은 안나지만 어렵고 무거워란 이유였던거 같아.
한강님이 노벨 문학상을 받으셨다는 소식에 노밸 문학상을 받았다고 억지로 그 책을 다시 느껴보려 한다거나 괜히 좋은점을 찾기보다 몇년간 독서를 많이 해왔으니까 이제는 그 어려웠던 문체를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에 조심스럽게 '한강 디에센셜'로 구입을 했어.
여행길에 그곳에서 한강님의 문장을 담고 싶어 보통2-3권씩 들고가던 내가 온전히 한강님책 한권만 들고 여행을 가게돼
역시 처음엔 읽히지 않았어 자꾸 집중이 안되서 몇번씩 다시보곤 했지
그러다가 어느 순간 빠져들어서는 슬픔에 푹넣어졌다 빠진 것 같이 뭔가 알 수 없는 슬픔속을 거닐다 건져진것처럼 먹먹하지만 다행이라는 이 느낌이 너무나도 오묘해서는 맨마지막 출간후에 부분에 나오는 글을 읽고 이 '작별하지 않는다.'를 빨리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 슬프고도 오묘한 가슴 찌릿한 감정에서 빠져나오고 싶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달력 종이 뒷면에 1부터 1000까지 숫자를 적어 벽에 붙였었다. 하루에 하나씩 지우자고 생각했다. 하루씩 살고 쓰자고, 그걸 천 번만 반복하자고. 너무 오래 잠을 못 자서 그런 생각을 했다. 남은 삶에는 평화도 희망도 없고 나빠질 일만 남았다는 결론에 다다라 있어서. 이상한 일은 소설을 써갈수 록 점점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덤으로 내가 생명을 넘겨받았다면, 이제 그 생명의 힘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 아닐까?
생명을 말하는 것들을, 생명을 가진 동안 써야 하는 것 아닐까?
허락된다면 다음 소설은 이 마음에서 출발하고 싶다."
(2022,한강)
작가에게 하루찍 살고 쓰고 1000번만 반복하며 소설을 써갈 수록 살게한 소설 그렇게 생명을 말하며 생명의 불씨를 가슴에 안고 쓴 글을 소중히 담고 싶었어
소설의 배경인 '4.3사건'이라고 불리우는 제주도의 아픔을 몇일동안 찾아보고 찾아보고 그 어느 누구도 희생자가 아니었던 선량한 시민을 불법으로 체포하고 구금하고 고문하고 동족끼리 처참히 죽여야만 했던 학살의 현장이었던 제주도의 슬픔을 나는 알지 못했어서 마음이이 물에 젖은 청바지처럼 축쳐졌어
'소년이 온다'에서는 5.18민주화 운동을 썼던 이유를 1982년 5.18유족자들에게 비밀리에 전해졌던 사진첩을 보게된일 그때 총검으로 내리그어 으깨어진 얼굴을 마주하고 연한 부분이 깨어졌던 12살 소녀가 '사자와 형제의 모험'을 읽으며 무엇이 눈과 목을 뜨겁게 하는지 명확히 알지 못하며 던졌던 질문들의 의미를 그 질문들이 왜 생생히 살아 어른어른 흔들렸는지 30여년이 지나 다시 읽게 되면서 뷸꽃에 손이 댄것처럼 깨닫게 되었다고 해
"그 열두 살의 나에게, 이제야 더듬더듬 나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가 절망하는 거라고, 존엄을 믿고 있기 때문에 고통을 느끼는 것이라고. 그러니까, 우리의 고통이야 말로 열쇠이며 단단한 씨앗이라고."
-한강 디에센셜(여름의소년들에게)中-
마음의 씨앗을 품은 한강 작가이기에 어쩌면 가장 슬프고 아름다운 글을 쓰는 작가이기에 제주도의 4.3운동이 그녀에게 싹을 내렸다고 .... 그녀 덕분에 그분들의 이야기가 묻힐 뻔 했던 그 이야기가 이렇게 위로의 꽃을 피운다고 .....너무 감사했던거 같아 이 이야기가 한강님께 닿아서 그리고 노벨 문학상까지 받음으로 씨앗들이 널리널리 눈송이 처럼 아름답게 퍼지는 모습을 마치 본것 같았어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고 첫눈이 오는날 나는 왠지 눈물이 날것만 같아. 내리는 모습을 볼 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함 속에 왠지 항상 빠져드는 순간이 있을거 같아.
희생된 영혼들이 붉은 동백꽃처럼 차가운 땅으로 소리 없이 스러져갔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동백꽃을 볼 때마다
피로 얼룩진땅에서 아름다움이 넘치는 땅이 되기를
앞으로는 아픔으로 쓰임받는 일이 없기를 기도하게 될거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