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메르인 Jul 08. 2023

초등학생 교복 입혀서 옷 걱정 덜었습니다

홍콩 국제학교의 교복

아이들을 학교에 등록하니 교복을 구입하라고 주소를 하나 줬다. 서울로 치면 강북인 구룡반도 쪽이었다. 빽빽한 건물 사이로 습한 공기가 맴돌았다. 한자 입간판들이 허공에 이리저리 얽혀있었다. 좁고 낡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 내렸다. 매장은 전당포와 공항 면세점 인도장을 섞어놓은 분위기였다. 카탈로그를 보고 주문하니 뒤쪽에서 가져다줬다.


홍콩은 유치원생부터 교복을 입는다. 날씨가 덥고 습하기 때문에 하복이 주종이다. 카라가 있는 민트색의 반팔 폴로셔츠와 허벅지 중간까지 오는 검정 치마바지가 세트였다. 체육복은 폴리에스테르 재질의 고무줄바지로 된 한 벌이다. 겨울에는 긴 바지와 후드 집업을 겹쳐 입는다. 체육 수업이 있는 날은 교복 대신 체육복을 입고 등교한다. 



하우스 티셔츠도 구입해야 했다. 해리포터에서 나온 하우스 개념이다. 그러니까 한 반 내에서 하우스가 갈리는 거다. 그리핀도르, 슬리데린 대신 영국의 지명을 따서 발모랄, 윈저 등 총 4개의 하우스였다. 학교생활 포인트를 하우스별로 줘서 학기말에 시상을 한다. 체육대회를 할 때도 하우스로 팀을 나눈다. 스니치 경기에서 우승했다고 하우스 포인트를 주지 않는다는 점이 해리포터와 다르다. 



매주 수영수업이 있기 때문에 학교 수영복도 구입했다. 수모는 하우스별로 색을 구분했다. 야외활동 시간에 써야 하는 야구모자도 필요하다. (모자를 안 가져오면 그늘에만 있도록 한다) 여기다가 배낭, 양말 등 여타 액세서리가 추가된다. 모두 민트와 블랙을 섞은 디자인에 학교 엠블램이 붙어있었다. 


초등학교(프라이머리)와 달리 중학교인 세컨더리는 우리나라와 흡사한 교복을 입는다. 빳빳한 셔츠와 주름치마에 넥타이를 맨다. 겨울에는 블레이저가 추가된다. 


아이들은 어린이집 다닐 때 아침마다 "엄마, 입을 옷이 없어요."라며 하소연했다. 옷장에 있는 옷들은 다 뭘까. 안 그래도 신경 쓸 게 많은데 옷 걱정이라도 덜게 되어 다행이었다. 홍콩 같은 교복이면 우리나라 초등학생에게 도입해도 좋을 것 같다.


이전 02화 주재원이 보낼 홍콩 국제학교를 알아봅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