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와 위탁할 가정의 만족을 위한 연구
2015~2016년 당시에는 애견카페형 위탁소나, 강아지 보관소처럼 강아지들을 무작위로 위탁을 받고 한 공간에 풀어 놓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눈으로 보이는 객관적인 시설이 좋건 나쁘건 그 지역 내 입소문이난 시설들을 위주로 많은 답사를 다녔고, 고객들이 선호하는 시설들은 가성비가 좋은 애견카페형 유치원과 호텔이 주를 이뤘다. 애견카페형 위탁시설은 비교적 위탁비용이 저렴한 편인데, 이는 위탁된 아이들로 실내 강아지의 비중이 높일 수 있고 그로인해 강아지를 보러온 일반 손님도 끌 수 있는 1석2조의 영업구조이기 때문이다.
우리 역시 오픈 초, 교육형 애견카페와 위탁을 함께 운영한 만큼, 다양한 종류의 시설을 방문했고 전문위탁시설로 집중할 쯤에는 좀 더 뚜렷한 소신과 목적을 가지고 많은 지역으로 답사와 연구를 했다.
위탁되는 개체는 강아지들이나, 그 강아지를 위탁하는 보호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의 눈만 현혹하는 것에 집중한다면 직접적인 위탁의 대상이되는 강아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어린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라는 말을 익히 알고 있다. 그리고 강아지들도 마찬가지다.
원비를 내는 보호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더라도, 직접적인 경험자인 강아지가 부족한 케어를 느낀다면 유치원을 가기를 거부할 수 있고 (물론 교육과정의 일환에 따라 어쩔 수 없는 일시적 등원거부가 있기도 하다), 문제행동이 있던 강아지라면 올바른 교육을 받고 바로잡혀나가는 변화는 숨길 수 없이 보여지기 때문이다.
어린아이와 마찬가지로 강아지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강아지는 유치원에 대한 자신의 생각(선생님들이 대하는 진심, 함께 활동하는 타견들과의 생활 경험 등)을 표현할 수 있는 똑같은 지적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현재 애견유치원 공동 원장으로서 운영하고 있는 나와 동업자는 늘 직원 선생님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있는데, 강아지들을 방치하는 애견보관소가 되면 안된다는 것이다. 케이지에 넣지 않았다 뿐이지 강아지들을 말 그대로 위탁만 하고 그 강아지들의 행동에 관여하지 않는 위탁시설이 많은 걸로 알지만, 강아지의 올바른 사회화를 위해 우리의 시설을 믿고 위탁하는 가정과, 그 강아지들이 하게 될 경험에 항상 신중을 기하고 그 믿음을 저버리면 안된다는 것이 우리의 신조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전주라는 지역에 전문애견유치원으로 자리잡기위해 많은 곳들을 답사하고 연구했다. 그리고 2017년 당시 이 지역에는 없던 애견유치원의 기준을 만들어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고 한 사람이 업(業)을 가짐으로써 당연 벌어들이는 수입을 간과하지 않을 수 없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수입보다 우리의 소신을 믿고 새로운 유치원의 틀을 만들어 나갔다. 그리고 그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의 우리가 존재하고 있다.
✔️ 컨디션 조절을 위해 주3회 등원을 권장 (매일 등원은 최대한 제한)
✔️ 집중케어 그룹 지정 (강아지 사이의 사회화, 사람과의 관계 재형성 등)
✔️ 사회화 커리큘럼 (소음, 촉각, 사물다양화를 통해 둔감화 교육)
✔️ 선생님을 리더로 받아들이고 따르는 활동교육
✔️ 개별 개체의 활동과 변화를 기록
✔️ 유치원 공간 및 호텔공간의 위생적인 청결관리
✔️ 개체별 개별식기 사용 및 세척, 소독
✔️ 신규의 경우 호텔이용전 활동공간에서의 적응기간 권장
✔️ 호텔이용시 낯선 호텔방 적응을 위한 체계적인 준비물
✔️ 강아지가 이미 적응한 위탁시설이 있을 경우, 해당 시설이용을 권장
✔️ 정기유치원(정규반)을 신설하여 소속감 증진
✔️ 정기유치원 등록시 유치원가방과 알림장을 배급 (서비스/소속감)
✔️ 출퇴근 가정을 위해 가성비를 높인 평일반 유치원 신설
✔️ 연말 활동을 기록한 상장 수여 (서비스/소속감)
✔️ 산책 리드줄에 부착하는 유치원 와펜(명찰) (소속감)
✔️ 특별한 날 포토존, 영상촬영, 선물증정 등의 이벤트 진행 (서비스/소속감)
✔️ 앱을 통한 활동사진 업로드, 활동기록 및 보호자와의 소통 (서비스)
✔️ 선생님 유니폼을 제작하여 전문성 전달
✔️ cctv개방으로 유치원 운영의 투명성 전달
물론 이렇게 체계를 잡기까지 우리도 많은 곳들을 답사하며 일부 벤치마킹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 아이들과 보호자의 입장에 서서 '우리가 위탁 당사자라면 어떤 변화와 서비스를 원할까'에 초점을 두고 반영한 것들이 많다. 이미 우리 지역에 cctv를 개방하고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는 전문애견유치원이 존재했고, 우리 역시 당당한 위탁시설이라면 cctv 개방은 크게 문제 될게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주저없이 반영하였다.
답사를 다녀온 위탁시설 중엔 단순히 보호자의 만족을 위해 존재하는 불필요한 서비스들도 있었다. 그중에 인상적이었던 것은 '책을 읽어주는 시간'이 활동 커리큘럼에 들어있었던 것인데, 이는 강아지들을 인격화하고 인간의 입장으로 만족할만한 것일뿐, 사실상 강아지들의 직접적인 활동에 크게 영향이 없는 서비스로 생각된다.
단순히 어질리티 사진에 시설을 뛰어넘는 강아지들의 활기찬 모습 뒤, 강아지의 변화를 지켜볼 수 있는 보호자가 되길 바란다. 하루 체력을 쏟을 수 있음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내 강아지의 체력은 옳은 활동으로 풀어줘야하고 (예를 들면 보호자와의 안정적인 산책), 내 강아지가 애견유치원에서 배웠으면 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한 좋은 습관과 활동을 배울 수 있는 기관을 선택하는 것에 초점을 둬야할 것이다. 하루 체력을 쏟아버리는 활동을 매일 같이 반복할 경우 높은 흥분도에만 익숙해져 침착하고 안정적인 강아지로 성장하는 것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지금의 우리 지역에는 우리와 같은 유치원앱을 사용하거나, 사회화 커리큘럼, 정기유치원(주3회반) 등을 반영한 곳이 지금은 많은 걸로 알고 있지만, 우리가 이 시스템을 갖추기까지 이용자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반영한 신념은 쉽게 따라할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리드하는 창업자의 머릿속까지 카피할 수 없기 때문에,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어느 업종이던 많은 답사를 다니고 자신이 확보한 시설과 신념에 맞게 변화시키고 반영할 수 있으면 한다. 우리는 우리의 신념을 알아봐주고 믿고 위탁해오는 소중한 인연들, 그리고 그들의 강아지와 함께 우리 지역의 애견유치원 서비스문화를 선도했다는 자부심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전국의 수많은 애견유치원 중 하나일 뿐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