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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견유치원 kim원장 May 21. 2022

Chapter4-1 강아지 활동을 연구하다

생각하는 강아지로 거듭나기





강아지교육은 성장기 별로 필요한 교육들이 나눠질 수 있다. 흔히 이야기하는 사회화의 가장 좋은 시기는 2~4개월, 훈련사의 시점에서 이 시기는 정말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시기임에 분명하다.


세상에 갓 태어나서 이제 막 눈을 뜬 뽀시래기 강아지한테 무슨 훈련인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2개월령 강아지들은 옳고 그름, 혹은 싫고 좋은 것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훈련이라는 접근보다는 본능적으로 싫어할 수 있는 것들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들을 해줄 수 있는 적기이다.


그 말인 즉, 싫고 좋은 것을 구분하는 자아가 형성되기 전에 싫은 것도 좋은 것일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치기 아주 좋은 때라는 것이다.


예를들면, 강아지가 본능적으로 싫어할 수 있는 스킨쉽 부위인 발 터치를 긍적적인 경험을 통해 향후 발톱을 깎거나 미용을 할 때 유용할 수 있고, 우리 가족 이외의 사람들과 즐거운 경험을 함으로써 성견이 되어가는 시기에 타인에게 본능적으로 보일 수 있는 경계성 행동을 예방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좋은 사회화시기를 예방접종의 명목으로 놓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 많이 안타까운 부분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전문 지식 내에서 우선순위를 따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지금 내가 하려는 말처럼 말이다. 수의사들은 필수예방 접종이 완료되기 전에 집 밖으로의 산책을 자제하고 강아지들과의 접촉하는 것을 제한시키라고 권고한다. 그도 그럴 것이 수의사들은 직접 특성상 강아지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질병을 유발하는 상황을 피해야한다고 권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훈련사의 입장에서 내가 생각하는 우선순위는 다르다. 


강아지는 6개월령이되면 어느정도 자아가 형성되고 이미 성견이 되어가는 시기로, 자신의 판단에 따라 옳고 그른 것을 구분하고 좋고 싫은 것을 따질 수 있는 정도가 된다. 우리 유치원을 방문하는 많은 중소형견 가정에서 비슷한 고민들을 하는데, '어느 순간 우리 강아지가 산책할 때 짖는다는 것'이 그들의 가장 큰 고민이다. 6개월령의 강아지가 '갑자기' 짖는 것이 아니라, 예방접종을 면목으로 좋은 사회화 시기에 '다양한 긍정 경험'이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늘 산책하던 길임에도 익숙하지 않는 사물이나 사람을 보고 짖게 되고, 강아지들과의 긍정적인 경험보다 보호자의 집에서 익숙한 사람들과 지낸 시간이 훨씬 많았을 것이니 어찌 보면 짖고 경계하는 것이 당연할 수 있는 것이다.


비록 예방접종 완료 전의 산책은 건강상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나, 수의사의 조언과 함께 보호자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 발생할 수도 혹은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는 질병보다 앞으로 15~20년을 살아갈 내 강아지를 위해 짧은 2~4개월의 시기가 많은 것을 좌지우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애견유치원에서 퍼피트레이닝 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6개월에서 1년 미만의 강아지를 대상으로 진행하기도 하는데, 이 퍼피트레이닝에서 정말로 배워야 할 것은 앉거나 기다리는 스킬보다는 보호자가 원하는 것을 캐치할 수 있는 즉 '생각할 수 있는 강아지'로의 긍정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강아지들인이상 앉거나 기다리는 것쯤은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퍼피 때부터 주입식 명령어로 앉는 것을 가르치는 것은 결코 우선순위가 될 수 없다.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생각할 수 있는 강아지로 성장하기 위해 퍼피를 대상으로 우리가 해야하는 것은 강아지 스스로 보호자가 원하는 포인트를 알기까지 기다려줄 수 있는 인내심이 가장 중요하다.


"앉아, 앉아, 앉~아" 라고 반복적으로 말하면서 강아지 엉덩이를 누르거나, 강아지 코 위에 간식을 가져다 대면 앉는(얼굴이 뒤로 젓혀지면서 자연스럽게 앉게 되는 훈련 원리) 속성으로 배우는 스킬은 결코 내 강아지를 생각하는 강아지로 기를 수 없다. 다만 보호자에게 빠른 만족도를 줄 뿐이다. 내 강아지가 똑똑하다며 말이다.


강아지에게 '앉는 것'을 가르치는 의도 자체가 앉아서 보호자에게 집중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보호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캐치하기 위해 '간식을 들고 있는 손'을 보는 것이 아니라 '보호자의 눈'을 바라봐야 하는 것이다. 간식에 복종하는게 아니라 나와 소통하는 강아지로 양육하기 위해서는 앉으라는 말과 손동작 대신, 강아지가 스스로 앉기까지 기다려주고 마침내 뭘 원하는지 모르겠다며 자신도 모르게 앉아버린 강아지에게 '옳지!' 라는 칭찬과 함께 칭찬포인트를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강아지는 생각하게 될 것이다. '앉으니까 간식을 먹었구나!' 다음에도 보호자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골똘히 집중할 수 있는 계기를 얻은 것이다.





주입식의 교육은 시키는 것만 하고 안하는 강아지가 될 수 있다 (앉기는 앉았으나 빨리 간식을 먹기 위해 안절부절 못하는 강아지 등). 혹은 보호자가 간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 때 태도의 변화가 큰 강아지들도 있을 것이다. 간식에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보호자와 유대감을 쌓고, 보호자와 소통할 수 있는 강아지로 성장시키고 싶다면 '강아지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는 습관'이 정말 중요하다. 내가 원하는 것을 내 강아지가 텔레파시라도 통한 것처럼 알아들었을 때 순간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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