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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견유치원 kim원장 Nov 19. 2022

Chapter19 훈련사가 바라보는 "강아지 유치원"

애견유치원의 순기능과 역기능?



내가 운영하고 있는 유치원은 우리 지역에서는 "짖지 않는 유치원" 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나는 이 '짖지 않는 유치원'을 위해 2018년 개원 때 부터 정말 많은 연구와 노력을 해왔다고 자부할 수 있다. 나의 변하지 않는 철학은 강아지 교육에 세 번 시도해서 큰 변화가 없으면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꾸준한 노력 끝에 지금의 평화로운 유치원을 만들 수 있었다.



짖으니까 개지, 왜 개를 못짖게 해요?



라고 말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고, 실제로 궁금해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럼 반대로 '짖지 않아도 되는 상황인데 왜 짖어야 하나요?' 라고 되묻고 싶다.


유치원에 있는 수 많은 강아지를 짖지 않게 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쓰는지 궁금할 것이라 생각한다. 손님들이 없을 때 강아지들을 겁을 주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걸로 안다. 오늘은 그 오해아닌 오해도 풀어볼겸, 마침 내가 구독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에서 같은 주제를 다룬 것이 있어서 소개해보려고 한다.





작년에 우연히 알게된 채널로 권기진 훈련사님이 운영하는 개훈남TV 인데, 일상 생활속에서 정말 많은 팁과 보호자들에게 따끔한 충고를 전해주고 있어서 강아지 교육에 관심이 있는 가정에서는 꼭 한번 구독했으면 하는 채널이기도 하다. (나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분이다^^;)


이전에 비슷한 내용을 한 번 다룬적은 있지만 열 번을 강조해도 부족한 올바른 유치원 선택하기.

절대 우리집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시설이 좋다는 이유로, 주변 지인이 보여준 유치원 활동사진만으로 현혹되어 유치원을 선택하는 것은 옳지 않다. 물론 좋은 유치원이 집에서 가깝고, 시설이 좋고, 활동사진도 보내주면 정말 좋겠지만 내 강아지가 보고, 듣고, 배우며 매일 경험할 것들을 생각하면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해야하는 것이 바로 애견유치원이다. 


하나를 알면 열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유치원에 입장했을 때 강아지들의 반응을 보면 이 유치원의 '주도권'이 선생님에게 있는지 강아지에게 있는지를 알 수 있는데, 만약 강아지들이 단체로 쫓아나와서 짖음을 보이는 곳이라면 많은 규칙이 무너져 있다고 보면 되기 때문에, 그로부터 파생된 문제점들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강조했듯이 인간중심의 사회에서 개가 주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사람이 만든 시설, 사람이 만든 규칙으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개가 리드하게 되면 많은 오류를 범하게 되기 때문이다. 쉽게 얘기해서 사람은 별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상황이지만 개의 잘못된 판단으로 짖거나 경계하거나 심하게는 공격까지 하는 상황으로 치닫을 수 있다.




자, 그럼 애견유치원에 입장했을 때 우르르 쫓아나와 짖는 강아지들을 생각해보자. 너무 시끄러워서 상담이 어려울 것이고, 상담하려고 데려온 내 강아지는 다른 강아지들의 짖음에 위축이 되거나 함께 경계하며 짖고 있을 수 있다. 뒤따라 나온 선생님은 시끄러운 강아지들 사이에서 어쩔줄 모르고 조용히 하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지 않는지.. 이 얼마나 난잡한 상황인가.


반대로 유치원을 들어갔는데 앞으로 내 강아지와 함께 지내게될 다른 강아지들이 조용히 환영하는 꼬리를 흔들며 어떤 강아지인지 궁금해하고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개들이 쫓아나와 단체로 짖는 행위는 '개'이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하는 행동이 아니라, 유치원 안에 있는 '우리 무리'가 아닌 존재가 들어왔을 때 겁을 줘서 쫓아내려는 행위 밖에 되지 않는다. 만약 내 강아지가 그 유치원을 다니면 이 공동체에 합류해서 함께 배타성을 보이거나, 함께 짖지는 않더라도 저렇게 경계하는 행위가 당연한 것으로 잘못 학습하게 될 수 있다. 그리고 애초에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긴장과 경계가 항상 공존할 것이다. 유치원을 선택하는 가장 큰 꿀팁은, 방문했을 때 '그 유치원의 첫 모습'이 앞으로 내 강아지가 배우게 될 사회성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유치원 입구에서부터 통제가 안된다는 것은 많은 규칙이 무너져 있다고 보면되는데, 가장 큰 문제점은 선생님, 즉 사람이 주도권이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힘이 좋고 체력이 좋은 강아지들에게는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유치원, 사회성 부족으로 보호와 관리가 필요한 강아지는 도태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진 곳이다. 




타견의 의사와 상관없이 일방적인 활동을 하는 강아지들이 있을 것이고, 그 행동을 반복적으로 받아줘야 하는 놀잇감이 되어야하는 희생 강아지가 있을 수 있다. 거부 표현에도 반복적으로 묵인된다면 사회성은 커녕 타견의 접근 자체에 예민함을 보이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일반인 눈에는 즐겁게 뛰어 노는 것처럼 보이는 강아지들의 활동을 잘 보면 쫒고 쫒기는 불편한 놀이가 있을 수 있고, 개의 본능적으로 약한 강아지를 무리에서 도태시키고자 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도 당연히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대상은 체력이 부족한 노견이나 아직 적응기간중이라 무리에 제대로 섞여있지 못한 사회성이 부족한 강아지들이 된다.


내 강아지가 일방적인 놀이를 하는 강아지라면 무규칙 공간에서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그 유치원을 아주 좋아할 것이나, 올바른 활동매너를 배울 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싫다는 표현을 하는 타견에게 상해를 입을 수도 있는 것은 당연히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다.


강아지 유치원은 뛰는 활동을 하면서 체력 소비를 해야하는 곳이 아니다. 유치원의 목적은 사람의 유치원처럼 모든 활동에 교육을 베이스로 가져야한다. 내 강아지가 다른 강아지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방법을 배우고, 내 강아지도 다른 강아지에게 똑같은 배려를 받을 수 있는 활동을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생님들이 주도권을 가지고 강아지들을 대신해 해야할 것들이 정말 많다. 어미견을 자처하여 옳고 그른 행동에 제지가 들어가야 하고, 외부인이 들어와도 놀던 강아지는 그대로 놀고, 궁금한 강아지는 다가와서 구경하고, 쉬던 강아지는 그대로 쉴 수 있는 경계심 없는 평화로운 유치원을 만들도록 앉아만 있을 것이 아니라 개들 보다 더 많은 활동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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